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13. 오랫만의 외식
'10.11.4 (뉴질랜드 시각)
아침에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샘물 한번 보고 나왔는데 벌써 정오가 지나버렸다.
배도 살살 고프고 해서 차 안에서 크래커 + 치즈 + 살라미로 간식을 만들어서 먹었다. 이미 12시 반이 넘었고, 오늘 세운 일정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슬슬 다음 일정을 위하여 이동을 하려던 찰라 살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에도 살짝 빗방울이 내리긴 했지만 이내 멎고 해가 쨍하길래 오늘의 날씨 걱정은 하지 않았는데, 오후가 되면서 다시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비 때문에 오후에 예정한 것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골든 베이의 바다에서 카약을 타는 것이라서, 어차피 바다 위에서라면 비가 와도 상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우선은 타카카 Takaka 시내로 들어섰다. 먹을 것도 거의 소진했고, 우리 뿐 아니라 차도 배가 고플 것이기에 타카카에서 처음으로 보이는 주유소 BP 에 들어갔다. 국립 공원 지역이라서 그런지 다른 곳 보다 기름 값이 비싸다. 넬슨 Nelson 에서 올라오다가 지나온 모투에카 Motueka 의 주유소는 이 보다 훨씬 저렴한데, 거기에 가서 가득 채워야겠다. 여기서는 가득 채우지는 않고 40불 어치만 넣었다.
차에게 먹을 것을 주었으니, 이제는 우리 먹을 것을 챙겨야지. BP 주유소 바로 옆에 위치한 프레시 초이스에 갔다. 우유나 쥬스, 식빵, 살라미 등 필요한 것을 보충했다. 넬슨 지역의 유명한 호프로 만드는 맥 브류어리 Mac's Brewery 맥주 한팩은 덤이다.
모투에카로 돌아 가는 길의 타카카 힐 Takaka Hill 은 역시 꼬불꼬불하여 힘들다. 어제 여기를 넘어오면서 이미 겪은 것이긴 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는 상황이니.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은서는 어제 잠을 잘못 잤는지 어깨가 뻐근하다고 한다. 이 어깨 상태로 카약을 탈 수 없는 없는 형편이고 해서 아벨 태즈만 Abel Tasman 에서의 카약은 일단 포기한다. 비가 내리는 날씨와 은서의 어깨 상태를 핑계삼아 취소하였지만, 실제로도 시간이 너무 늦었다. 예상보다 이동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다. 지도에서는 그냥 평범한 길로 표현되지만, 그것이 꽤나 가파른 언덕길이어고, 또 익숙하지 않은 커다란 캠퍼밴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
카약을 포기한 대신 타카카 힐에 있는 동굴 탐험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동굴 입구에 도착해보니 가이드를 동반하고서만 동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고 하여 기각하고, 차를 세운 김에 조금 전 마트에서 산 초코 케잌을 잘라 먹고서 다시 출발.
타카카 힐을 내려오는데 모터사이클 한대가 캠퍼밴 앞을 가로 막고 세운다. 눈에 익은 사람인 듯 싶어 자세히 보니 아까 푸푸 스프링의 주차장에서 본 아저씨같기도 하고.
우리 캠퍼밴 운전석 아래 쪽에 뭔가가 잘못되었다고 한다. 내려서 확인해 보니 가스 탱크쪽 문이 잘 잠기지 않아 열려 있었던 것 같다. 타카카 힐에서 동굴로 내려가는 비포장 길에서 아래가 긁히는 소리가 나긴 했는데, 그 때 바닥에 긁히면서 문의 잠금장치 부분이 헐거워져 열렸나보다. 문을 잘 닫고 다시 캠퍼밴을 몰고 간다. 타카카 힐을 다 내려와 이제 평탄한 길에서 속도를 내는데 이번에는 뭔가 엄청나게 펄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이드 미러로 살펴보니 방금 전에 닫고 잠근 가스 탱크의 문이 다시 열려서 바람에 펄럭 거리는 것이었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봤는데 아까 바닥이 긁힌 것 때문은 아니지만 신경이 많이 쓰인다. 어제 넬슨 시내에서의 사고(?) 이후 좀 예민해 졌다.
평지 지역에서 좀 속도를 냈다. 그러다 보니 카이테리테리 Kaiteriteri 지역을 가보지 못하고, 바로 모투에카까지 지나쳤다. 아벨 타즈만 국립 공원 지역을 그냥 지나쳐 나온 것이 아쉽다. 다음에 이 곳을 다시 오게 되면 작은 요트와 카약을 타 보고 트래킹도 하고 싶다. 물론 언제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른다.
넬슨까지 쉬지 않고 달려 온다. 어느 덧 3시도 넘고 슬슬 배가 고파져서, 넬슨 근처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보트쉐드 카페
주소 및 연락처 | 305 Wakefield Quay, Nelson. +64 3 546-9783. enquiry@boatshedcafe.co.nz |
---|---|
홈페이지 | www.boatshedcafe.co.nz/ |
운영 시간 | 10:00 ~ |
꽤나 오랫만의 외식이 아닐 수 없다. 허영만의 뉴질랜드 여행기 에도 나온 보트쉐드 카페 Boat Shed Cafe 에서 점심 겸 저녁을 먹었다. 책에서는 허름한 부두 지역의 식당이라고 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근사한 레스토랑이었다.
시간이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점심 메뉴로 시킬 수 있었다.
사우어도우 Sourdough 를 애피타이저로 시키고, 나는 민어 King Fish , 은서는 치킨을 시켜서 먹었는데 분명 맛있기는 했으나, 우와~!' 정도의 감탄사가 나올 수준은 아니었다. 가격에 비해서 양도 많은 편은 아니고.
그래도 꽤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메인 디쉬도 괜찮았지만 올리브 절인 것은 맛나다. 발사믹에 담궈 놓은 것 같은데 우리 입맛에는 좀 짠 편이다.
후식으로 커피를 주문했는데, 나는 롱 블랙, 은서는 아메리카노. 지금까지 들렀던 카페나 주유소의 커피점에서 아메리카노는 팔지 않고 롱 블랙만 팔고 있길래 두 개가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이 곳 메뉴에 따로 있어서 비교할 겸 시켜본 것이다. 은서가 주문한 아메리카노는 정석대로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이 함께 나온다. 개인의 취향대로 농도를 조절해 가면서 물을 섞어 마시면 된다.
다른 커피숍에서 주문한 롱 블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아메리카노와 거의 같은 것이 나온다. 맥카페에서는 아예 한국의 아메리카노와 똑같이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내주는 장면도 목격했더랬다. 그런데 이 곳의 롱 블랙은 에스프레소를 좀 더 많이 추출한 것이다. 에스프레소와 비슷한 수준의 커피가 더 큰잔에 나오는 것이니까.
다시 돌아오는 길은 어제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길인데 반대 방향이어서인지 조금 생소하다. 그리고 점점 많이 내리는 빗방울 떄문에 주변의 풍경을 즐길 여유는 점점 없어졌다. 빗방울이 커지는 것이 아니고 세세한 빗방울의 수가 늘어난다. 특이한 식으로 비가 거세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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