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Team (A-특공대) - 오히려 '돌아온 제 5 전선'
The A-Team (A-특공대) 오히려 '돌아온 제 5 전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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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2010
제작 : Dune Entertainment 배급 : 20th Century Fox 연출 : 조 카나한 Joe Carnahan 출연 : 리암 니슨 Liam Neeson (한니발 John 'Hannibal' Smith 역) 브래들리 쿠퍼 Bradley Cooper (멋쟁이 Templeton 'Faceman' Peck 역) 퀸턴 잭슨 Quinton 'Rampage' Jackson ('B.A.' Baracus 역) 샬토 코플리 Sharlto Copley (머독 'Howling Mad' Murdock 역) 2010. 6.11 CGV 명동 3관 |
추억의 TV 시리즈
요즘 헐리우드 블럭버스터급 영화에 대해서 평을 쓰면서 항상 '소재 고갈'이라는 표현을 쓰곤 했는데, 이 영화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게다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한 TV 시리즈 'The A-Team (A-특공대)'의 리메이크 아니던가...
아, 그립소이다.
몇년전에 'CSI' 니 'Prison Break'니 미드가 새로운 유행인 양 찾아보곤 했지만, 어언 20여전 전에는 특별히 '미드'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미국의 드라마는 (비록 몇년 지나서 방영했지만) 그냥 TV를 틀면 나오는 친숙한 드라마였던 것이다.
방영 시기적으로는 'Knight Rider (전격 Z 작전)' 이나 'Airwolf (출동! 에어울프)' 뒤였던 것 같고, 'Macgyver (맥가이버)'와 동시대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국민학생이었던 시절, 졸린 눈을 비비며 (가끔은 보다가 잠 들어 버리기도) 보던 꽤 좋아하던 시리즈였다.
그렇다면 개봉일에 봐 주는 것이 예의... 11일에 개봉하자마자 CGV를 찾았다.
TV 시리즈의 리메이크는 원작의 유명세를 업고 시작해서 유리한 면도 있지만,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할 경우 원작의 팬들마저 적으로 돌리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만큼 부담도 있을 것이다.
'The 'X-Files (X 파일)'의 영화는 TV 시리즈의 연장과 같은 느낌이어서 실망감은 약간 있었으나, 적을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안 감독의 'Hulk (헐크)' 경우에는 TV 시리즈와는 아예 동떨어진 모습으로 인하여 한국에서는 욕을 쳐들었고, 그렇다고 원작 만화의 세계관을 가져오지도 않아서 원작 만화 팬의 원성도 들었다고 한다. 영화화 하려면 아예 새롭게 판을 짜 버리는 'エバンゲリオン 新劇場版 破 (에반게리온 파)'가 정답이 아닌가 싶다.
역시 마초 액션의 아드레날린
'The A-Team (A-특공대)'의 특징은 매회 대량의 화기를 사용하면서도 등장 인물들이 거의 죽지 않았다는데 있었다. 다른 시리즈에서는 쉽게 죽어가는 엑스트라들이 많았는데, 이 시리즈에서는 월남전 참전 용사들 답게 매번 M16을 갈겨대지만 엑스트라들도 전부 넘어져서 구르는 정도의 상처밖에는 입지 않는다. 심지어는 중화기를 쏴서 트럭을 뒤집어 엎어도, 역시 한번 구르고 말 뿐, 다른 시리즈나 영화처럼 차가 불타서 폭발한다거나 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피를 흘리는 녀석들 조차 없다. 시리즈 막판으로 가면서 몇명이 죽는 것을 보면서 약간 충격을 받은 기억도 있었다.
98개 에피소드 내내 5명의 사망자(?)만을 기록했다니까 말 다했다.
그렇다고 영화로 만드는데 있어서 구르고 긁히기만 해서는 어쩌겠는가.. 로보트 같은 것 없이 몸으로 하는 액션인지라 차라도 부수곤 해야지.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사상자(!)를 내면서 시작한다. 때리고 쏘고, 부딪히고, 구르고, 불에 탄다.
액션만큼은 기존의 시리즈의 전통(?)을 따르지 않고, 처음부터 강하게 때리고 나간다. 그리고 그 결과 다른 블럭버스터급 액션 영화에 뒤지지 않는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기 충분하다.
