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스위스 여행 2. 파리를 거쳐서 쥬네브로.
'02.1.27 (파리 현지 시각 GMT +1:00)
서울에서 출발하여 장장 12시간 30분의 비행 끝에 파리 Paris 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예정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여 오후 1시가 좀 넘은 시각에 출바하였고, 현재 파리 시각으로는 오후 5시 30분이다. 서울과 파리 간에 8시간의 시차가 있으니 12시간 30분, 정확한 계산이다.
파리 샤를 드골 공항 Aéroport de Paris-Charles-de-Gaulle 의 이름은 아무래도 저 유명한 샤를 드골 Charles de Gaulle 의 이름을 딴 공항일 것이다. 2차 대전 당시 프랑스의 전쟁 영웅이었던 드골 장군의 이름을 딴 것인지, 아니면 프랑스 68 혁명 Mai 68 을 불러 일으킨 독재 정부의 수반인 드골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인지 살짝 생각했는데, 그 둘은 같은 사람이잖아!
최종 목적지는 여기 파리가 아닌 스위스 Suisse 의 쥬네브 Genève 이니 여기 파리 공항에서 다른 터미널로 가서 transit 을 해야 한다. 그런데 transit 하기 전에 돌아오는 티켓을 변경해야 할 일이 있다. MPEG 회의가 끝나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곳 시각으로 2월 2일에 출발해서 서울에 2월 3일에 도착하는 일정이어야 하는데, 김철우 박사가 날짜를 착각해서 2월 3일에 출발하는 티켓을 샀다. 이대로라면 2월 4일 월요일 10시 45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돌아오는 티켓을 변경하기 위해 터미널 2 에 위치한 에어프랑스 Air France 의 ticketing booth 를 찾아가서 변경을 요청했는데, 변경이 되지 않는단다. 대한항공과 code share 하는 에어프랑스 표를 30만원 정도 싸게 사긴 했는데, 그 대신에 교환이나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추가 금액을 내고서라도 변경이 가능하냐고 물었지만, 어쨌거나 2월 3일 티켓은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2월 2일에 출발하고 싶으면 아예 표를 새로 사야 한다고 하니, 이 외국인들 융통성 없는 것이 아주 답답하구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 더 놀다가 오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병무청에 출국 신고할 때에, 연착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2월 4일까지 도착하는 것으로 신고한 것이 다행이다. 그런데 회사에는 뭐라고 얘기해야 하지? 표가 없어서 하루 더 있다가 왔다고 해야 하나?
쥬네브 행 비행기 편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다. 배가 고파서 드골 공항에서 간단하게 콜라와 샌드위치, 도너스 등을 먹었다. 4명이 먹었는데도 무려 €23 이다. €1 가 거의 $1 과 맞 먹으니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2만5천원 정도다.
헉, 이거 사람 사는 곳이 못되는군. 너무하는거 아닌가? 무슨 샌드위치 2개 도넛 2개가 이렇게 비싼가.
이번엔 조금 작은 비행기를 타고 쥬네브로 출발한다.
그런데 뭐가 이렇게 까다로운지 모르겠다. 게이트 입구에서 여권과 boarding pass 를 검사하는 것은 당연하게 넘어갔지만, X-ray 투시기에 짐을 다 풀어 넣었음에도 점퍼까지 벗어서 넣으라고 한다. 탑승 게이트에서 여권과 pass 검사를 하고서 들어왔는데도, 비행기 입구에서도 여권 검사를 한다. 유럽은 하나의 국가와 같아서 입출국이 자유로워질 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중간에 구멍도 없는데 검사 한 번 짜증나게 많이도 하는구먼. 스위스는 유업 연합이 아니라서 그런건가?
파리에서 쥬네브까지의 비행은 무척이나 짧다. 1시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그래도 국제선이라고 기내에서 바게뜨 샌드위치를 식사로 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그 비싼 샌드위치 먹지 말 걸 그랬다.
드디어 도착지인 스위스 쥬네브에 도착. 여기 공항은 특별한 이름이 없이 그냥 쥬네브 공항 Genève Aéroport 이다.
쥬네브 지역에서는 독일어를 사용한다는 사전 정보를 듣고 왔지만, 독일어는 개뿔, 온통 프랑스어 뿐이구먼.
우리가 묵을 숙소인 애스콧 마노텔 호텔 Ascot Manotel 까지 가는데 택시로 10분이면 된단다.
음, 10분이라. 얼마 안되는 거리라서 4명이 택시를 탔지. 10분은 아니지만 금방이다. 압구정에서 잠실 오는 것 보다도 금방이다. 강남 구청에서 잠실 정도랄까?
그런데 가격은 무려 32 SFr. 이다. 헛, 우리 돈으로 하면 2만 4천원? 잠실에서 분당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 1만 8천원 정도 나온다. 2만 4천원이면 구파발에서 잠실까지도 갈 수 있는 돈이란 말이다. 여기는 사람 살 곳이 아니야.
택시를 타고 가는 동네의 풍경은 조금 시골틱하다. 게다가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대부분의 상가가 문을 닫았다. 그나마도 거의 모든 건물이 호텔인지, 아니면 가정집인지 상가로 보이는 곳도 별로 없다.
애스콧 마노텔 호텔에 도착했는데, 역시나 오래된 스위스의 호텔 건물인지라, 이게 호텔인지 동네 여관인지 모를 정도이다. 오는 도중에 봤던 인터콘티넨탈 호텔 Intercontinental Hotel 도 되게 낡아 보였으니, 여기는 더하겠지. 4명이 정원이라는 엘리베이터에는 2명만 타도 여유 공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win bed 방이 149 SFr. 이다. 역시 이 곳은 사람 살 곳이 아니야.
방도 많이 이상하다. 열쇠를 열고 방에 들어오는거야 당연한데, 안에서 열쇠로 잠궈야만 문이 닫힌다. 이런.
화장실이 있고, 옷장이 있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이 하나 더 있는데 잠겨 있어서 무엇인지 알 수 없다. 허허.
문제는 전원이다. 220V 에 동그란 콘센트라고 어디선가 봐서, 한국에서 쓰던 콘센트가 당연히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럴 수가. 그 동그란 플러그의 굵기가 다르다. 이런.
콘센트가 좀 웃기는 것이 구멍 10 여개 숭숭 뚫려 있다. 거기 아무거나 2개를 골라서 쓱 꽂으면 꽂힌다. 하긴, 교류니까 극성이 없겠지. 하지만 그러면 뭐하나. 내 노트북 안 꽂아지는데. 쩝.
현재 시각 22시 15분.
TV로 축구 중계 해주는 것 보고 있다. 아무래도 프랑스 France 의 프로 리그 Le Championnat 같은데, 파란 옷 입은 팀이 무지하게 공격해 대는데 골은 안 들어가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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