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삿포로 여행 2. 출발이 불안하다.
'17.2.22
어제 한남동에서 술을 왕창 먹었다. 자주 보는 멤버들이긴 한데, 이런 조합은 처음인지라 기분좋게 일배하다 보니一盃임, 일베 아님 완전히 취해버렸다.
집에 늦게 온 것은 아닌데 완전히 취한 상태이다 보니 짐싸는 작업이 그렇게 순조롭게 되지는 않았다. 새로 받은 세면도구 파우치는 어디에 뒀는지 영 기억이 안 나서 온 방을 헤짚었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고, 각종 배터리는 충전했으나 삿포로에 가서 보려고 했던 'Love Letter' 는 태블릿에 저장하지 못 한채로 잠들었다.
출발 당일 오전 7시에 기상하려고 했으나, 의지가 박약한지라 첫번째 기상 시도는 실패했다. 7시가 좀 넘어서 일어나기는 했으나, 어제 다 싸지 못한 짐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결국 7시 30분 출발 목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8시가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급하게 나갈 때에는 항상 준비한 것 중에서 무언가를 잊고 가는 듯한 찜찜함이 남는 건 매번 경험했던 것이다. 여권만 챙겼으면 됐지 뭐.
눈이 많은 삿포로 札幌 로 가는 여행의 날씨를 예고하듯이 아침부터 경기도에도 눈이 내린다. 출발이 늦은만큼 마음이 급하지만, 눈이 내리는 기상 상황에 출근 시간까지 겹쳐서 빠르게 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체증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90~100km/h 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공항으로 향한다. 1시간 조금 더 걸려서 9시 15분에 인천 공항 입구로 들어섰다.
왠지 모르게 이 때까지는 출발 시각을 10:30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마 정말로 10:30 이었다면 이미 늦었을 듯. 일찍 오지도 못 했는데 가족과 짐까지 들고 주차장에 다녀오려면 시간이 더 지체될 것 같아서 출국 터미널에 은서와 서영을 내려주고, 나는 차를 몰고 장기 주차장으로 향했다.
지난 번 도쿄 東京 여행 때 세워 두었던 주차 타워로 갔으나 이 곳은 이미 만차로, 타워 뿐 아니라 P1, P2 구역의 주차장이 모두 만차다. 망했구나라고 생각할 때 쯤 다시 출발 시각을 확인해 보니 11시 20분이다. 오호 50분의 여유 시간을 벌었다.
눈발을 헤치면서 P3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여기는 어딘가? 공항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다. 공항에서 출발하는 자기부상 열차로 한 정거장이 떨어진 곳이구나. 걸어서 가기는 애매한 거리라 장기 주차장 순환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기록을 남기느라 순환 버스의 사진을 찍었는데, 내 앞에서 버스를 타려는 사람과 시비가 붙었다. 카메라까 찍히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니 나에게 뭘 찍느냐고 따진다. 그냥 물어보는 어투가 아니라 대 놓고 화를 내는 말투였기에 나도 지지 않고 되받아친다.
"아저씨 찍는 거 아니니까 신경 끄세요."
평일에 골프백 들고 공항에 있는 정도라면 땡땡이는 아니고 당당하게 휴가 내고 온 것일 터인데 본인을 찍은 것도 아니고 사진찍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다니, 이건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흠.
주차를 하는 동안 포켓 와이파이를 빌려다 놓았다. 이제 체크인만 하면 된다.
제주항공 카운터로 가니 사람들이 왕창 밀려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삿포로행을 타는 것은 아닐텐데, 제주항공 노선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셀프 체크인을 하려했는데, 여권 읽는 단계에서 계속 실패가 난다. 옆에서 봐주시던 직원 분이 키오스크를 계속해서 리부트 하는 걸 봐서는 키오스크보다는 시스템 장애가 아닐까 싶다. 포기하고 다시 정상 체크인 카운터에 줄을 섰다. 그런데 5분이 지나도록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러다가 시간 내에 체크인을 못 할지도 모르겠군.
아까 실패가 났던 셀프 키오스크 옆쪽에 다른 모델의 키오스크가 있었다. 여기서 했더니 한번에 체크인 성공. 3연석이 두 개 남았는데 그 중 하나를 get 성공, 셀프로 하지 않았다면 셋이 따로 앉을 뻔했다.
