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 제명, 온당하다.
최근 영화와 여행에 대한 포스팅만 주구장창 하다보니, 이 카테고리에 대한 글을 안 쓴지가 하도 오래 되었다.... 라기 보다는 거의 생각 없이 산다.
어쨌거나 설마했던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자.
처음에는 그런가보다는 식으로 넘어가려 했으나, 오늘 아침 기사에 뜬금없는 내용이 나와서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신문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영구제명 반대 청원 '김성현-박현준 영구 제명이 답인가?' 에 대한 내용이었다. 요지는 병역 비리, 음주운전, 사행성 도박 등을 한 선수들에 대한 KBO 측의 제재에 비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제재 수위가 너무 높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다.
볼넷 하나가 죽을 죄인가?
아고라의 글 내용은 (혹은 많은 신문 기사에 달린 댓글 중의 일부는) 기존에 있었던 프로야구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사건들, 예를 들면 병역비리를 비롯한 사건들에 비해서 고의 볼넷 정도는 죄질이 가볍다고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글의 첫 문단 제목부터 '병역비리, 음주운전, 사행성 비리보다 큰 죄인가?' 라고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죄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조*호 선수 등 50여명이 연루된 병역 비리 사건, 강* 선수는 음주에 뺑소니까지 되어 있고, *** 선수 등 꽤 많은 (정확하게 몇 명인지도 안 밝혀진) 사행성 도박을 비롯하여 강간, 폭행 등 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연관된 사건 사고는 꽤 많이 일어났으나, KBO에서 내린 징계는 솜방망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꽤 많은 선수들이 사건 사고 이후 프로야구에 복귀하였다.
조*호 선수 등은 병역 비리 관련자는 실형을 살았지만, 실형 후 일정 기간이 지나고 해당 팀에 다시 복귀를 했고, 강* 선수는 법원의 처벌 이외에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 등 사행성 도박에 연루된 많은 선수들은 실제적인 수사도 받지 않고 넘어간 경우도 많았다. 어쨌거나 KBO의 강력학 제재인 영구 제명을 받은 경우는 이중 계약 파문의 강* 선수 등 몇 명 정도이다. (강*은 2관왕이네...)
고의 볼넷이라는 것은 한국 사람이 일반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다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기껏해야 사설 도박장에서 불법으로 베팅했다가 돈을 잃은 사람이 억울하다는 정도?
하지만 병역 비리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 하나 날릴만큼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문제고, 음주 뺑소니는 한 사람의 (혹은 그 이상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죄이다. 사행성 도박은 유사하니까 넘어가자.
이런 관점에서는 저 아고라의 청원을 올린 분의 의견이 일견 맞는 듯 해 보인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 다르게 보면 어떨까?
김성현, 박현준 선수가 저지른 고의 볼넷은 한국의 법률 상으로는 '국민체육진흥법' 4장 26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의 꽤 많은 조항을 위반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처벌 수위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및 구형과 법원의 선고에 따라서 정해질 것이지만, 아마도 벌금형 정도가 아닐까 싶다. 혹시나 실형을 살더라도 어떻게 되든지간에 그 처벌 수위는 병역 비리, 음주 뺑소니 등 보다는 훨씬 미약할 것임을 틀림 없다. (음주+뺑소니는 8년 이하의 징역이다.)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만한 병역 비리나 음주 뺑소니는 확실하게 고의 볼넷 보다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 이것은 야구, 특히 KBO 주관의 프로야구의 생태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문제로서, 이 사건 사고를 저지른 자연인이 프로야구 선수였다 뿐이지 처벌의 경중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 악함의 정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청원을 올린 분의 의견대로 고의 볼넷 정도는 확실하게 한국의 법률 체계 하에서는 가벼운 범죄이다. 그래서 한국 법률 체계에서는 고의 볼넷 보다 음주 뺑소니에 훨씬 더 엄중하게 처리한다. 이 부분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문제가 아니라, KBO가 주관하는 프로야구에 이를 한정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어느 선수가 군 면탈을 하거나 음주 뺑소니를 하거나 인터넷으로 바카라 같은 것을 한다 하더라도 프로야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인성이 저런 '개쯔레기' 같은 자연인이 경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만이 있을 뿐이다.
