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회의 똘레랑스. 재키 로빈슨을 기념하며.
1947년 오늘, 정확하게는 미국 시간으로 4월 15일.
잭 루즈벨트 로빈슨 Jack Roosevelt Robinson 이라는 이름의 아프로-아메리칸 선수가 브룩클린 다져스 Brooklyn Dodgers 팀에 입단한다.
그는 1947년부터 1956년까지 다져스 팀에서 뛰었는데, 1518개의 안타와 137개의 홈런을 쳤고, 통산 타율은 0.311 이었다. 데뷔하던 47년에는 1루수로 뛰어 신인상을 받았고, 그 이후로는 주로 2루수로 출전했으며, 1949년에는 NL MVP를 수상하고, 56년 은퇴하기 전까지 6번의 All-Star 에 뽑히기도 하였다.
1962년에는 77.5%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1997년 그의 데뷔 50주년을 맞이하여 42번인 그의 등번호는 LA 다져스 LA Dodgers 뿐 아니라, MLB 의 모든 팀에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었고, 이는 현재 유일한 전 구단 영구 결번이다.
이 선수는 현재 재키 로빈슨 Jackie Robinson 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기록으로만 놓고 평가한다면 그의 활약상이 다른 어떤 선수보다 월등하였기 때문에 전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었다.
그 보다는 1947년 4월 15일이라는 날은 바로 MLB 에서 인종 차별이라는 악습이 추방된 날이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바와는 다르게 실제로 재키 로빈슨 선수가 MLB 최초의 흑인 선수는 아니다.
Kini 님의 글에서 보면, "1884~1887년 사이에 흑인 선수 15~20명 정도가 메이저리그에서 뛴 적이 있다는 견해가 있다. MLB 역사학자에 따라서는 1884년 톨레도 머드헨스 Toledo Mud Hens 팀에서 뛰었던 모제스 플릿우드 워커 Moses Fleetwood Walker 를 최초로 꼽기도 하는데, 워커가 메이저리그에 첫 등장한 흑인 선수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워커가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추방된 흑인 선수인 것은 틀림없다"고 한다.
비록 재키 로빈슨이 최초의 MLB 흑인 선수라는 타이틀은 잘못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947년 4월 15일의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는다. MLB 측은 기존에 저질렀던 자신들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재키 로빈슨이라는 한명의 걸출한 흑인 선수를 공식적으로 허용하였으며, 과거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재키 로빈슨에게 명예의 전당 헌액과 전구단 영구 결번이라는 사과를 하였고, 또한 매년 4월 15일 재키 로빈슨 데이 Jackie Robinson Day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나로서도 들어주기 힘든, 그래서 항상 꼭 집고 넘어가는 단어가 있다.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 영어로 해보면 'different' 와 'wrong'.
이렇게 전혀 다른 말을 어쩌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섞어 쓰고 있는 것인지.
각 단어의 반대말을 보면 더욱 구분이 간다. '다르다'의 반대말은 '같다', 그리고 '틀리다'의 반대말은 '맞다'. 다시 말해서 '다르다'는 '같지 않다', 그리고 '틀리다'는 '맞지 않다' 인 것이다.
'같지 않다'라는 뜻의 단어와, '맞지 않다' (또는 '옳지 않다') 라는 뜻의 단어를 혼용해서 쓰는 것은 은연 중에 (또는 대놓고서) 남들과 같은 것이 옳은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치를 우리에게 심어준다. 사실 우리가 살아오면서 항상 들어왔던 말과 다르지 않은데, 정말이지 얼마나 수 많은 사례에서 이러한 가치가 우리에게 억압으로 다가왔는지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익히 겪어왔던 과거이고, 또한 앞으로 몇년간 수없이 겪게 될 미래이기도 하다.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척도로서 경제적 규모 보다는 사람들이 의식 속에 가지고 있는 '똘레랑스'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이 사회에는 이 똘레랑스가 무척이나 부족하다.
WBC 대회 운영 등을 비롯한 MLB 의 상업성에 대해서 욕하고, 더 나아가서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보수주의, 제국주의 성향에 대해서 욕하지만 4월 15일 MLB 전 구장에서 열리는 이 작은(!) 행사에서 그들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과거에 대한 뉘우침을 보고는 그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Post Script
1. 위 글은 2009년에 작성한 글이라서, 행사도 2009년의 사진임.
2. 2013년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이하여 LA 다져스의 구단주 매직 존슨 Magic Johnson 이 재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내 성공은 재키가 먼저 길을 개척해준 덕분이다" 정도로 해석될 수 있으려나?
잭 루즈벨트 로빈슨 Jack Roosevelt Robinson 이라는 이름의 아프로-아메리칸 선수가 브룩클린 다져스 Brooklyn Dodgers 팀에 입단한다.
