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WC 1차전 SK:넥센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WC 1차전 SK:넥센
2015.10.7 (수) 18:30 ~ 23:08 목동야구장
4:5 넥센 승 (W) 한현희 (L) 정우람
2015.10.7 (수) 18:30 ~ 23:08 목동야구장
4:5 넥센 승 (W) 한현희 (L) 정우람
우천으로 순연된 몇 개의 경기가 치뤄지고 마지막 남은 경기를 두산이 잡아내면서 결국 두산의 순위는 3위로 결정되었다.
3위로 올라간 것은 몇 가지 중요성을 지닌다. 3위나 4위가 동일하게 준PO를 치루는 규정이 유지되었더라도,넥센에서 한 없이 약한 두산의 선발진 기록을 보면 잠실에서 1~2차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우선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작년까지의 이야기이고 올해 바뀐 규정에 의하여 4위는 많이 불리한 핸디캡을 안게 되었다.
그 핸디캡은 바로 5위와의 와일드 카드 경기이다. 3위는 작년과 동일하게 준PO 부터 경기를 시작하지만, 4위와 5위는 적게는 한 경기, 많게는 2경기를 치루어서 승리하는 팀이 준PO에 올라가는 제도이다.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2위부터 4위까지의 팀이 결정되었던 2013년 수준까지는 못 미쳐도 올해 역시 페넌트레이스 종료 이틀전이 되어서야 3~5위의 주인공이 모두 결정되었다. 그리고 유리한 3위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분투한 두산 덕분에 간신히 5위로 턱걸이한 SK와, 두산 때문에 4위로 다시 밀려난 넥센이 와일드 카드에서 맞붙는다.
와일드 카드는 양대리그제를 시행하면서 치루어질 뻔 했다.당시 막강 전력인 드림리그의 3위가 헐렁한 매직리그의 2위보다 훨씬 승률이 높았고 1위에 조금 미치지 못했는데, 이 때 만약 드림리그 3위였던 현대 유니콘스가 매직리그 1위였던 삼성 라이온스보다 승률이 높았더라면 매직리그 2위 한화 이글스와 PO진출권을 놓고 결정전을 벌였을 것이다. 경기를 벌였더라도 와일드 카드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고 준PO라고 불렀을 것이니, 어쨌거나 프로야구 30년사에 처음으로 와일드 카드라는 이름의 포스트 시즌 경기가 펼쳐졌다.
기억에 남는 첫 PS
이런 역사적인 경기를 직접 봐야하는 의무감 비스무리한 것도 있고, 요즘 야구에 부쩍 관심이 많은 서영이가 포스트 시즌을 본 기억이 없다는 복창 터지는 얘기를 하기에 서영이를 데리고 갈 겸해서 목동 구장으로 향했다. 아무래도 준PO 경기 예매가 힘들 것으로 예상이 되기에 그 전에 포스트 시즌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이면 고척 스카이 돔으로 옮기는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를 목동에서 마지막으로 본다는 의미도 있다.
양 팀 모두 인기가 없는 팀이어서 그런지 입장권을 구매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올해부터는 G마켓에서 인터파크로 변경되었는데, 서버 용량이 더 빵빵한 건지 아니면 인기가 없는 건지 모르겠는데 접속 실패 없이 바로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테이블석은 일찌감치 매진이었지만 그래도 내야 자리까지는 쉽게 살 수 있었다. 이게 웬일이지?
SK는 최근 KS 를 7번이나 했으니 WC 정도의 경기는 굳이 볼 필요 없다는 것인가? 넥센도 작년에 KS를 진출했으니 4-5위전은 아오안인건가?
관중들의 관심 저하와는 별도로 오늘의 경기는 꽤나 긴장감을 불러일으킬만한 결전이다. SK는 WC에서 2승을 해야만 준PO 진출이 가능하다 한 경기를 패한다거나 비기기만 해도 바로 WC에서 올해의 가을 야구는 접는거다. 넥센은 한 경기 정도 패해도 괜찮다는 여유가 있겠지만, 2차전까지 갈 경우 투수층이 얇은 넥센으로서는 준PO 승리의 가능성이 매우 낮아져서, 총력전을 하더라도 1차전에서 준PO 진출을 결정하는 것이 나은 경기이다.
판교로 이사 온 이후에 좋지 않은 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야구장에 가는 것이다. 잠실 경기장이 멀어진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목동 경기장은 꽤나 불편하다. 광장동 살던 시절에도 목동까지 자동차 이동은 막혔지만, 5호선을 타면 오목교 역까지 바로 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판교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도 무리다.
조금 일찍 회사에서 나와 서영이를 데리고 자동차를 몰았지만 역시나 제시간에 맞춰 갈 수는 없었다. 퇴근 시간이 되기 전에 출발했건만 안양부터 막히더니 고척 스카이돔이 보이는 철산지역부터는 정체다.
경기 시작 전에 도착하는 것은 고사하고 3이닝이 끝나기 전에 들어갈 수 있을지나 모르겠다. 이 정도면 지하철을 타고 오는 편이 나았을텐데.
목동 야구장에 도착해서도 주차 때문에 시간을 보냈다. 야구장 주차장은 이미 만차여서 막아놨고 주차 안내하시는 분의 "나오는 차 있을 때까지 기다리시든가, 근처 공영 주차장에 가시든가. 공영 주차장에 빈 자리가 있는지는 난 모르겠고" 라는 놀리는 듯한 말에 살짝 열을 낼까 고민했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서 바로 공영 주차장으로 갔다. 차를 세우고 한참 걸어서 야구장에 들어갔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지하철을 타고 오는 편이 나을 뻔 했다.