음주 뺑소니를 한 강* 선수가 이 경기에서 안타를 치거나, 간통 협의의 강** 선수가 삼진을 잡거나 하는 문제는 그냥 프로야구에서 기분이 나쁠 뿐이지, 프로야구라는 하나의 독립된 세계에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서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의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 프로야구 규약 위반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뿐이다.
병역 비리와 음주 뺑소니, 그리고 야구와 관계없는 바카라 등의 사행성 도박은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의를 손상시키는 행위'일 뿐, 프로야구 자체에 영향을 미칠만한 것은 달리 없다. 하지만, 김성현과 박현준이 행한 고의 볼넷은 품의의 문제를 넘어서 프로야구라는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다른 것이다.
프로야구가 위험하다.
시스템 상 한두명의 선수만으로 경기 결과 자체를 바꾸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이 두 투수는 1회에 볼넷 한번 준다고 해서 경기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닐텐데 '뭘, 그걸 가지고 그러나'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매우 의심되는 그 경기에서 김성현 선수는 무려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실제 프로야구라는 시스템에 크나큰 현실적 후유증을 가져오게 된다. 제구에 자신이 없거나 선발 투수로서 확신이 없는 레벨의 투수 중에서 자신있게 초구 볼/유인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없을 것이며, 각팀의 1번타자는 이제 손아섭처럼 무조건 초구만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첫 타자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다음 공을 자신있게 볼로 판정할 심판 조차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나는 지금까지 실력 때문에 모든 잘못을 덮어주고 넘어간 경우를 많이 봐왔다. 국가 대표 선수가 국제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하고 다음날 경기를 망쳐서 제재를 받았다가 단지 대체할 선수가 없어서 사면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스포츠 분야를 벗어나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경제 사범을 사면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
난 아무리 야구 자체의 흥미를 잃게 될 정도로 많은 선수들을 앞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물론 아무리 선수가 없더라도 흥미를 잃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들의 영구 제명에 동의하는 바이다.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두산의 선수가 이와 관련되어서 영구 제명을 당하더라도 KBO의 결정을 열렬히 환영할 것이다.
(아마 선수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음주 운전을 한 김** 선수에 대한 처분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복귀를 반대할 것이다.
(실력이 없는 나라는 보잘것 없는 사회인 야구 선수도) 마운드에서 이리 저리 뒤를 재면서 던지는 공과 아무 생각 없이 온 힘을 다해서 던지는 공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나는 8개 밖에 안되는 한국 프로 야구 팀에서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받은 선수에 대해서는 그의 기본적인 자질을 믿는다. 아무리 하위 팀의 선발 투수라도 자신의 공을 믿고 힘차게 공을 뿌리는 선수는 그 어떤 팀의 투수일지라도 응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도 작년 두산을 상대로 9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를 했던 박현준의 투구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작년 한해 최고의 투구를 했고, 야구팬의 입장으로서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것에 대한 기대와 또 몇년 후 야신이 말했던 것 처럼 국가대표로서 국제 대회에서 펼칠 활약을 상상하며 한껏 부풀어 올랐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대와 상상은 일말의 아쉬움도 남기지 않은 채로 접기로 했다. 난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치며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타협한 선수를 응원할 만큼 관대하지 않다.
사실 마음으로는 더 큰 처벌을 내릴 수 없음을 아쉬워 하고 있다. 순수하게 이 선수들의 실력을 믿으면서 팀을 초월하여 한국 야구의 수준 향상을 기뻐하며 응원한 나의 마음을 배신한 그들을 증오한다.
이러한 징계가 야구밖에 모르는 어린 두 선수의 앞날을 망쳐 놓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아까워서', '순간의 실수여서' 봐주기 시작한다면, 적어도 우리 나라 야구계에서는 스스로의 앞날을 망칠 수 있는 행위를 스스럼 없이 행할 선수가 또 나올 것이다.
당장 두 선수가 안타까워도, 아쉬워도 이 두 선수에게 KBO가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징계를 내리는 것이 다른 많은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을 믿고 지지한다.
안타까운 일이고, 가슴 아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야구계를 정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단초라고 생각하면서 인내할 거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어쨌거나 설마했던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고,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자.
본 사진은 이 포스팅 글의 내용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가보다는 식으로 넘어가려 했으나, 오늘 아침 기사에 뜬금없는 내용이 나와서 생각을 정리하기로 했다.
