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ific Rim (퍼시픽 림) - 덕스러운 도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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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ific Rim (퍼시픽 림) 덕스러운 도박인데 |
년도 : 2013
국가 : 미국 상영 : 131분 제작 : Warner Bros. 배급 : Warner Bros. 연출 : 기예르모 델 토로 Guillermo del Toro 출연 : 찰리 헌냄 Charlie Hunnam (랄리 베켓 Raleigh Becket 역) 키쿠치 린코 菊地凛子 (마코 모리 Mako Mori 역) 이드리스 엘바 Idris Elba (스태커 펜테코스트 Stacker Pentecost 역) 찰리 데이 Charlie Day (뉴튼 기즐러 Newton Geiszler 역) 2013. 7. 17. 23:00~ CGV 왕십리 IMAX |
올 여름 최대의 기대작은 바로 기예르모 델 토로의 'Pacific Rim (퍼시픽 림)' 이었다. 두 편의 'Hell Boy (헬보이)' 와 'Pan's Labyrinth (판의 미로)' 로 유명하긴 하지만 아직 전작을 본 적이 없어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거대 괴수와 거대 로봇의 대결이라면 큰 화면에서 봐줘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IMAX 3D로 예매를 했다. (마침 G15 좌석이 하나 딱 남아서 샀는데, 왕십리 IMAX 관은 이 자리가 갑이다.)
Gipsy Danger. 미국
고지라 ゴジラ vs. 철인 28호 鉄人28号
결론적으로 말하면 미국의 오타쿠가 만든 고질라와 철인 28호의 대결이다. 외계인이라는 존재가 지구를 방문(?)하는 것은 저 하늘이 아니라 바닷속 심연이었다는 것은 대 놓고 고지라에 대한 오마쥬이다. 핵폭발에 의한 변종 괴물이 아니라 우주 괴물인 것이 좀 다르긴 하지만 어쨌거나 영화 말미에 혼다 이시로 本多猪四郎 감독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고 하니, 이건 다른 영화가 아니라 고지라에서 따온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또 하나 떠 오르는 것은 요코야마 미쓰테루 横山光輝 의 철인 28호. 전신의 디자인이나 작동 방법을 보면 다른 부분이 있지만, 티저에 등장하는 머리와 어깨 부분의 모습은 암만 봐도 28호의 모습이다.
Coyote Tango. 일본
에반게리온 エバンゲリオン
좀 지나다 보니까 에반게리온이 보이는데, 혹자들은 '에반게리온 실사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유사한 점이 있긴 하다.
태평양 바다 속에서는 사도와도 같이 우주 괴물 카이주 かいじゅう 가 인류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하나씩 진화하면서 공격을 해 오고, 인류는 그에 맞서서
엔트리 플러그는 아니지만 드리프트 Drift 방식으로 두 파일럿 간, 그리고 예거 간의 정신 감응 또는 기억 공유를 통하여 예거를 조정하게 되는 모습, 그 감응 정도에 따라서 예거의 전투력이 상승하거나, 파일럿의 폭주로 인하여 예거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진다거나 싱크로율이 급속하게 떨어지는 등의 모습은 에반게리온에서 봤던 그대로이다. 예거에 가해진 충격을 파일럿이 그대로 느끼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조종간이 아니라 파일럿의 움직임으로 예거를 움직이는 방식은 마치 훈이의 태권 V 조종 (태권도 모드) 방식이거나, 아이언 머슬 アイアンマッスル 의 모션 트레이스 방식이 더 떠오른다.
Striker Euraka. 오스트레일리아
진격의 거인 進撃の巨人
순차적으로
Crimson Typhoon. 중국
트랜스포머 The Transformers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최근 영화에서 거대 로봇을 다시금 끌어낸 공은 'Transformers (트랜스포머)' 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3D 영화가 줄곧 'Avatar (아바타)'에 비교되듯이, 거대 로봇 영화 역시 'Transformers (트랜스포머)' 가 기준이 된다.
이 영화 역시도 비교되는 점이 없지 않다. 거대 로봇에 등장한다는 점 외에도 그 상대가 우주에서 온다는 것, 그리고 우주에서 지구로 오는 통로가 우주선이 아닌 브릿치 Hole Breakthrough 를 통해서 온다는 것이 3편인 '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트랜스포머: 다크 오브 더 문)' 을 떠올리게 한다. 뭐, 'The Avengers (어벤져스)'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거나 그거나...
Черно Альфа. 러시아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카이주와 예거에 대한 설명을 3분만에 끝내버린다. 마치 카이주와 예거가 등장하는 배경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일단 등장한 다음에 서로 싸우는 장면이 중요한 것 아니냐는 듯한 식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고 넘어간다. 그리고는 바로 드리프트에 대한 설명. 드리프트가 가능한 두명의 파일럿을 구하는 과정이나, 그 이후 예거와의 싱크로를 맞추기 위한 과정 역시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어떤 모양의 카이주와 어떤 식으로 싸우고 그래서 이기는 가. 영화 2시간은 바로 이 싸움에 집중한다. 바로 이 부분에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인 특징이 모두 포함된다.
15년 전에 거지같은 영화에 쓰였던 'Size Does Matter' 라는 캐치 프레이즈는 사실 이 영화를 위해서 남겨졌어야 한다. 지금까지 봤던 어떤 거대 로봇 또는 괴수물보다 크기에 대해서는 한 코 먹고 들어간다. (아, 물론 'Macross (마크로스)'는 제외하고...)
만화를 제외하고 영화 상으로 이런 거대한 스케일을 시작적인 쾌감으로 제시한 것이 이 영화 말고 어떤 것이 있었을까?
2시간여의 영화를 예거와 카이주의 결투 장면으로 꽉 채우면서 스케일을 앞세운 비쥬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라면, 반대로 이 때문에 주인공의 캐릭터나 스토리에 몰입을 하지 못하고 역시 공감하지 못한 채로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이다.
위에서 얘기한 15년 전의 거지같은 영화를 연출한 롤랜드 에머리히 Roland Emmerich 감독의 영화가 주로 이런 식으로 욕을 처 먹었는데, 뭔가 막 죽거나 부숴지기만 하지 감정의 이입이 채 되기도 전에 뭔지도 모르는 존재들이 죽거나 부숴져봐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정도의 몰입도이다.
만약 일본식 괴수물이나 전대물, 특촬물에 관심이 있는 관객이라면 쉽게 몰입할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나같은 평범한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닥 공감되지 않는 희생으로 클라이막스를 이끌어내는 것이 불만이다.
이런 장점과 단점이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관심의 대상이긴 한데, 미국이나 한국에서 시망한 것을 보면 세상에는 오타쿠 おたく 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다시 확인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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