캐릭터의 향연
'The A-Team (A-특공대)'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등장 인물들의 잘 형성된 캐릭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능글능글하게 낙천적인 리더 한니발 (조지 페퍼드 George Peppard), 쉴새 없이 뻐꾸기 날리는 멋쟁이 (더크 베네딕트 Dirk Benedict), 생긴대로 행동하는 B.A. (미스터 T Mr. T), 미친건지 아닌지 감이 안 잡히는 머독 (드와이트 슐츠 Dwight Schultz) 4명의 조합이 매주 월요일 밤마다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영화로의 리메이크 핵심은 바로 이 캐릭터를 얼마나 잘 승계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름할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는데..
우선 한니발 역의 리암 니슨은 조지 페퍼드 만큼의 능글능글함은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리더로서의 역할에 잘 어울린다. 아쉬운 점은 성우 이강진씨의 더빙이 워낙 훌륭했던 탓에 약간의 허스키가 가미된 리암 니슨의 못소리가 좀 어울리지 않는달까...
TV 시리즈의 배역에 비해서 비중이 한껏 높아진 멋쟁이 역의 브래들리 쿠퍼는 무난하게 역할을 소화하였으나. 성우 김도현씨의 '나 이거, 좋았는데~'라는 멋들어진 감탄사가 계속해서 아쉬웠다.
넷 중에서 B.A.의 캐릭터 승계가 가장 떨어진다고 판단되는데, 당시 미스터 T의 강력한 실제 캐릭터 때문에 누가 이 역할을 맡더라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표현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B.A의 극중 역할 역시 많이 줄어버렸다.
머독을 맡은 샬토 코플리는 넷 중에서 가장 높은 싱크로를 이루어 내었다. 그러나 'District 9 (디스트릭트 9)' 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네...
리더를 맡은 '한니발'입니다. 여자를 담당하는 '멋쟁이'에요. 근육을 맡은 'B.A'다. 돌+I를 맡은 머독입니다.
TV 시리즈에서 확실하게 형성된 4명의 캐릭터를 변화시키는 모험은 택하지 않은 대신, 현대 영화 관객과의 타협점으로 삼은 것이 여자 한 명을 투입하였으나, 이 때문에 멋쟁이의 캐릭터가 좀 죽었다고나 할까...
근데 좀 다른걸...
시대가 80년대 초반이었던 만큼 4명의 특공대는 월남전에서 탈영한 신분이었다. 시리즈의 첫부분을 못 본 것인지, 아니면 아예 그냥 그렇게 시작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4명은 월남전에서 같은 부대였고, 무슨 일에서인지 탈영을 해서 LA에서 암약하고 있다. (숨어 지내는데, 의뢰자는 그들을 꽤나 자주 만난다.)
영화에서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월남전은 역시 이라크 전으로 바뀌었다. (설마 헐리우드의 요구로 이라크 전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니겠지?) 영화의 시작에서는 4명이 서로를 모르고 있고, 그들이 이라크 지역에 작전을 하기 위해서 모이는 것과, 누명을 쓰고 군사 재판을 받아 복역 중에 탈옥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렇게 보면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설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물론 흥행에 성공 이후의 속편 제작을 염두해 둔 것이리라...
시대적 소명(?)으로 설정을 변경한 것이나, 속편을 염두해 둔 프리퀄... 현대 영화에 영합하는 여성 캐릭터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봐 줄 수 있으나... 원작의 팬으로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치밀한 계획에 의한 작전 실행이라는 것이다.
기억을 되새겨보면 한니발은 뭔가 계획이 있는 것 같지만 확실하지도 않았고, 게다가 항상 계획은 어그러졌고... 임기응변과 무지막지의 조합으로 쿵쾅쿵쾅 돌진하여 작전을 성공해 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시가에 불을 붙이며 한마디, "작전이 성공해서 기분이 좋군."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계획이 아주 상세하고 일목 요연했으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면서 작전 수행 장면까지 교차 편집으로 보여준다. 아, 이런 장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정확한 계획과, 작전 실행에서 발생하는 우연까지도 이용하는 계획. 이건 바로 'Mission: Impossible (돌아온 제 5 전선)'에서 익히 봐 왔던 장면들 아니던가... 'The A-Team (A-특공대)'에서 바라는 것은 무대뽀 정신이란 말이지...
굳이 이럴 것 까지야...
서비스, 서비스
몇가지 변화들 떄문에 찝찝한 기분으로 극장을 나서려는 원작의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마지막에 마련되어 있다.
영화 내내 감질나게 찔끔대던 테마 음악이 엔드 크레딧과 함께 힘차게 울릴 것이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다음에 보여지는 짤막한 영상을 보면서 80년대의 추억을 곱씹어 보는 것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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