신문 기사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영구제명 반대 청원 '김성현-박현준 영구 제명이 답인가?' 에 대한 내용이었다. 요지는 병역 비리, 음주운전, 사행성 도박 등을 한 선수들에 대한 KBO 측의 제재에 비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제재 수위가 너무 높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다.
볼넷 하나가 죽을 죄인가?
아고라의 글 내용은 (혹은 많은 신문 기사에 달린 댓글 중의 일부는) 기존에 있었던 프로야구 선수들의 불미스러운 사건들, 예를 들면 병역비리를 비롯한 사건들에 비해서 고의 볼넷 정도는 죄질이 가볍다고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글의 첫 문단 제목부터 '병역비리, 음주운전, 사행성 비리보다 큰 죄인가?' 라고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큰 죄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조*호 선수 등 50여명이 연루된 병역 비리 사건, 강* 선수는 음주에 뺑소니까지 되어 있고, *** 선수 등 꽤 많은 (정확하게 몇 명인지도 안 밝혀진) 사행성 도박을 비롯하여 강간, 폭행 등 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연관된 사건 사고는 꽤 많이 일어났으나, KBO에서 내린 징계는 솜방망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꽤 많은 선수들이 사건 사고 이후 프로야구에 복귀하였다.
조*호 선수 등은 병역 비리 관련자는 실형을 살았지만, 실형 후 일정 기간이 지나고 해당 팀에 다시 복귀를 했고, 강* 선수는 법원의 처벌 이외에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으나, *** 등 사행성 도박에 연루된 많은 선수들은 실제적인 수사도 받지 않고 넘어간 경우도 많았다. 어쨌거나 KBO의 강력학 제재인 영구 제명을 받은 경우는 이중 계약 파문의 강* 선수 등 몇 명 정도이다. (강*은 2관왕이네...)
고의 볼넷이라는 것은 한국 사람이 일반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그다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기껏해야 사설 도박장에서 불법으로 베팅했다가 돈을 잃은 사람이 억울하다는 정도?
하지만 병역 비리는 유력한 대통령 후보 하나 날릴만큼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문제고, 음주 뺑소니는 한 사람의 (혹은 그 이상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죄이다. 사행성 도박은 유사하니까 넘어가자.
이런 관점에서는 저 아고라의 청원을 올린 분의 의견이 일견 맞는 듯 해 보인다.
하지만 관점을 조금 다르게 보면 어떨까?
김성현, 박현준 선수가 저지른 고의 볼넷은 한국의 법률 상으로는 '국민체육진흥법' 4장 26조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의 꽤 많은 조항을 위반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처벌 수위는 검찰의 수사 결과 및 구형과 법원의 선고에 따라서 정해질 것이지만, 아마도 벌금형 정도가 아닐까 싶다. 혹시나 실형을 살더라도 어떻게 되든지간에 그 처벌 수위는 병역 비리, 음주 뺑소니 등 보다는 훨씬 미약할 것임을 틀림 없다. (음주+뺑소니는 8년 이하의 징역이다.)
난 이 선수를 주목했다고..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만한 병역 비리나 음주 뺑소니는 확실하게 고의 볼넷 보다 더 엄한 처벌을 받는다. 이것은 야구, 특히 KBO 주관의 프로야구의 생태계와는 전혀 관련 없는 문제로서, 이 사건 사고를 저지른 자연인이 프로야구 선수였다 뿐이지 처벌의 경중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 악함의 정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청원을 올린 분의 의견대로 고의 볼넷 정도는 확실하게 한국의 법률 체계 하에서는 가벼운 범죄이다. 그래서 한국 법률 체계에서는 고의 볼넷 보다 음주 뺑소니에 훨씬 더 엄중하게 처리한다. 이 부분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문제가 아니라, KBO가 주관하는 프로야구에 이를 한정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어느 선수가 군 면탈을 하거나 음주 뺑소니를 하거나 인터넷으로 바카라 같은 것을 한다 하더라도 프로야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인성이 저런 '개쯔레기' 같은 자연인이 경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만이 있을 뿐이다.
음주 뺑소니를 한 강* 선수가 이 경기에서 안타를 치거나, 간통 협의의 강** 선수가 삼진을 잡거나 하는 문제는 그냥 프로야구에서 기분이 나쁠 뿐이지, 프로야구라는 하나의 독립된 세계에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서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의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 프로야구 규약 위반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뿐이다.