셀프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트렁크를 붙이고 보니까 이미 10시 10분이다. 아침을 먹지 않았기에 무언가 먹으러 갈까 싶었는데, 보안 검색대를 보니까 사람이 많다. 먹고 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듯 해서 아침은 가볍게 포기한다. 실제로 보안 검색 통과하는데 30분 가까이 걸렸다.
제주항공은 피치항공보다 공항 사용료를 많이 내는 것 같다. 탑승동 A 가 아니라 본 터미널에서 탑승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 탑승구이다. 지난 번 후쿠오카 福岡 갈 때와 같은 탑승구로구나. 그 떄도 제주항공이었지.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니까 바로 탑승할 시각이 되었다. 후쿠오카 갈 때 커피 한 잔 먹겠다고 샀는데, 뜨거운 음료는 비행기에 반입이 금지라고 해서 그냥 두고 갔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 커피도 포기했다. 과도한 음주 다음날의 부작용으로 목마름이 심한데 이를 어쩌나.
때마침 탑승이 지연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바로 근처의 파스쿠치에 가서 커피를 주문했다. 그런데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나니 탑승을 시작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것 참.
차가운 음료는 반입 가능이라고 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 변경해서 쪽쪽 빨면서 탑승했다.
결국에는 20분 늦은 11시 50분에 이륙을 시작했다. 아침에 늦을까봐 가슴 졸이던 것이 참 의미 없군.
시대에 맞게 안내 방송 내용이 바뀐 것인지, 핸드폰의 전원을 끄라는 제한은 하지 않는다. 비행기 모드로 변경하라고만 안내를 하고, 실제로 태블릿을 사용해도 제재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MP3 플레이어까지도 사용하지 말라고 했는데...
일기를 쓰기 위해서 새로 산 마이크로소프트 휴대용 키보드를 연결한다.
에어플레인 모드에서 안드로이드 태블릿과는 연결이 잘 되는데, 아이폰과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헛, 그러려면 뭐하러 블루투스 켤 수 있게 만든거지?
어제 한남동에서 술을 왕창 먹었다. 자주 보는 멤버들이긴 한데, 이런 조합은 처음인지라 기분좋게 일배하다 보니
집에 늦게 온 것은 아닌데 완전히 취한 상태이다 보니 짐싸는 작업이 그렇게 순조롭게 되지는 않았다. 새로 받은 세면도구 파우치는 어디에 뒀는지 영 기억이 안 나서 온 방을 헤짚었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고, 각종 배터리는 충전했으나 삿포로에 가서 보려고 했던 'Love Letter' 는 태블릿에 저장하지 못 한채로 잠들었다.
출발 당일 오전 7시에 기상하려고 했으나, 의지가 박약한지라 첫번째 기상 시도는 실패했다. 7시가 좀 넘어서 일어나기는 했으나, 어제 다 싸지 못한 짐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고 결국 7시 30분 출발 목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8시가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급하게 나갈 때에는 항상 준비한 것 중에서 무언가를 잊고 가는 듯한 찜찜함이 남는 건 매번 경험했던 것이다. 여권만 챙겼으면 됐지 뭐.
눈이 많은 삿포로 札幌 로 가는 여행의 날씨를 예고하듯이 아침부터 경기도에도 눈이 내린다. 출발이 늦은만큼 마음이 급하지만, 눈이 내리는 기상 상황에 출근 시간까지 겹쳐서 빠르게 질주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체증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90~100km/h 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공항으로 향한다. 1시간 조금 더 걸려서 9시 15분에 인천 공항 입구로 들어섰다.
왠지 모르게 이 때까지는 출발 시각을 10:30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마 정말로 10:30 이었다면 이미 늦었을 듯. 일찍 오지도 못 했는데 가족과 짐까지 들고 주차장에 다녀오려면 시간이 더 지체될 것 같아서 출국 터미널에 은서와 서영을 내려주고, 나는 차를 몰고 장기 주차장으로 향했다.
지난 번 도쿄 東京 여행 때 세워 두었던 주차 타워로 갔으나 이 곳은 이미 만차로, 타워 뿐 아니라 P1, P2 구역의 주차장이 모두 만차다. 망했구나라고 생각할 때 쯤 다시 출발 시각을 확인해 보니 11시 20분이다. 오호 50분의 여유 시간을 벌었다.
