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11. 개인 정비의 시간
'10.11.4 (뉴질랜드 시각)
오늘의 일정을 좀 많이 잡아 놨기에 어제 화라리키 비치 Wharariki Beach 에서 나온 시간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밤 운전을 해서 타카카 Takaka 시내까지 나왔는데,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어제의 그 일이 무색해졌다. 결국은 쌤쌤이 된 셈이네.
7시 30분 근방으로 맞춰 놓은 두번의 알람을 무시하고 8시 30분에서야 일어났다. 뉴질랜드 New Zealand 에 온 이후로 항상 그렇지만, 아침에 일어나게 하는 힘은 바로 전날 마신 맥주로 인한 요의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캠퍼밴에서 나왔는데 날씨가 좀 수상하다. 어제 밤하늘에 수 많은 별들을 봤기에 오늘의 날씨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어제는 해가 져서 완전히 어두운 상태에서 홀리데이 파크에 들어왔기에 대략 짐작만 하고 있었지만, 어제 대충 짐작한 것에 비해도 포하라 비치 Top 10 홀리데이 파크 Pohara Beach Top 10 Holiday Park 는 꽤나 큰 규모이다. 지금은 아직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지 않은 시기여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 홀리데이 파크의 전체를 오픈한 것은 아니고, 입구 가까이 있는 곳만 오픈해서 사용하는 중이다.
슬쩍 돌아다니다 보니, 해변쪽으로 나 있는 출구가 몇 개 있다. 어제 밤 컴컴할 때에는 가까운 곳에서 파도치는 소리만 들리더니, 정말로 해변과 홀리데이 파크가 바로 붙어 있는 거리였다. 해변이라고는 해도 그냥 바다가 보이는 정도이지, 어제 화라리키 비치와 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하면 안된다. 속초 해수욕장 마냥 그냥 바다를 접한 것에 의미를 두는 정도라고 할까.
어제는 늦게 도착하여 홀리데이 파크의 reception office 가 문을 닫았을 때 들어와 check in 을 하지 않았다. 물론 체크인을 하지 않고 그냥 튀어도 되는 분위기인 하다. 출입구도 그냥 열려 있고, 또 누가 밤 사이에 와서 체크인 하지 않은 차량의 번호판이라도 보고 갔을리도 없고 말이다. 그래도 신용 사회. 몇 만원 정도에 국가의 자존심과 개인의 양심을 팔 수는 없지.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어제 저녁에 꽤나 늦게 도착한데다가, 저녁 식사는 캠퍼밴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것으로 자체 해결하여 주방이나 식당 시설을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샤워도 돈을 내고 하지 않았던가. 알량한 손익 계산으로 내린 결론은 어른 비용만 지불하겠다는 것. 체크인 하면서 어른 2명이라고 말하고, 서영이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당연히 직원이 캠퍼밴 안을 뒤져본다거나 하는 추가적인 조사는 하지 않는다.
현찰로 계산을 하면서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았다. 아침 응가를 하는 김에 샤워까지 하려고 하는데, 어제 동전을 다 썼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 들어갔던 샤워실의 가격은 6분에 50센트. 50센트짜리 동전 2개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서 나머지는 2달러짜리 동전으로 받았다.
샤워를 하려고 들어갔는데, 엇 여기는 8분에 50 센트다. 다른 곳은 모두 6분에 50센트인데 여기만 유독 8분이다. 특별히 문제가 있는 곳도 아니어 보이는데. 6분이었다면 별 생각 없이 샤워를 시작했을텐데, 괜시리 고민이 생긴다. 가지고 있는 동전은 50 센트 2개, 그리고 2 달러 짜리 동전 몇 개. 보통 내가 샤워를 하는 시간은 15~20분 정도인데 50 센트에 6분이라면 깔끔하게 2 달러짜리를 넣고서 24분간 여유롭게 샤워할텐데, 8분이라면 32분으로 애매한 시간. 50센트 2개를 먼저 넣어서 16분에 끝낼 것인가? 그러다가 다 못 씻은 상태에서 시간이 끝난다면 2 달라를 추가로 넣어야 하는 문게가 있다.
결국은 2달러 짜리를 넣고 여유롭게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 결과적으로는 실수이다.
애초에 거스름돈을 1달러 짜리로 받아왔다면 문제가 없었겠거늘, 여유롭게 하겠다고 2 달라 짜리를 넣었는데 32분은 커녕 17분만에 면도까지 다 끝내버렸다. 15분 정도 남은 시간을 누구에게 주려고 해도 샤워실에 아무도 없다. 흠. 역시 공짜 샤워가 있을 떄에 했어야 했어. 첫날의 테카포 호수의 홀리데이 파크 Lake Tekapo Motel & Holiday Park 이후에 유료 샤워가 없어서 방심했는데, 재수 없게도 샤워하려고 마음 먹은 날 묵은 곳이 유료 샤워다, 젠장.
북섬에서는 Powered Site 나 샤워 시설이 없는 캠프 사이트에서도 몇 번 자 보려고 한다. 그 때에는 미리미리 샤워나 덤프를 해 놔야지. 그나마 여기에는 드라이어가 있어서 다른 곳에서보다 깔끔하게 머리가 정리되었다.
샤워하는 동안 식사 준비가 다 되었기에 바로 아침을 먹는다. 그레이마우스 Greymouth 에서 장 본 것은 거의 다 먹고, 남은 것이라고는 물과 고기 두조각 정도여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꽤나 한정되어 있다. 그나마 남은 것이 파스타 소스여서 아침은 파스타를 해서 먹었다. 감자와 계란을 삶아서 으깬 샐러드도 곁들였더니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되었다.
늦게 일어났음에도 여유를 부리면서 식사를 하고 커피까지 한 잔 하고 나니 벌써 10시30분. 체크아웃해야 할 시간은 벌써 지났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캠퍼밴의 내부 정리를 하고, 출발하기 전에 세차도 한다. 해변 쪽으로 통하는 길에 보트 램프가 있는데, 거기서 보트나 잡은 고기를 씻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차를 세우고 차에 붙어 있는 날파리들을 씻어 냈다. 세차한지 사흘밖에 안 되었는데도 꽤 더러워졌네. 뉴질랜드 청청하다더니 다 거짓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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