병역 비리와 음주 뺑소니, 그리고 야구와 관계없는 바카라 등의 사행성 도박은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품의를 손상시키는 행위'일 뿐, 프로야구 자체에 영향을 미칠만한 것은 달리 없다. 하지만, 김성현과 박현준이 행한 고의 볼넷은 품의의 문제를 넘어서 프로야구라는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다른 것이다.
프로야구가 위험하다.
시스템 상 한두명의 선수만으로 경기 결과 자체를 바꾸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이 두 투수는 1회에 볼넷 한번 준다고 해서 경기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닐텐데 '뭘, 그걸 가지고 그러나' 하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매우 의심되는 그 경기에서 김성현 선수는 무려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것은 실제 프로야구라는 시스템에 크나큰 현실적 후유증을 가져오게 된다. 제구에 자신이 없거나 선발 투수로서 확신이 없는 레벨의 투수 중에서 자신있게 초구 볼/유인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없을 것이며, 각팀의 1번타자는 이제 손아섭처럼 무조건 초구만을 노릴 것이 분명하다. 첫 타자 볼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다음 공을 자신있게 볼로 판정할 심판 조차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은 나만의 기우일까?
나는 지금까지 실력 때문에 모든 잘못을 덮어주고 넘어간 경우를 많이 봐왔다. 국가 대표 선수가 국제 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하고 다음날 경기를 망쳐서 제재를 받았다가 단지 대체할 선수가 없어서 사면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스포츠 분야를 벗어나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경제 사범을 사면하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많이 봐 왔다.
사진은 본 글과 관련이 없을껄?
난 아무리 야구 자체의 흥미를 잃게 될 정도로 많은 선수들을 앞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 온다고 하더라도 (물론 아무리 선수가 없더라도 흥미를 잃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들의 영구 제명에 동의하는 바이다.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두산의 선수가 이와 관련되어서 영구 제명을 당하더라도 KBO의 결정을 열렬히 환영할 것이다.
(아마 선수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음주 운전을 한 김** 선수에 대한 처분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복귀를 반대할 것이다.
(실력이 없는 나라는 보잘것 없는 사회인 야구 선수도) 마운드에서 이리 저리 뒤를 재면서 던지는 공과 아무 생각 없이 온 힘을 다해서 던지는 공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나는 8개 밖에 안되는 한국 프로 야구 팀에서 선발 투수로 보직을 받은 선수에 대해서는 그의 기본적인 자질을 믿는다. 아무리 하위 팀의 선발 투수라도 자신의 공을 믿고 힘차게 공을 뿌리는 선수는 그 어떤 팀의 투수일지라도 응원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난 아직도 작년 두산을 상대로 9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를 했던 박현준의 투구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작년 한해 최고의 투구를 했고, 야구팬의 입장으로서 그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것에 대한 기대와 또 몇년 후 야신이 말했던 것 처럼 국가대표로서 국제 대회에서 펼칠 활약을 상상하며 한껏 부풀어 올랐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기대와 상상은 일말의 아쉬움도 남기지 않은 채로 접기로 했다. 난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펼치며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타협한 선수를 응원할 만큼 관대하지 않다.
사실 마음으로는 더 큰 처벌을 내릴 수 없음을 아쉬워 하고 있다. 순수하게 이 선수들의 실력을 믿으면서 팀을 초월하여 한국 야구의 수준 향상을 기뻐하며 응원한 나의 마음을 배신한 그들을 증오한다.
이러한 징계가 야구밖에 모르는 어린 두 선수의 앞날을 망쳐 놓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아까워서', '순간의 실수여서' 봐주기 시작한다면, 적어도 우리 나라 야구계에서는 스스로의 앞날을 망칠 수 있는 행위를 스스럼 없이 행할 선수가 또 나올 것이다.
당장 두 선수가 안타까워도, 아쉬워도 이 두 선수에게 KBO가 내릴 수 있는 최대한의 징계를 내리는 것이 다른 많은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을 믿고 지지한다.
안타까운 일이고, 가슴 아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야구계를 정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단초라고 생각하면서 인내할 거다. 예전에도 그랬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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