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Save the DF - 이승환 콘서트 ('14.12.24)
진짜: Save the DF 이승환 콘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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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간 : 2014.12.24
공연장 : 고양 실내 체육관 입장권 : VIP 132,000원, R 121,000원, S 99,000원 A 77,000원, B 55,000원 기획 : 오드아이앤씨 주최 : 쇼플러스엔터테인먼트, 드림팩토리클럽 2014. 12. 24. 20:00~ R석 |
1집부터 수집하다시피 한 이승환의 앨범을 사지 않은 것도 벌써 몇 년 되었다. 아마도 'War in Life' 가 마지막이었던 듯하다.
그렇다고 콘서트를 자주 간 것도 아니어서 2000년 올림픽 공원 체조 경기장에서 했던 공연을 본 지 15년이나 지났다. TV 에 나오는 걸 거의 챙겨보긴 했지만 그렇게 자주 나오는 가수도 아니고.
12월 13일 광주 염주 종합 체육관 공연을 시작으로, 24일 고양 실내 체육과, 27~28일 잠실 실내 체육관, 31일 부산 벡스코, 해를 넘겨 1월 3일 대구 EXCO, 24일 수원 실내 체육관까지 잡혀 있는 '진짜' 공연을 오랜만에 보러 가기로 했다.
처음 노렸던 것은 당연히 집에서 가까운 27~28일 잠실 실내 체육관 공연이다. 일찍 예매를 시도했기에 표는 있었으나, 역시 1층의 좋은 자리는 이미 다 팔려서 없고 3층이나 2층 구석 자리밖에 남지 않았다. 기왕 공연을 볼 때는 비싼 돈을 주고라도 R석 이상을 선택하기에 잠실을 제껴 놓고 광주나 고양을 노렸다. 12월 13일 주말에 전라도 여행을 가면서 광주 공연까지 보려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고,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고양 실내 체육관 표를 사 놓고, 혹시나 잠실 취소표가 나오면 바꾸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은 고양 실내 체육관 공연으로 낙점되었으니, 이로써 거의 10여년만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밖을 나다니게 되었구나.
차가 막히지 않는다면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아니던가.
오후 3시 정도에 나가서 일산 근처에서 노닥거리다가 콘서트를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런 저런 피곤한 일을 겪고서 느즈막히 오후 2시가 되어서야 아침 겸 점심 식사를 하고 났더니 졸렵기 시작한 것이다. 피곤한 몸으로 콘서트를 갈 수 없기에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오후 5시 40분에 출발했다.
이 때부터 강변 북로는 헬게이트가 열리는데, 천호대교부터 방화대교까지 평속 10km/h 이하의 속도로 기어간다. 그나마 2시간 전에 출발하여서 고양 체육관에 8시 근방에 맞춰서 도착할 수 있었다. 차를 세울 주차장도 이미 만석이라 길가에 대충 대 놓고 실내 체육관의 자리를 잡은 것이 아마도 20시 13분이다.
다행히 제시간에 공연을 시작하지 않아서 앞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자리에 앉자 곧 공연이 사작된다.
게스타가 오프닝 무대를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역시 이승환은 게스트 하나 없이 3시간 동안 혼자서 (물론 그의 밴드와 함께) 무대를 꽉 채워낸다.
1집의 '텅 빈 마음' 으로 시작한 4곡의 메들로 무대를 열고 잠시의 암전 뒤에 '좋은 날'로 객석의 분위기를 처음부터 끌어 올린다.
4곡의 메들리 포함해서 총 33곡으로 공연을 꾸몄는데, 전체 곡 리스트 공개는 하지 말아달라는 주최측의 요청이 있어서 전체 곡 리스트는 '진짜' 공연이 완료되는 2015년 1월 24일 이후에 update 예정.다.
2. "좋은 날" (from 'BC 603')
3. "사랑하나요" (from 'Egg')
4.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from 'Always')
5. "화양연화" (from 'Fall to Fly')
6. "세가지 소원" (from 'The War in Life')
7. "내 맘이 안 그래" (from 'Mallang')
8. "당부" (from 'The War in Life')
9. "내게" (from 'My Story')
10."크리스마스에는" (from 'BC 603')
11."덩크슛" (from 'My Story')
12."꽃" (from '26년')
13."세월이 가면" (from '바람아 불어' of 최호섭)
14."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from 'BC 603')
15."너를 향한 마음" (from 'Always')
16."한 사람을 위한 마음" (from '2.5.共.感')
17."화려하지 않은 고백" (from 'My Story')
18."천일동안" (from 'Human')
19."다만" (from 'Human')
20."가족" (from 'Cycle')
21."Dear Son" (from 'Dreamizer')
22."물어본다" (from 'Karma')
23."롹스타 되기" (from 'Dreamizer')
24."Jerry Jerry Go Go" (from 'the Clas*2ic' of The Classic)
25."붉은 낙타" (from 'Cycle')
26."슈퍼 히어로" (from 'Mongrong')
27."그대가 그대를" (from 'Long Live Dream Factory')
28."위험한 낙원" (from 'Egg')
29.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from 'Hwantastic')
30. "이별 기술자" (from 'Dreamizer')
90년대 초반 감수성이 그나마 있었던 시절에 줄줄 외웠던 곡들이 대거 포진한 것은 좋았으나, 지난 2000년 콘서트나 그 이후의 라이브 앨범에서 듣지 못한 신곡이 모자른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프닝부터 'Dream Factory 가 망했어요' 로 시작하는데 시종 'DF가 망했어요.'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어요.' 라고 자학 개그를 하면서 '많은 분들이 히든 싱어 보고 오신 거 아닌가요' 라는 자조적인 푸념을 늘어 놓는다.
적어도 기획 단계에서 '히든 싱어' 때문에 붙은 흥행사가 있는 것인지, '고급 팬이 아닌 초급 팬'을 염두한 선곡이 아닌가 싶다.
이승환 노래를 거의 다 알고 있기에 초급은 아니지만, 최근 앨범의 곡까지 모두 다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고급 팬은 아니기에 조금은 아리까리한 선곡이 아니었나 싶다. 게다가 서영이는 초기 앨범을 거의 듣지 않고 최근 앨범 위주로 유명 곡들을 알려 주었는데 최근 앨범 중에서 기대한 몇 곡이 빠진 것이 좀 아쉽다.
33곡의 선곡을 보니 의외의 곡이 하나 정도 끼어 있었고 (OST 에 포함된 곡이라서 몰랐던 곡이다.) 그 외에는 대부분 예상할 만한 정도의 레퍼토리인데, 'Fall to Sky 前' 앨범에서 한곡만 나온 것도 의외이다.
일어나서 방방 뜨며 따라 부를 곡들을 모았고, 가만히 귀 기울이면서 경청하는 곡들을 또 따로 모아서 몇 번의 interlude 와 함께 진행한다. 3시간이 넘는 공연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항상 콘서트에 가면 잠들던 서영이도 이번에는 꽤 늦은 시각까지 자지 않고 공연을 모두 즐겼다.
마지막 앵콜을 방방 뜨면서 끝낼 줄 알았는데 '롹스터 되기' 와 '붉은 낙타'가 좀 일찍 나왔고, 마지막 곡은 정말 의외였다.
DF 가 망해간다더니 그럼에도 콘서트에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무대 장치며 백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하며 한곡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다. 영상은 다른 지역의 공연에서 같이 사용한다고 해도, 단 하루 공연을 위해서 이렇게 대형 무대 장치를 설치하다니 역시 꼼꼼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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