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ark Knight (다크 나이트) - 새로운 Batman 시리즈의 부흥
The Dark Knight (다크 나이트) 새로운 Batman 시리즈의 중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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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2008
제작 : Warner Bros. Pictures 배급 : Warner Bros. Pictures 연출 :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Nolan 출연 : 크리스챤 베일 Christian Bale (브루스 웨인 Bruce Wayne / 배트맨 Batman 역) 히스 레져 Heath Ledger (죠커 The Joker 역) 아론 애크하트 Aaron Eckhart (하비 덴트 Harvey Dent / 투페이스 Two-Face 역)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알프레드 Alfred Pennyworth 역) 게리 올드먼 Gary Oldman (제임스 고든 James Gordon 역) 2008. 6. 8 Cinus 명동 |
최근 많은 영화들이 미국 현지와 동시에 (가끔은 더 빨리) 개봉한다. 인터넷 등으로 인하여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마케팅이 가능한 상황에다가... 불법 영화 파일들이 퍼지기 전에 먼제 개봉하는 정책을 사용한다. 그런데, 의외로 이 영화는 미국 개봉 후 3주가 지난 시점에서 개봉을 했다. 많이 기다린만큼 아예 개봉일에 봐 줄 수 밖에... ㅎㅎ (실제로는 몇번의 유료 시사회도 있었고, 8월 5일 저녁에 변칙 개봉한 극장들도 있다.)
80년대 극장에서 영화를 처음 볼 때에는... 대부분의 영화가 2~3년 정도의 간극을 두고 개봉을 했더란다. 미국에서 개봉을 하고.. 그 흥행성이 검증된 영화들만.. 그것도 시장 가격이 많이 하락한 시기에... 낮은 가격으로 안전빵의 영화를 가져오는 것이겠지... 이 간격이 점점 줄더니..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미국 블럭버스터는 동시 개봉이 진행된다. 시차로 인해서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는 영화들도 있다고 하는데...
2. 새로운 배트맨 Batman 시리즈로서의 'The Dark Knight'
물론 기존에도 많은 배트맨 영화가 있었겠지만... 샘 레이미 Sam Raimi 의 'Spider Man (스파이더맨)'이 새로운 시리즈였던 것 처럼... 기억속에서 새롭게 시작한 Batman 시리즈는 1989년 팀 버튼 Tim Burton의 'Batman (배트맨)'이 시작이었다. 마이클 키튼 Michael Keaton이 주인공 배트맨 역을 맡았지만, 오히려 훨씬 더 유명하고,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았으며, 그리고 배트맨 역할의 캐스팅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잠재운 사람은 바로 죠커 역의 잭 니콜슨 Jack Nicholson 이었다. 이 영화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흥행을 기록하였고 (미국에서 $2.5억, 세계적으로 $4억) 당연히 속편에 속편을 거듭하였다.
1992년의 'Batman Returns (배트맨 2)' 까지 팀 버튼이 담당하였는데...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수공업 SF 기법들로 고담시 Gotham City를 구성해 냈고.. 배트맨 이외에 죠커와 펭귄맨 Penguin Oswald, 캣 우먼 Cat Woman 까지의 캐릭터들을 훌륭하게 구축하였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두번째 배트맨에서 오락성보다는 복잡 다단한 캐릭터들의 내면 세계 표출에 신경쓴 팀 버튼의 취향과, 돈을 대는 제작자들의 취향은 서로 사맛디 아니하여.. 세번째 부터는 팀 버튼이 떠나고... 시리즈는 방황을 시작하게 된다.
이것들은 괜찮았어...
1995년 조엘 슈마허 Joel Schumacher의 'Batman Forever (배트맨 포에버)' 에서는 안 그래도 로빈 Robin의 등장으로 배트맨은 잘 보이지 않은 채로 악역인 리들러 Riddler만 보이는 데다가... 오락성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지 브루스 웨인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아서, 배트맨으로서의 이중적인 Hero 캐릭터는 사라진 채 그저 수퍼맨 Superman식 단순 Hero만이 남게 된다.
1997년 'Batman & Robin (배트맨 & 로빈)'은 여기서 한 술 더 떠 배트걸 Batgirl 까지 등장하는 난잡함까지 보여서 흥행에서 대 참패 후 배트맨 시리즈는 사라지는 듯 보였다. (잘 기억도 안 난다.)
배트맨 시리즈에 대한 기억도 이제 사라지고... 팀 버튼의 두편만이 머리 속에 남아 있고 나머지 2편은 줄거리도 생각나지 않던 2005년... 배트맨 시리즈의 Prequel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새로운 배트맨 영화가 하나 있었으니.. 이것이 바로 크리스토퍼 놀란의 'Batman Begins (배트맨 비긴스)'.