눈발을 헤치면서 P3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여기는 어딘가? 공항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다. 공항에서 출발하는 자기부상 열차로 한 정거장이 떨어진 곳이구나. 걸어서 가기는 애매한 거리라 장기 주차장 순환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기록을 남기느라 순환 버스의 사진을 찍었는데, 내 앞에서 버스를 타려는 사람과 시비가 붙었다. 카메라까 찍히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더니 나에게 뭘 찍느냐고 따진다. 그냥 물어보는 어투가 아니라 대 놓고 화를 내는 말투였기에 나도 지지 않고 되받아친다.
버스 사진 찍는데 가리지 마세요.
"아저씨 찍는 거 아니니까 신경 끄세요."
평일에 골프백 들고 공항에 있는 정도라면 땡땡이는 아니고 당당하게 휴가 내고 온 것일 터인데 본인을 찍은 것도 아니고 사진찍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다니, 이건 뭘까 하는 생각이 든다. 흠.
주차를 하는 동안 포켓 와이파이를 빌려다 놓았다. 이제 체크인만 하면 된다.
제주항공 카운터로 가니 사람들이 왕창 밀려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삿포로행을 타는 것은 아닐텐데, 제주항공 노선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셀프 체크인을 하려했는데, 여권 읽는 단계에서 계속 실패가 난다. 옆에서 봐주시던 직원 분이 키오스크를 계속해서 리부트 하는 걸 봐서는 키오스크보다는 시스템 장애가 아닐까 싶다. 포기하고 다시 정상 체크인 카운터에 줄을 섰다. 그런데 5분이 지나도록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이러다가 시간 내에 체크인을 못 할지도 모르겠군.
집념의 성공
아까 실패가 났던 셀프 키오스크 옆쪽에 다른 모델의 키오스크가 있었다. 여기서 했더니 한번에 체크인 성공. 3연석이 두 개 남았는데 그 중 하나를 get 성공, 셀프로 하지 않았다면 셋이 따로 앉을 뻔했다.
셀프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트렁크를 붙이고 보니까 이미 10시 10분이다. 아침을 먹지 않았기에 무언가 먹으러 갈까 싶었는데, 보안 검색대를 보니까 사람이 많다. 먹고 오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듯 해서 아침은 가볍게 포기한다. 실제로 보안 검색 통과하는데 30분 가까이 걸렸다.
제주항공은 피치항공보다 공항 사용료를 많이 내는 것 같다. 탑승동 A 가 아니라 본 터미널에서 탑승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 탑승구이다. 지난 번 후쿠오카 福岡 갈 때와 같은 탑승구로구나. 그 떄도 제주항공이었지.
화장실을 한 번 다녀오니까 바로 탑승할 시각이 되었다. 후쿠오카 갈 때 커피 한 잔 먹겠다고 샀는데, 뜨거운 음료는 비행기에 반입이 금지라고 해서 그냥 두고 갔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 커피도 포기했다. 과도한 음주 다음날의 부작용으로 목마름이 심한데 이를 어쩌나.
때마침 탑승이 지연될 것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바로 근처의 파스쿠치에 가서 커피를 주문했다. 그런데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나니 탑승을 시작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것 참.
차가운 음료는 반입 가능이라고 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주문 변경해서 쪽쪽 빨면서 탑승했다.
자, 출발이다.
결국에는 20분 늦은 11시 50분에 이륙을 시작했다. 아침에 늦을까봐 가슴 졸이던 것이 참 의미 없군.
시대에 맞게 안내 방송 내용이 바뀐 것인지, 핸드폰의 전원을 끄라는 제한은 하지 않는다. 비행기 모드로 변경하라고만 안내를 하고, 실제로 태블릿을 사용해도 제재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MP3 플레이어까지도 사용하지 말라고 했는데...
안드로이드만 연결 성공
일기를 쓰기 위해서 새로 산 마이크로소프트 휴대용 키보드를 연결한다.
에어플레인 모드에서 안드로이드 태블릿과는 연결이 잘 되는데, 아이폰과는 연결이 되지 않는다. 헛, 그러려면 뭐하러 블루투스 켤 수 있게 만든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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