The Hurt Locker (허트 로커) - 전쟁은 마약, 또는 섹스...
The Hurt Locker (허트 로커) 전쟁은 마약, 또는 섹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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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2008
제작 : Voltage Pictures 배급 : Summit Entertainment 연출 : 캐서린 비글로우 Kathryn Bigelow 출연 : 제레미 레너 Jerremy Renner (제임스 William James 중사 역) 안소니 맥키 Anthony Mackie (샌본 JT Sanborn 병장 역) 브라이언 게러티 Brian Geraghty (엘드리지 Owen Eldridge 요원 역) 2010. 5.24. 12:20~ 중앙시네마 6관 |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상을 꽤 많이 탔다. 그리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흥행에 실패했다.
10년에 개최된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어느 작품이 작품상을 탈 것인가 였겠지만, 그 이면에는 10년만에 복귀해서 흥행 기록을 세운 'Avatar (아바타)'가 작품상을 탈 수 있을 것인지, 혹은 감독 제임스 카메론 James Cameron 감독의 전 처였던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이 그것을 막을지가 호사가들의 관심거리였다. 결과는 작품상에 감독상까지 가져간 캐서린 비글로우의 완승..
하지만, 오스카표보다 깐느표가 더 먹어주는 상황을 지나서 이제는 수상작이라는 것 자체에 별 관심을 안 갖는 분위기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그나마 수상작의 간판을 걸고서 뒤늦게... 그것도 몇몇 극장에서 간신히 개봉을 했고.. 또 그렇게 소리 없이 저물었다.
이상하게도 캐서린 비글로우 감도의 영화는 국내에서 인기가 별로 없다.
이 감독의 전작들은 비록 비디오로 보기는 했지만, 꽤나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했던 작품이었다. 'Blue Steel (블루 스틸)'은 주인공이 여자이고, 액션이 꽤 섬세했으나, 'Point Break (포인트 브레이크)'의 경우에는 꽤나 마초적이기 까지 했는데도 국내에서는 부진했다. 아직 보지 못한 'Strange Days (스트레인지 데이즈)'도 마찬가지였고.
이 영화 역시 꽤나 재미있다.
이라크전 영화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전쟁 영화의 양상처럼 반전에 대한 논리를 펴는 것도 아니고, 인간 본성의 추악함에 대해 설파하지도 않는다. EOD (Expolsive Ordinance Disposal : 폭팔물 제거반) 부대원들 앞에 폭탄을 가져다 놓고서는 카운트다운을 시작하는데, 이건 오히려 히치콕이 말한 서스펜스의 정의에 가장 근접한, 아니 말 그대로의 서스펜스이다.
영화 도입부에서부터 EOD 팀은 시가지에 있는 대용량의 폭발물을 맞닥뜨린다. 제 아무리 첨단의 장비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폭발물 제거에 관해서는 완전히 원시적인 방식으로, 사람의 손을 직접 탈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급박한 상황들을 만들어 놓은 다음에는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가이 피어스 Guy Pearce 를 폭발물로 날려버린다. 그것도 꽤 유려하게...
벌써 죽어버리면 어쩌라고...
이제 나는 유이하게 알고 있는 배우 중 한명을 날려버릴 만큼 위험하고, 또 아슬아슬한 작업을 계속하는 이 영화에 빠지기 시작한다. (알고 있는 나머지 한명도 등장하고 얼마 안 가서 죽는다.)
폭발물 처리를 위해서 후임으로 배속된 제임스 중사는 전임자와는 좀 다르다. 가이 피어스가 역할을 맡았던 톰슨 Matt Thompson 중사가 조심성 있고, 꼼꼼한 성격이었다면, 제임스 중사는 폭발물 해체를 즐기는 이상 성격이다. 안전 장비 착용 규정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주고, 자신이 모르는 회로의 기폭 장치에 흥분하는... 이쯤 되면 어쩔 수 없이 감독의 섹스 어필 성향을 되새길 수 밖에 없게 된다.
아무리 부인하려 해도 어쩔 수 없이 총신과 남성의 성기를 매치시켜버리는 'Blue Steel (블루 스틸)'의 도입부를 떠 올린다면 이 감독은 전쟁 상황 또는 무기와 섹스를 동일시하는 성향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영화 자체도 꽤 마초적이니까...)
전쟁 영화에서 전장의 비인간성과 그곳에서 가감없이 튀어나오는 인간 군상들, 전장에서 빠져 나오기를 바라는 일반적인 등장 인물들의 모습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폭탄 해체에 중독되어, 마치 새로운 여자를 탐닉하는 듯한 섹스 중독자 제임스 중사의 모습은 EOD의 안전을 책임지는 샌본과 대립을 이루면서 꽤나 흥미진진하게 영화를 이끌어 간다.
전쟁에 대한 메시지를 담으려는 어떠한 의도도 보이지 않고, 또는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본성에 대해서 다루지도 않는 이 영화는 그저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잘 만들어진 한편의 액션 서스펜스 영화이다. 영화는 꽤 잘 만들어졌고, 짧지 않은 상영 시간이지만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영화 시작부터 관객을 몰입시킨다.
감독의 연출은 꽤나 훌륭하여 반복되는 폭탄 해체의 급박함 뿐만 아니라, 저격수끼리의 맞대결 장면 역시도 고요함 가운데서 긴박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아쉬운 것은 섹스 중독자 제임스 중사가 베컴 Beckham 이라는 소년 (크리스토퍼 사예 Christopher Sayegh) 과 관계를 맺으면서 어설프게 센티멘탈해 진다는 것이다. 어차피 이성으로 냉철하게 사고하는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눈 앞의 쾌락에 탐닉하던 제임스 중사가 갑자기 휴머니스트가 되어버리는 부분은 꽤 큰 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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