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5. 아서스 패스로
'10.10.31 (뉴질랜드 시각)
SH6 도로 옆으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바다를 보면서 그레이마우스 Greymouth 로 돌아온 시각은 오후 1시. 햇살 눈부신 날씨와 잔잔한 바다, 그리고 예상대로 진행되는 일정 등 모든 것이 기분 좋은 하루였다.
한가지 잘못된 것은 어제로서 다 먹어버린 식료품을 사기 위해서 지도에서 표시된대로 프레시 초이스 Fresh Choice 를 찾아 갔는데, 막상 그곳에 있는 것은 프레시 초이스가 아니라 카운트다운 Countdown 이었다는 것 뿐. 하지만 마트의 상호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
어제까지 열심히 먹어대느라고 냉장고는 거의 비었고, 식사용으로 비축해 놓은 시리얼과 과일, 맥주까지 거의 소진된 상태라서 마음 한구석에 찜찜한 점이 있었는데, 여기서 그 걱정거리를 한꺼번에 싹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기분을 더 흐믓하게 해준다. 게다가 다른 가게에서 구할 수 없었던 의외의 레어템 생선까지. 도미살 Tarakihi Fillet 을 사서, 오늘 저녁에 쇼비뇽 블랑 Sauvignon Blanc 과 함께 먹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들뜬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었던 몬테이스 Monteith 맥주가 종류별로 늘어서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호크스 베이 Hawks Bay 산 쉬라즈 Shiraz 한병과 몬테이스 오리지날과 필스너를 각각 6병씩 고르고 감자칩도 2종류 골라 놓고서는 화장실에 갔다. 시원하게 응가를 하고 나왔더니 은서가 이미 계산을 마치고 정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ID가 없어서 술을 사지는 못했단다. 여기가 의외로 검사가 빡세다고... 차에 가서 여권을 가지고 다시 들어가서 술만 다시 사 왔다. 윌로우뱅크 Willow Bank Wild Life Reserve 에서 저녁 식사를 할 때 마셨던 몬테이스 드래프트, 그 맥주를 만드는 바로 이 곳 그레이마우스에서 만드는 몬테이스의 맛이 어떨지 심히 기대가 된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점심을 무얼 먹을까 하다가 딱히 생각나는 것은 없는데, 눈 앞에 맥도날드 McDonald's 가 보인다. 사실 여행 와서 현지식 안 먹고 프렌차이즈 패스트푸드 먹기는 싫어하긴 하지만, 왠지 이 때는 그냥 한번 정도는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어서 빅맥 세트를 사서 차로 가지고 와서 먹었다. 햄버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서영이가 조금 투덜대긴 했지만 그래도 먹어야지 어쩌겠어?
졸려워서 콜라 대신에 커피로 바꾸어서 먹기는 했지만, 런치 세트가 없어서 그런지 무지하니 비싸다. 한국에서 3,000원 주고 먹던 것을 여기서 10,000원 주고 먹으니 아쉽다.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는 이제 다시 크라이스트처치 Christchurch 방향으로 간다. SH6 도로를 타고 다시 남쪽으로 내려와 쿠마라 정션 Kumara Junction 에서 73번 도로로 꺾어지면 이제부터 그 유명한 아서스 패스 Arthurs Pass 쪽으로 진입한다.
아서스 패스는 크라이스트처치와 웨스트 코스트 West Coast 사이를 높다랗게 가로막는 서던 알프스 중에서도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다. 동과 서가 가로막힌 서던 알프스를 통하는 230km 길이의 트랜츠 알파인 Tranz Alpine 철로를 만든 것은 1923년인데, 이 때 아서스 패스 산맥을 넘는 8.5km 길이의 터널 공사에만 15년이 걸렸다고 한다. 트랜츠 알파인 철로를 따라 운행하는 트랜츠 알파인 익스프레스 Tranz Alpine Express 그 풍경과 낭만이 일품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차가 있으니 철도 여행을 하기는 어렵고, 거꾸로 그레이마우스에서 크라이스트처치 쪽으로 차로 이동한다.
차를 통해 이동하는 길은 철길 옆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갈라져 산 사이로 도로를 만들었는데, 이 역시 산을 깎거나 터널을 만들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오티라 계곡 도로 The Otira Gorge Road 의 전망대에서 도로를 바라보면 산을 깎아서 낸 도로가 아니라 고가도로 같은 방식으로 도로가 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막지 않기 위해서 도로 뒤에 지붕을 만들고, 그 지붕 위로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릴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아마도 뉴질래드를 다니면서 지하도로나 고가도로와 같은 구조물은 이 곳이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오티라 고가도로를 지나서 고지대인 아서스 패스를 지나 내리막 길로 접어들 때 즈음 아서스 패스 역이 나온다. 당연하겠지만 트레츠 알파인 익스프레스가 정차하는 기차역이겠지.
기차역 건너로 위치한 아서스 패스 빌리지 Arthurs Pass Village 를 거쳐 가는 내리막 길에서 처음으로 속도 단속을 하는 걸 봤다. 아무리 내리막이지만 우리는 캠퍼밴이기 때문에 꽤나 느린 속도로 조심스럽게 내려왔는데, 내리막 마지막에 경찰차가 서서 이동식 카메라로 단속을 하고 있었다. 우리 뒤로 좀 빠르다 싶게 오던 밴 하나가 잡혔다. 50km 가 제한 속도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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