두산 팬인 나의 입장에서는 오늘 경기는 SK 와이번스의 승리가 좋다. SK가 올라오든, 혹은 넥센이 올라오든지간에 WC 두 경기를 모두 치루면서 불펜의 힘이 모두 소진된 채로 올라오는 것이 좋고, 그 중에서도 상대 전적에서 우위에 있는 SK가 더 수월하기에 오늘은 SK를 응원해야 한다.
목동에 처음 오는 것은 아니지만 별 생각 없이 원정팀이 3루라고 생각하고 3루 내야석을 구매했다. 그런데 아뿔싸, 자리를 잡고 보니 여기는 적진인 넥센 자리가 아니던가. 뭐, 상관없다. 나는 인천 문학 경기장에서 SK 덕아웃 바로 위에 두산 점퍼를 입고 응원했던 전력이 있으니까.
이런 자리였군.
차를 타고 오면서 중계를 지켜봤다.
양 팀의 선발은 벤 헤켄 Andy Van Hekken 과 김광현으로, 리그의 뛰어난 좌완 2명이다. 3루 자리에서는 등짝만 보이겠군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1회말 넥센 공격 때부터 김광현이 볼질을 한다. '이거 이러다가 김광현을 못 볼 수도 있겠는데'라고 생각하는 와중에 볼넷 4개로만 1점을 내주었다. 다만 적시타가 없어서 1점으로 잘 막아낸 것이 다행이다. 벤 헤켄은 여전히 좋은 공을 던졌고, 김광현 역시도 2회부터는 영점을 잡은 건지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
그리고 좋은 수비 리듬은 공격에까지 이어져서 5회 앤드류 브라운 Andrew Brown 이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이후 나주환의 발차기로 추가 2점을 만들면서 SK가 승기를 잡았다. 2점 차이라면 김광현이 어느 정도까지 버텨주고, 윤길현, 정우람 등의 계투진이 막아준다면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결정적인 장면을 내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영이가 배고프다 하여 뭔가 먹을 것을 사기 위해서 안쪽 매점으로 갔는데, 나가자마자 브라운의 홈런이 터지고, 감자칩을 사기 위해서 줄을 서있는 사이에 박정권과 나주환의 장타가 터졌다. 이렇게 경기가 끝난다면 난 점수나는 상황을 하나도 못 보고 돌아간다.
앞서 나가는 SK는 어떻게든 1차전 승리를 가져가기 위하여 선발인 메릴 켈리 Merrill Kelly 를 구원으로 내세우는 강수를 두었다. 김광현이 1회 너무 많이 던져서 5회까지 벌써 88구를 던지긴 하였으나 컨디션을 회복하는 과정이었기에 6회까지 가져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으나, SK에서는 승부수를 일찌감치 띄웠다. 그 선택이 나쁘지는 않았는데 공 자체만 보면 김광현보다는 조금 나았다.
SK는 7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힘이 떨어진 벤 헤켄에게 2사 만루의 상황을 만들었으나, 곧이어 등판한 손승락에게 막히면서 기회가 무산된다. 7회 2사에 손승락이 등판한 걸 보면 넥센도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이 승부수는 맞아 떨어져서 7회에 고종욱의 3루타로 바로 추격을 하였고, 이어지는 내야 땅볼로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동점을 지키기 위하여 서로 최강의 투수진을 연이어 투입한다. SK는 켈리에 이어서 전유수와 정우람을, 넥센은 조상우를 투입했다. 서로 상대의 투수에 막혀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고 9회까지 동점 상황을 유지하며 연장에 들어갔다. 지켜보는 두산 팬의 입장에서는 마냥 신이 난다. SK가 이기면 베스트, 넥센이 이기더라도 필승조가 꽤나 많이들 던진다.
균형은 11회에 SK에 의해서 먼저 깨졌다.
밤 11시가 되어가는 상황이라 이 경기를 몇 회까지 보고갈까 고민하는 와중에 안타와 폭투로 주자 2루가 되었다. 조상우 다음으로 등판한 한현희의 직구도 149km/h 를 찍었지만 아무래도 SK의 타선이 조상우의 공에 익숙해진 듯, 한현희의 공을 잘 쳐낸다. 안타 3개와 볼넷 하나를 얻었지만 멍청한 주루 플레이 때문에 결국에 얻은 점수는 한점이다. 그것도 포수의 패스트 볼로 얻은 점수이니 좀 김이 빠진다.
달아날 수 있을 때 달아나지 못한 대가는 크다. 이어지는 SK의 공격에서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내주었다. 윤길현과 박정배까지 등판하면서 이렇게 연장이 이어지는 건가 하고 생각하는 즈음에 He dropped the ball! 경기는 끝났다. 내내 좋은 수비를 보여주던 유격수 김성현이 뜬 공을 잡지 못하고 지나치면서 이것이 바로 끝내기로 이어진 것이다.
He dropped the ball~~~~
4시간 30분이 넘어간 이 팽팽한 경기가 허무하게 끝나는 순간이다. 목동지역 수험생 어머니의 기가 작용한 것일까?
PS라서 그런지 외야에도 치어리더가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PO 3차전 NC:두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PO 3차전 NC:두산
2015.10.29 -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준PO 2차전 넥센:두산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준PO 2차전 넥센:두산
2015.10.23 -
9월의 두산 베어스
9월의 두산 베어스
2015.10.02 -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NC:두산 16차전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NC:두산 16차전
2015.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