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58.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10.10.27 (뉴질랜드 시각)
어제는 처음으로 2층 침대에서 잤다. 사실 퀸스타운 Queenstown 에서 낮잠 잘 때에도 2층에서 잤으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처음은 아니다만은, 온전한 밤을 서영이와 함께 2층에서 보낸 것이 처음이다.
결론적으로 캠퍼밴 2층 침대는 그리 쾌적하지 않다.
캠퍼밴의 스펙으로 보면 1층보다는 2층이 더 넓긴 하다. 하지만, 1층의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에 비해서 일단은 서영이가 같이 잠을 자야 하고,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일정 공간을 두고 안쪽으로 들어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또 야외 테이블용 의자를 접어 놓은 것 까지 올려 놨기에 양 옆으로, 또 위아래로 그리 넓지 않다. 높낮이는 물론이다.
처음 잘 때부터 자세가 이상하다. 천장고가 높지 않기에 안쪽 깊숙히 들어갈 수도 없을 뿐더러, 발 아래로는 야외용 의자가 닿아서 다리를 곧게 펼 수도 없었다. 서영이가 혹시 떨어지지는 않을까, 아니면 이불을 걷어차는 것이 아닐까 싶어서 깊은 잠에 들 수도 없었다. 게다가 가끔씩 일어나서 안고 자는 토끼 인형이 없어졌다며 울먹이는 서영이 때문에 깨어나서 인형을 찾아 안겨 주고 다시 잠이 들어야 했다.
은서는 1층에서 혼자 자는 대신 오늘 기상 당번이다. 7시 30분에 한번, 7시 50분에 한번 알람이 울리는데, 아마도 두번째 알람에 일어난 듯 싶다. 오늘 아침 메뉴는 카레. 미리 쌀을 담궈 불리고, 밥과 카레를 함께 요리해야 한다. 나는 아마 8시 20분 쯤 일어난 것 같고, 서영이도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다. 마침 아침도 거의 다 되었다길래 식당에 모여서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어제 일기 예보를 확인했는데 구름 조금의 날씨였는데, 실제로는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다. 구름도 낮게 드리워져서 해가 보이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려오기도 한다.
아마도 트래킹을 떠나려는 사람들은 부지런을 떨면서 이미 아침 식사를 마치거나, 또는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식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대부분이 우유에 말은 시리얼. 시리얼을 먹는 무리 사이에서 카레 냄새를 풍기면서 3종류의 음료수와 김치, 김까지 펼쳐 놓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약간 이질적이다.
9시 30분까지 식사를 마치고 차 안을 정리한 후에 함께 양치를 했다. 9시 50분에 롯지에서 출발하여 밀포드 사운드 Milford Sound 로 향한다. 밀포드 사운드라고 일컫는 이 곳은 동네라고 할 만한 시설도 없이, 그저 내륙 안으로 깊이 들어온 해협에 접한 선착장 뿐이다. 4개의 선박 회사가 공동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커다란 선착장의 부두가 있고 그 앞으로는 버스 주차장과 일반 차량 주차장. 롯지가 하나, 그 옆으로 블루 덕 Blue Duck 이라는 레스토랑 하나가 전부인 마을이다.
어제 이미 예약을 해 놓은만큼 마음은 편하다. 10시 10분까지 선착장에 도착하라고 했지만 20분까지는 한가하다. 선착장 건물 안에서 check-in 을 하니 승선할 때 내야 할 티켓 3장과 디스커버리 센터 Discovery Centre 에서 내야 할 티켓 3장을 함께 준다.
대부분의 탑승객들은 테 아나우 Te Anau 나 퀸스타운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서 오기 때문에 아침 9시 30분이나 10시 30분에 시작하는 크루즈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 우리처럼 밀포드 사운드 안으로 들어와 숙박을 한 사람이나, 테 아나우에서 숙박을 하고서 부지런을 떨어 일찍 출발한 사람 정도가 첫 배를 탔을 것이다.
아무래도 리얼 저니스 Real Journey's 의 크루즈에 사람이 가장 많다. 그래봐야 30명 남짓의 사람들일 뿐이지만...
리얼 져니스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주소 및 연락처 | Milford Sound Visitor Terminal, Milford 9679. +64 3 249-7416. reservations@realjourneys.co.n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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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www.realjourneys.co.nz/en/experiences/cruises/milford-sound-nature-cruises/ |
운영 시간 | 10:30, 12:55 출발 |
이용 요금 | 크루즈 성인 82NZD, 아동 22NZD. 디스커버리 센터 성인 +36NZD, 아동 +18NZD |
여기 역시도 배를 탈 때에 사진을 찍어준다. 배에서 내리면 뽑아 놓은 사진을 판매하고 있겠지.
10시 35분에 배는 부두에서 나간다. 바다로부터 좁게 이어진 협곡을 따라서 부는 바람이 매섭다. 곧이어 빗줄기가 약간은 굵어져서 사람들은 곧 데크에서 떠나 안쪽의 자리로 이동한다.
