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해서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읽다가 잠시 한번 외도(?)를 하고 난 후 다시 오쿠다 히데오로 돌아왔다.
이번이 마지막에서 두번째가 될 것 같은데, 회사 도서관에서 보유한 것이 이제 이 'Girl' 을 제외하면 한권만 남았고 (실제로는 3권으로 이루어진 '방해자') 또 슬슬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해서이다. 아, 생각해 보니 회사 사물함 안에 주인 모를 '인 더 풀'도 아직 안 읽은 채로 남아 있구나.
오쿠다 히데오는 단편보다는 장편에서 더 매력이 드러난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읽은 이 작가의 소설은 모두 장편 아니면 단편 연작이었지, 이렇게 단편은 처음이다. '소문의 여자' 나 '공중 그네'의 경우에는 단편이긴 하나 동일 인물이 계속 등장하는지라, 연작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Girl' 은 각 단편의 주인공이 여자라는 공통점은 있으나, 이걸 연작의 범위로 넣기에는 무리일 것이다.
12살 어린 젊고 잘 생긴 신입 직원을 보며 마음 졸이는 여상사 (띠동갑), 자기보다 나이 많은 부하 직원과 갈등을 겪게된 여자 팀장 (히로), 젊은 20대와 어울리려 하지만 스스로 젊음이 지나갔다고 자괴하는 30대 여사원 (걸), 결혼 생각이 없음에도 아파트를 계약한 여직원 (아파트), 그리고 이혼 후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다시 영업 전선으로 복귀한 워킹맘 (워킹맘) 등 5명의 여성의 회사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가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갈등이어서 그런지 이전에 읽었던 소설들에 비해 재미는 떨어진다. 하긴 50 먹은 남자 작가가 여자의 시각에서 소설을 풀어 나가는 것이 독자에게 얼마나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처음부터 의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