그는 1947년부터 1956년까지 다져스 팀에서 뛰었는데, 1518개의 안타와 137개의 홈런을 쳤고, 통산 타율은 0.311 이었다. 데뷔하던 47년에는 1루수로 뛰어 신인상을 받았고, 그 이후로는 주로 2루수로 출전했으며, 1949년에는 NL MVP를 수상하고, 56년 은퇴하기 전까지 6번의 All-Star 에 뽑히기도 하였다.
1962년에는 77.5%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으며, 1997년 그의 데뷔 50주년을 맞이하여 42번인 그의 등번호는 LA 다져스 LA Dodgers 뿐 아니라, MLB 의 모든 팀에서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었고, 이는 현재 유일한 전 구단 영구 결번이다.
이 선수는 현재 재키 로빈슨 Jackie Robinson 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기록으로만 놓고 평가한다면 그의 활약상이 다른 어떤 선수보다 월등하였기 때문에 전구단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었다.
그 보다는 1947년 4월 15일이라는 날은 바로 MLB 에서 인종 차별이라는 악습이 추방된 날이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바와는 다르게 실제로 재키 로빈슨 선수가 MLB 최초의 흑인 선수는 아니다.
Kini 님의 글에서 보면, "1884~1887년 사이에 흑인 선수 15~20명 정도가 메이저리그에서 뛴 적이 있다는 견해가 있다. MLB 역사학자에 따라서는 1884년 톨레도 머드헨스 Toledo Mud Hens 팀에서 뛰었던 모제스 플릿우드 워커 Moses Fleetwood Walker 를 최초로 꼽기도 하는데, 워커가 메이저리그에 첫 등장한 흑인 선수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워커가 메이저리그에서 최초로 추방된 흑인 선수인 것은 틀림없다"고 한다.
비록 재키 로빈슨이 최초의 MLB 흑인 선수라는 타이틀은 잘못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947년 4월 15일의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는다. MLB 측은 기존에 저질렀던 자신들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재키 로빈슨이라는 한명의 걸출한 흑인 선수를 공식적으로 허용하였으며, 과거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재키 로빈슨에게 명예의 전당 헌액과 전구단 영구 결번이라는 사과를 하였고, 또한 매년 4월 15일 재키 로빈슨 데이 Jackie Robinson Day 행사를 거행하고 있다.
NY Mets의 매츠 제리 마뉴엘과 재키의 부인 레이첼이 시티 필드에서 열린 재키 로빈슨 데이 행사에 입장한다. 이 날 모든 MLB 선수들의 등번호는 42번이고, 제리의 등번호 역시 그러하다. (출처: MLB.com)
전 선수와 코치, 심판까지 모두가 42번 등번호를 달고 등판한다. 양키스 선수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출처: MLB.com)
개떡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나로서도 들어주기 힘든, 그래서 항상 꼭 집고 넘어가는 단어가 있다.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 영어로 해보면 'different' 와 'wrong'.
이렇게 전혀 다른 말을 어쩌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섞어 쓰고 있는 것인지.
각 단어의 반대말을 보면 더욱 구분이 간다. '다르다'의 반대말은 '같다', 그리고 '틀리다'의 반대말은 '맞다'. 다시 말해서 '다르다'는 '같지 않다', 그리고 '틀리다'는 '맞지 않다' 인 것이다.
'같지 않다'라는 뜻의 단어와, '맞지 않다' (또는 '옳지 않다') 라는 뜻의 단어를 혼용해서 쓰는 것은 은연 중에 (또는 대놓고서) 남들과 같은 것이 옳은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치를 우리에게 심어준다. 사실 우리가 살아오면서 항상 들어왔던 말과 다르지 않은데, 정말이지 얼마나 수 많은 사례에서 이러한 가치가 우리에게 억압으로 다가왔는지는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익히 겪어왔던 과거이고, 또한 앞으로 몇년간 수없이 겪게 될 미래이기도 하다.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척도로서 경제적 규모 보다는 사람들이 의식 속에 가지고 있는 '똘레랑스'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이 사회에는 이 똘레랑스가 무척이나 부족하다.
WBC 대회 운영 등을 비롯한 MLB 의 상업성에 대해서 욕하고, 더 나아가서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보수주의, 제국주의 성향에 대해서 욕하지만 4월 15일 MLB 전 구장에서 열리는 이 작은(!) 행사에서 그들의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과거에 대한 뉘우침을 보고는 그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Post Script
1. 위 글은 2009년에 작성한 글이라서, 행사도 2009년의 사진임.
2. 2013년 재키 로빈슨 데이를 맞이하여 LA 다져스의 구단주 매직 존슨 Magic Johnson 이 재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내 성공은 재키가 먼저 길을 개척해준 덕분이다" 정도로 해석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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