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4. 푸나카이키의 팬케이크 락
'10.10.31 (뉴질랜드 시각)
짐짓 여유를 부리면서 9시 30분에 홀리데이 파크에 check out을 하고 나왔다.
오늘의 목적지는 두 군데인데, 일단 그레이마우스 Greymouth 에 왔으니까, 여기 시내에 있는 몇몇 볼거리들을 구경하려고 한다. 뉴질랜드 New Zealand 여행 책에 따르면 시내 중심에 위치한 시계탑과 녹옥 박물관, 그리고 갤러리 정도. 시내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민속촌 느낌의 샨티 타운 Shantytown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어제 호키티카 Hokitika 시내를 살짝 둘러본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 곳 그레이마우스라고 해서 특별히 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두번째 목적지는 아예 그레이마우스에서 멀찌감치 가서 푸나카이키 Punakaiki 지역의 팬케이크 락 Pancake Rocks 과 블로우홀 Blowholes 이다. 그레이마우스에서 50km 정도 떨어진 곳인데, 아침을 일찍 시작했으니 다녀오는 데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오후 2시 정도까지만 돌아오면 다음 일정에 문제가 없을 듯 하여 시내 구경은 일단 미루고 푸나카이키로 향했다.
쟁여 놓은 식료품이 거의 모두 떨어져서 아침에 시내에서 장을 보려고 했으나, 어차피 돌아오는 길에도 다시 시내에 들르게 될 것이어서, 푸나카이키 구경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장을 보기로 했다.
푸나카이키까지의 길이 직선 도로라면 50km의 거리는 20분만에도 갈 수 있지만 (아, 캠퍼밴은 무리인가?) 해안 절벽을 따라서 구불구불하고 상하로 굴곡있는 도로에서는 그렇게 속도를 낼 수 없었다. 남섬을 거의 한바퀴 돌고 있는 것인데, 대략 보아하니 60km 정도의 속도가 평균인 것 같다.
60km/h 의 속도로 예상한 것이 딱 들어 맞아서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딱히 네비게이션을 설정하지 않아도, 웨스트 코스트 West Coast 의 6번 도로를 타고 계속해서 북쪽으로 가면 푸나카이키 지역에 진입할 무렵 팬케이크 락의 표지판이 눈에 띈다.
팬케이크 락 전망대 앞에는 여러대의 차들이 길가에 주차해 있고, 그 건너편에는 실제로 팬케이크를 파는 카페도 있기에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팬케이크 락 & 블로우홀에 입장한다.
전망대를 일주하는 길가에는 꽤나 큰 키의 소철들이 자라고 있다. 소철이 늘어서 있는 길을 따라서 주욱 가다보면 바다에 자리잡고 있는 팬케이크 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있다.
팬케이크 락은 퇴적층이 융기해서 바다 밖으로 노출된 바위의 단면이란다. 편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것이 마치 팬케이크를 쌓아 놓은 듯한 모습이라서 팬케이크 락이라고 불리는 듯.
곰표 팬케잌 가루의 포장지에서나 그렇게 여러개가 쌓여 있는 팬케이크를 봤지, 실제로 여러개의 팬케이크가 쌓여 있는 것을 본 적은 없기에.. (실제로 건너편의 카페에서도 팬 케이크를 시키면 2장 뿐이다.) 굳이 왜 팬케이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빈대떡이나 부침개라고 할 수 있을까나? 하지만 그런 이름은 사실 쌓여 있다는 느낌보다는 평평하고 넙적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니까 시루떡 정도가 이렇게 쌓여 있는 느낌을 줄 수 있을 듯. 이 동네 사람들이 팬 케이크라는 이름에서 쌓여 있는 느낌을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아마도 3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팬케이크 바위들을 블로우홀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블로우홀은 솟아 있는 몇개의 팬케이크 바위 사이로 바닷물이 솟아 오를 때 바위 사이로 바닷물이 세차게 뿜어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만조 상태일 때에만 그런 건지, 바람이 강하게 불어야 하는 건지 지금은 바닷물도 많이 빠져 있고, 바람도 강하지 않아서인지 블로우홀 현상은 없었다.
마지막 전망대에 가면 재미있는 표지판이 있는데, 침식에 의해서 만들어진 팬케이크 바위의 형상들이다. 꽤나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앞에 있는 바위의 모습이 사람들을 웃음짓게 한다.
천천히 둘러 보고 온 팬케이크 락 블로우홀은 1시간 정도 시간이 걸린다. 딱 예상했던 시간만큼 걸렸구나.
팬케이크 바위까지 왔으니, 당연히 그 앞에서 파는 팬케이크 정도는 먹어주는 것이 정석 코스다. 길 건너편으로 오른쪽에는 비지터 센터, 중간에 각종 craft 판매소, 그리고 왼쪽에 카페가 있는데 역시 왼쪽이 사람이 가장 많다.
1시간 동안 봐 왔던 팬케이크 바위들 중에서 어느 것이 블로우홀인지 정체를 아직까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서, 혹시 그 정체를 알 수 있는 사진이 비지터 센터에 있지 않을까 싶어 서영이와 은서를 카페로 보내 팬케이크를 사게 하고, 나는 비지터 센터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기에는 펜케이크 락에 대한 정보보다는 웨스트 코스트의 관광지와 그 주변의 트랙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블로우홀의 사진이나, 블로우홀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에 대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
소득 없이 비지터 센터를 나와서 카페에 갔는데, 앗 이런.. 영감님들이 줄을 죽 서 있는게 아닌가.
마침 우리가 카페에 도착할 즈음에 되었을 때 카페 앞에 버스가 한대 서더니 단체 관광을 온 영감님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카페로 몰려 들어서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한적할 것이라 예상했던 이 카페는 많은 수의 관광객들로 (주로 그 버스에서 내린 영감님들로) 북적였다.
여유 넘치는 영감님들 뒤에서 묵묵히 기다린 후, 어쨌거나 목표했던 팬케잌과 커피를 주문해서 먹고 12시에는 그 곳에서 출발하였다.
그레이마우스 시내 구경거리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여유롭게 돌아오는 길에는 잠시 멈춰서 바다를 바라보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6. 피어슨 호수의 와인 파티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6. 피어슨 호수의 와인 파티
2012.10.25 -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5. 아서스 패스로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5. 아서스 패스로
2012.09.18 -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3. 바다를 보다.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3. 바다를 보다.
2012.09.07 -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2. Day 13 (10.30) 정리
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2. Day 13 (10.30) 정리
2012.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