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83. 바다를 보다.
'10.10.31 (뉴질랜드 시각)
아앗, 오늘 아침은 웬일인가. 맞추어 놓은 알람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눈이 떠졌다.
지금까지도 뇨의 때문에 눈을 뜬 적은 많았지만,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에 캠퍼밴의 화장실에서 해결을 하고선 다시 잠들었다.
오늘은 좀 상황이 달랐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여전했지만, 뉴질랜드에 와서는 처음으로 이틀 연속으로 술을 조금만 마시고 11시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더니, 아침에 침대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이다.
일찍 일어났다고 해 봤자 이미 해는 떠 올라서 창 밖은 밝은 상태였다. 화장실에 다녀와서 시계를 보니 어언 아침 7시. 그래도 지금까지 뉴질랜드에서 보낸 날 중에서 가장 이른 기상이다.
이 곳에 오기 전에 계획으로는 해 지면 바로 잠자리에 들고, 해 뜨면 바로 일어나는 그런 날들을 보내려고 했었지만 그게 맘대로 되나. 해가 지면 하루를 마감하는 일정은 꽤 지켜지는 편이다. 하루의 해가 예상보다 꽤 늦게 지기 때문인데...
남섬의 위치는 대략 남위 45도 근처의 위치라서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해가 많이 길어졌다. 오후 8시가 되어도 아직 햇빛의 잔재가 남아 밝은 상태. 8시 45분이 지나야만 어둑해지다. 이렇게 해가 긴 덕분에 밤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다행스런 상황이지만, 반대로 또 이 때문에 저녁 식사와 취침 시간이 연쇄적으로 늦어지는 문제도 있다. 열흘 남짓한 지금까지의 일정 동안은 기상 후에 그 도시에서의 활동, 그리고 오후 4~5시부터 다음 목적지로 이동 시작, 8시쯤 새 목적지 도착하여 9시쯤의 늦은 식사와 늦은 취침으로 연속된 나날들이 아니었던가.
어쨌거나 홀리데이 파크의 Check out 시각은 오전 10시로 동일한데, 다른 날들 보다 일찍 일어나니 아침 활동에 더욱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14일째인 오늘까지는 한국에서 세웠던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 물론 세세한 활동 내역까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꼭 하고 싶었던 것들은 거의 예정대로 해 왔고, 특히나 숙박은 모두 계획했던 곳에서 머물렀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조금씩 어긋나게 될 것이, 어제/그제 저녁 고민했던대로 북섬으로 가는 페리를 하루 연기하고 남섬에서 하루 더 여유를 즐기기로 결정하였으니 오늘로서 계획대로 이루어지는 일정도 끝이다.
일찍 일어난 김에 오늘 머물러야 할 곳을 찾아보았다. 애초 일정은 좀 무리하게 운전을 해서 카이코우라 Kaikoura 까지 가는 것을 계획했으나, 여유도 조금 더 부리고, 또 예상보다 캠퍼밴의 기동력이 많이 쳐지는 것을 감안해서 크라이스트처치 Christchurch 까지만 가서 적당한 홀리데이 파크를 물색하는 안과, 조금 더 가서 랭기오라 Rangiora 라는, 카이코우라에 조금 더 가까운 동네에 가서 묵는 안도 있다.
홀리데이 파크 안내서를 뒤적이면서 몇 군데 알아보기는 했으나, 결정을 내리기는 아직...
오늘은 어찌된 일인지 나뿐 아니랑 은서와 서영이도 먼저 일어났다. 7시 30분에 알람이 울릴 때, 나는 캠퍼밴의 물탱크를 채우고 있었고, 서영이는 이미 세수를 마친 상태였으니까. 차를 살짝 Dump Station 쪽으로 옮기고 하수 밸브를 열어서 물을 버렸다. 차 안에서 물은 별로 사용하지 않은 것 같은데, 꽤나 많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고 보니까 물탱크를 채울 때에도 한없이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네.
어쨌거나 오늘 아침 메뉴는 변함없이 잼 바른 빵에 오이와 살라미를 얹은 샌드위치, 그리고 우유에 만 시리얼. 간단하게나마 아침 식사를 마친 시간이 평소의 기상 시간이 8시 30분. 아직도 check out 할 때까지 1시간 30 여분의 시간이 남았다.
홀리데이 파크의 이름이 사우스 비치인만큼 바다가 가깝다. 소화도 시킬 겸해서 뉴질랜드 New Zealand 의 바다를 보러 나갔다. 섬나라인 이곳에 온지 어언 14일째인데,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Milford Sound Cruise 때 배에서 바라본 바다 말고는 가까이서 바다를 본 적이 없다는 것도 웃긴다.
홀리데이 파크 출구로 나가서 작은 길을 건너면 바로 바닷가 백사장이 펼쳐진다. 그닥 유명한 해변은 아닌지라 풍경이 아름답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갈이라고 하기는 조금은 커다란 돌멩이 정도의 것들이 널려 있고, 바다 바로 근처까지 나가야 간신히 모래라고 부를만한 검은 모래가 깔려 있다.
저 멀리 타즈만 바다 너머에 호주가 있다고 생각을 하니... 사실 생각을 해 봐도 별 느낌 없다. 호주에 가 본 적이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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