제목만 봐도 Prequel 스러운 이 영화가 기존 영화의 연장선상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것은 바로 'The Dark Knight (다크 나이트)'를 보고 나서였으니..
우선 이 두편의 새로운 시리즈에서는 망가져 버린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의 이중적 Hero 캐릭터를 재 구축한다. 이는 배트맨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당연한 수순.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팀 버튼이 구축한 악당 캐릭터들과 고담시까지 재구성을 하는 시도를 한다.
경찰 내부의 조력자인 고든 형사가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게리 올드먼의 이름값에 비하면 좀 초라해 보이긴 하지만...)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죽인 범인은 만화 원작대로 조 칠 Joe Chill로 설정하여, 팀 버튼의 배트맨에서 설정한 죠커와의 악연을 단절시킨다. 레이첼 Rachel이라는 웨인의 여인을 새롭게 설정하였으나... 이 여인이 새로운 시리즈의 옥의 티가 될 줄이야...
'Batman Begins (배트맨 비긴스)'는 Prequel 스러운 이름 때문에 나를 속였고, 또 '배트맨 5'라는 얼토당토 않은 마케팅 제목을 달고 나와서 더욱 혼란을 가중하였지만... 어쨌든 기존의 용두사미 시리즈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또 지금 보면 그 제목은 확고하게 기존 시리즈와의 단절을 선언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다.
3년만에 제목만 다른 상태로 동일한 감독, 동일한 등장 인물 (레이첼 역의 메기 질렌한 Maggie Gyllenhaal은 제외하고..)로 다시 돌아온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는 기존의 시리즈를 능가하는 새로운 시리즈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최고의 Hero물 시리즈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3.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의 경계
모든 가면을 쓰는, 혹은 변신을 하는 Hero들과 같이 배트맨은 우선 이중적인 Hero이다. 스파이더맨이 그렇고 헐크 Hulk가 그렇다. 게다가 배트맨은 차림 자체가 善인지 惡인지 모호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지향하는 바는 善이라고 하는데, 하는 짓거리들은 엄연한 불법들이다. 또 그것 자체가 배트맨이라는 이 Hero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이런 모호함이 'Batman Forever (배트맨 포에버)'부터 무너졌다. 여기서부터는 브루스 웨인은 옷 갈아입을 때에만 등장하고, 배트걸은 참 Gentle해졌다. 악당들에게서 고담 시민들을 예쁘게 구해내고, 고담 시민들은 이름과 맞지 않게 순둥이들이다. (고담은 소돔과 고모라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God Damn에서 나왔다는 얘기도 있다.)
새로운 시리즈인 'Batman Begins (배트맨 비긴스)'는 이런 망가진 캐릭터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배트맨이 아닌 브루스 웨인의 삶에 대해서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당장 배트맨의 활약을 보고 싶고자 한 팬들은 실망스럽겠지만,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의 이중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캐릭터가 설정된 이후인 'The Dark Knight (다크 나이트)'에서는 또 다른 고민을 갖게 된다. 제목대로 어둠 속에서의 영웅으로 살아야 하는 배트맨이 영웅 놀이에 대해 맛을 들였다가, 본질 적인 선과 악의 정체성에서 회의를 느끼고 Bright Knight를 찾지만 죠커로 인해서 실패하고... 다시 Dark Knight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본인의 숙명을 느끼고 끝난 영화... 과연 3편에서는...?
배트맨? 브루스 ?
4. 새롭게 창조된 죠커
'The Dark Knight (다크 나이트)'에서의 화제는 단연 히스 레져의 죠커. 국내/외에서도 다스 베이더 Darth Vader를 제치고 최악의 Anti-Hero 역할을 차지한 죠커이다. 영화 개봉 전인 지난 1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히스 레져 자신이 사망해 버리기까지 해 버려서 이에 대한 기대/흥분/감동은 더더욱 증폭되기만 했다.
영화 역사상 최대의 런닝-개런티를 받은 89년 'Batman (배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창조해 낸 죠커는 원작과는 또 다르게 완결된 캐릭터로서 벌써 20년 가까지 자리매김 하고 있다. 'Brokenback Mountain (브로큰백 마운틴)'에서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아직 잭 니콜슨에 비하면 무명에 가까운 히스 레져가 과연 기존의 완성된 죠커와 다른 죠커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처음부터 의문이었던 것이다.
