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부탁해 - 제목 그대로 쓸모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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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부탁해 제목 그대로 쓸모는 없지만... |
원제 : 用もないのに
발행일 : 2011.7.6 펴낸곳 : 재인 지은이 : 오쿠다 히데오 奥田英朗 옮긴이 : 김난주 양장본 | 256쪽 | 195*130mm ISBN : 978-89-909-8243-8 정가 : 12,800원 회사 자료실에서 대여 2013.11.17 ~ 25 |
닥터 이라부 伊良部 로 인기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의 수필집이다.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장편의 책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이 정도 길이의 수필이 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빌렸다.
원래는 11월 11일부터 4일간 예정된 후쿠오카 북큐슈 北九州 여행 동안에 읽어볼까 하고서 대여해서 가지고 갔으나, 남자 세명이서 맥주 마시면서 야부리까느라 책을 읽은 시간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어서 막상 일본에서는 읽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살짝 여유가 있는 시간 동안 거침없이 읽었다. 사실은 책을 읽는 재미보다는 서영이에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미가 더 컸지만, 어쨌든 회사에서 돌아와서 맥주 한잔을 따라 놓고서 읽기에는 무리가 없다.
책의 제목이나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란에 있는 대로 내용은 은근 야구 오타쿠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야구 관전 르포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주제이지.
첫 에피소드는 '또다시, 헤엄쳐 돌아가라'. 이는 2008년 베이징 北京 올림픽에 출전한 일본 야구 대표팀 호시노 星野 호의 경기를 관람한 야구 르포이다. 물론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예선, 그리고 준결승에서 만난 한국과의 일전도 그려져 있다.
실망스런 졸전을 펼치며 준결승 한국전에 이어 3-4위전 미국에 패한 호시노호에 대한 질책 및 경기 비판, 앞으로 일본 야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같은 것은 전혀 없고, 그냥 더운 베이징 시내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호시노를 욕했다, 정도의 내용이다.
일견, 무라카미 하루키 村上春樹 의 '승리보다 소중한 것' 에 나오는 시드니 올림픽 한일전 관람기와도 비슷하구나 하는 느낌이다. 하루키의 수필을 많이 번역한 경력의 김난주씨가 번역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뉴욕 만세!'. 뉴욕 양키즈 New York Yankees 의 뉴 양키 스타디움 New Yankee Stadium 방문기이고, 세번째 '야구를 부탁해'는 (지금은 2013년 우승 팀이지만) 당시만해도 신생팀이었던 라쿠텐 골든 이글스 楽天 Golden Eagles 의 센다이 仙台 홈구장인 미야기 宮城 구장 방문기이다.
여기까지는 야구 이야기이기에 술술 읽혀갔으나 그 다음 에피소드부터는 삐딱선이다.
'아저씨, 록 페스티벌에 가다'는 후지 록 페스티벌 フジロック 에, '작열하는 만국 박람회 관람 행렬 르포'는 아이치 엑스포 愛・地球博、愛知万博 에, '세계 최고의 롤러코스터 좋잖아요 절규 체험기'는 후지큐 하이랜드 富士急ハイランド 의 에에자나이카 ええじゃないか 에, '시코쿠 섬 88 사찰 순례, 그리고 우동'은 제목 그대로 사찰 순례를 한 기행문이다.
일단 야구가 아니어서 한번, 그리고 내용 자체에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아서 두번 절망 비슷하게 하면서 급격하게 책 읽는 속도가 떨어져 갔다. 게다가 총 7개의 기행문 내용이 소재만 다르지 문체까지 거의 같지 않은가.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작가와 감언으로 꼬셔서 기행단을 만드는 편집자, 그리고 현장에서 다시 발현되는 귀차니즘과 투덜거림, '어쩔 수 없으니 다 보고가자' 라는 반복적인 패턴이 7번 이어진다.
오쿠다 히데오가 다른 작품에서 직접 언급했다시피,
"편집자가 금이야 옥이야 대접해주고, 진행 회의 한답시고 맛있는 음식 사주고, 식비, 교통비 대줘서 호화 여행 다니고. 그런 나라, 세계적으로 일본밖에 없어. 이 나라는 작가 천국이란 말이야."
라는 대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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