출발하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Bowen Falls 보웬 폭포. 수량이 좀 많다는 것 외에는 그닥 특이할 것이 없는데도 특별히 이름이 붙어 있다. 아마도 해협 가장 안쪽에 위치한 폭포이기 때문일 것이다.
부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지만 꽤 깊은 수심으로 추정되는 이 물은 아마도 바닷물일 것이다. 여기로 유입되는 에그링턴 Eglington 강이 이렇게 깊고 큰 강은 아니니까. 바다물이긴 하지만 내륙쪽으로 꽤 깊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수면은 잔잔하다.
타즈만 Tasman 해 쪽으로 향하는 뱃길은 전형적인 피오르드 지형이다. 양쪽으로 이어지는 절벽들은 아마도 빙하가 깎아내렸을 듯한 U 자형 계곡을 이루고 있고, 그 절벽 위쪽 역시 전형적인 빙하 지형으로 horn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항해 중에 선원이 방송을 하는 곳 주변이 바로 유명한 지역일텐데, 영어가 약한데다가 스피커로 변조된 소리에 바람 소리까지 섞이니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다. 배가 천천히 움직이면서 전형적으로 U자 형태의 산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하나 있다. 여기가 그 다음으로 이름이 붙은 스털링 폭포 Stirling Falls 되겠다. 스털링 폭포는 U자형 으로 깎아진 계곡 부분에서 떨어져 내리는데, 양쪽에 1,518m의 코끼리산 The Elephant 과 1,302m의 사자산 The Lion 사이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얼마 높아보이지 않지만, 폭포 자체의 높이만도 155m 로 꽤나 높다. 크루즈 선은 스털링 폭포가 떨어지는 곳까지 배를 몰고가서 폭포수를 직접 맞을 정도로 가는데, 이 폭포수를 맞으면 머리가 검어진다는 둥, 주름살이 펴진다는 둥 믿을 수 없는 속설이 있다.
보통 크루즈 선은 스털링 폭포 밑으로 가 준다고 하던데 가는 길에 들르는 것이 아닌가보다. 바다쪽으로 나가는 중에는 스털링 폭포가 아니라 다른 폭포 밑으로 들어가준다.
그 이후에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절벽과 폭포의 연속이 1시간 정도 계속된다.
비가 조금 흩뿌리다가 멈추면서 협곡 안으로 안개 구름이 밀려들어 더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1시간여 나아가다가 결국 쿡 Cook 선장이 맥주를 마시고 갔다나 뭐라나 하는 포인트에까지 도착했다. 배 앞으로는 양 옆의 절벽이 사라지고 망망한 타즈만 해의 수평선 뿐이다. 배 아래의 수면도 이제 파도에 출렁이는지, 배 위에서 똑바로 걷기는 힘든 정도이다.
아마도 저 바다 건너에 아마도 호주가 있겠지.
타즈만 해까지 나갔던 배는 180도 선회에서 이제 다시 부두 방향으로 돌아간다. 바다쪽으로 나올 때보다 돌아가면서 여기 저기 들러서 설명을 해 준다. 잠시 배가 멈춰 섰을 때, 여러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곳에 바다표범 5마리가 앉아서 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영이와 은서는 실내에 있어서 이 장면을 보지 못했으나, 잠시 후에 또 3마리가 자고 있는 바위를 지나치면서 볼 수 있었다.
스털링 폭포 바로 밑에 접근해서 사진을 찍을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흩날리는 폭포의 물을 직접 맞기도 하였는데, 과연 젊어질 것인가... 그러고 보니, 하늘에서 내리는 물방울이 빗물인지, 아니면 바람에 날리는 폭포의 물인지 구분도 되지 않는다. 바람이 강할 때에는 폭포의 물줄기가 끊기고 오히려 하늘로 다시 솟아서 흩뿌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배는 절벽의코너를 돌아서 디스커버리 센터 Discovery Centre 에 도착했다. 옵션으로 방문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 작은 센터에 들어가서 수중 전망대를 구경한다. 대부분 영감님들.
이 수중 전망대 만드는데 꽤 돈이 많이 들었다는 설명을 들은 이후에 계단을 통해서 수중으로 내려갔다. 5m 정도 내려간 곳에는 360도에 창문을 만들어 놓은 전망대가 있었다. 호수의 물이 아니라 바닷물이기 때문에 시야가 기대만큼 좋지는 않다. 뿌연 바닷물 속을 돌아다니는 조그마한 물고기 들의 모습을 20여분 정도 지켜봤다. 36 NZD 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그닥 권하고 싶지 않은 옵션이다.
우리가 타고 왔던 크루즈 배는 우리를 디스커버리 센터에 내려준 다음에 이미 떠나갔고, 조그마한 Taxi 배가 와서 빠르게 부두까지 데려다 주었다. 다른 일행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사진을 구매하라는 직원은 없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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