89년의 죠커는 깔끔하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유쾌한 캐릭터이다. 원작과는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배나오고 늙은 잭 니콜슨이 그의 신체적 단점을 모두 보완하고도 남아 넘칠만큼 완벽한 설정이다. 또한 화려하고 유쾌한 악당은 칙칙하고 우울한 주인공과 멋진 대비를 이루어 시각적으로도 의미적으로도 영화의 주제와 훌륭하게 매칭되었다.
08년의 죠커는 89년에 비해 조금 더 원작에 가깝다. 태생적으로 브루스 웨인과의 악연도 없고... 원래부터 악당 조직의 보스도 아니었다. 'Why so Serious?'라고 묻지만.. 그의 캐릭터는 공포이다. gore로 모두 보여주는 것 보다, 소리로 상상으로 보여주는 공포가 더 섬뜩한 것 아니겠는가...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킬킬 웃으며 사람 내면의 사악함을 끌어내는 히스 레져의 죠커는 적어도 배트맨 시리즈에 있어서 최악의 Anti-Hero 로서 부족함이 없다.
다만, 3번째에서도 등장할 것 같은 Joker의 역할을 과연 누가 이어받을 것인가가 문제...
이 장면... ad-lip이라는데.. 후욱...
5. 또 다른 이중성, 하비 덴트 / 투페이스, 하지만...
하비 덴트 / 투페이스 캐릭터는 'Batman Forever (배트맨 포에버)'에 나왔었다. 하지만, 위에도 밝혔듯이 이 영화를 보기는 했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리들러에 묻혔기 때문이기도 하지...)
Bright Knight의 후보인 지방검사이지만 결국 죠커에 의해서 투페이스가 된다. 95년의 투페이스 보다는 훨씬 영화 내에서의 비중이 높지만, 대부분의 시간에 투페이스가 아닌 하비 덴트로 등장하여 언제쯤이면 투페이스가 될 것인지 조바심 나게 만들었다. 게다가 3편에서의 새로운 Anti-Hero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 했건만... 투페이스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사그라져버리다니...
캐릭터의 이름만큼 이중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기대를 산산히 무너뜨렸다.
6. 기타 캐릭터들...
여전히 아쉬운 것은 고든 형사. (라기 보다는 게리 올드먼) 경찰청장으로 승진했지만, 그의 영화에서의 역할은 그만큼 승진하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계속 등장할 것 같긴 한데, 이 정도라면 뭐 별로...
첫편의 가장 약점이었던 레이첼. 본 영화에서도 그다지 호평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케이티 홈즈 Katie Holmes가 계속했다면 좀 나았으려나? 어쨌든 다음편 부터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다행인 듯...
알프레드는 사실 별로 존재감 없던 지난 시리즈가 더 나았다. 이전 시리즈 4편을 모두 지킨 마이클 고 Michael Gough 정말 존재감 없다. 주인공에게 도움을 주는 수수께끼의 노인 역할에 모건 프리만 Morgan Freeman 외에 누구를 또 생각할 수 있을까? 조금 더 괴팍하고 불친전할 이미지라면... 크리스토퍼 로이드 Christopher Llyod? 그럼 코미디잖아.
7. 미국산 Hero의 한계?
대부분의 미국산 Hero 캐릭터들이 한국에서는 크게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들도 있고, 흥해은 성공하여도 미국만큼의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것은 없는 것이다. DC나 마블 코믹스 Marble Comics 를 접하지 않고 자라온 우리들에게 이런 괴기스런 캐릭터에 친숙함을 느끼라는 것 부터가 무리인데다가.. 다분히 미국적인 가치관을 가진 Hero들이 안그래도 미국에 별로 감정이 좋지 않은 우리게게 먹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라는 보편적인 고뇌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긴 하지만... 과연?
8. 영화 마케팅의 승리
영화 자체로만 보자면... 꽤 재미있는 액션 또는 느와르 영화이다. 하지만, 이처럼 폭발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켜 블로그스피어를 도배할 정도로 대단한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액션 또는 느와르 영화로 보기에는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적당하지 않을뿐더러, 등장하는 인물도 너무 많고, 또한 그 등장 인불들 각각의 캐릭터 설정에 너무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수많은 배트맨 시리즈에 대한 사전 감흥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지겨울 법도 하다.)
그리고 속편인데다가... 전편을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설정도 있고...지루한 면도 많다. 영화가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2008년 최대의 기대작으로 우뚝 솟은 것은 다분히 마케팅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살지 않기 때문에 수많은 마케팅을 접해보지 못해서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서도... 아래의 바이럴 마케팅 사진 한장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죠커의 장난질을 보려거든 라피니 님의 블로그
그 외의 'The Dark Knight (다크 나이트)'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서는 스테판's Movie Story
흠.. 이제 수 많은 블로그들을 읽어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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