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05. 타후나 비치
'10.11.3 (뉴질랜드시각)
어제 서영이를 재우려고 2층 침대에 누웠다가 내가 먼저 잠들어 버렸다.
운전 거리가 좀 길었던 것일까? 일찍 잠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8시 넘어서야 늦게 일어났다. 오래 자느라 하루의 시작이 늦어지기는 했지만, 덕분에 피곤이 확 가신 느낌이다.
아침 식사는 이틀전에 해서 남은 남은 카레다. 김치도 다 먹어서 없고, 카레에 넣었던 안심도 이미 이틀 전에 다 건져서 먹었기 때문에, 카레에 남은 것이라고는 당근과 양파 뿐이다. 반찬이 모자르기에 어제 코드 & 크레이피쉬 Cod & Crayfish 에서 크레이피쉬 살 때 같이 산 녹색잎 홍합으로 홍합탕을 끓였다. 아무 다른 양념 넣지 않고, 그냥 물만 부어서 끓였지만, 바닷물에 있던 놈들이어서 그런지 간도 잘 배어 있다.
그냥 끓인 것이라서 그런지 서영이가 비리다고 잘 못 먹는데, 홍합탕만이 아니라 카레도 맵다고 잘 못 먹어서 큰일이다.
쌀밥으로 만든 식사는 거의 하지 않고, 빵이나 과자 같은 군것질로만 배를 채우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살이 더 찌지 않고, 오히려 빠지고 있다는 것인데, 뭐 좋은거지.
아침을 먹은 후에는 오랜마에 차량 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일단 탱크에 물을 채웠다. 거의 매일 홀리데이 파크의 부엌과 화장실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에 캠퍼밴의 물을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는데, 그래도 막상 채우다 보면 물이 많이 들어간다. 넣을 때마다 생각하지만, 언제 이렇게 물을 많이 썼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오늘은 일정 계획상 골든 베이 Golden Bay 쪽으로 올라가서 여차하면 홀리데이 파크가 아닌 그냥 캠프 사이트 같이 별도의 시설이 없는 곳에 묵게될 수도 있으니까, 혹시나 하는 상황에 아니지만 대비하기 위해서 탱크에 물을 다 채운다. 수도 꼭지에 호스를 연결하고 물을 틀었는데 다른 홀리데이파크의 수도에 비해서 수압이 꽤 세서 물이 많이 튀었다. 옷이 홀딱 젖었네. 날씨가 좋으니까 금방 마르긴 하지만.
물을 채운 이후에는 덤프 스테이션에 가서 오수를 버렸다. 물을 언제 이렇게 많이 썼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나오는 양도 많다. 도대체 뭐하느라 이렇게 물을 많이 쓴거지? 하는 생각이 또 든다.
어영부영하다 보니까 벌써 10시가 되었다. Check out 할 시간이 되었는데 뒤쪽에서 신호가 왔다.
밀어내기를 위해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앗 청소중이다. 다른 홀리데이 파크는 10시 30분이 훨씬 넘어서 청소를 시작하던데 여기는 10시가 되자마자 칼같이 청소 시작하는군. 화장실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으니 조심조심...
처음 묵었던 레이크 테카포 모텔 & 홀리데이 파크 Lake Tekapo Motels & Holiday Park 처럼 홀리데이 파크 출입을 위한 카드키가 따로 있어서 나갈 때 반납을 해야 한다. 보통은 그냥 말 없이 나가면 되는데 여기는 카드키를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Check out 시간을 넘겨서 늦게 나가면 눈치를 보게 되거나 추가 비용을 내야할 줄 알았다. 그런데 뭐, 우리보다 늦게 나가는 사람들도 많더만. 괜한 걱정이었군.
홀리데이 파크에서 조금 나가면 타후나 비치 Tahuna Beach 가 나온다. 여행객들 보다는 뉴질랜드 New Zealand 사람들이 휴가차 많이 온다고 하던데, 실제로도 가 보니까 관광객을 위한 시설이라기 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잠깐 나왔다 들어가기 위한 시설들이다. 주차장이 많고, 주변에 먹거리 가게들이 있다. 물론 정식 레스토랑이 아니라 패스트푸드들이지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변으로 가려다 보니까, 해변 입구에 놀이터가 있다. 뉴질랜드 와서 놀이터에 집착하고 있는 서영이가 놀이터를 그냥 지나칠리가 없지. 한국의 놀이터와는 좀 다른 특이한 시설의 놀이 기구들을 신기해 한다.
올라 타서 중심을 잡고 회전하는 놀이기구를 타다가 회전력을 이기지 못하고 은서랑 서영이가 떨어져서 넘어졌다. 왜 안 잡아주고 사진만 찍고 있느냐고 나를 타박해 봐야, 내가 그걸 멈출 수도 없는 일이고 어차피 멀리 있어서 떨어지는 것을 잡아줄 수도 없었다. 쳇.
놀이터 옆에 있는 수풀을 넘어가면 바로 타후나 비치가 있어, 서영이가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해변에 나가 봤다. 꽤나 넓은 해변에 우리 말고 3 가족 정도가 놀고 있는데, 모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왔구나. 분위기상 우리 같은 여행객은 아니고, 넬슨 Nelson 주민이 나와서 노는 것 같구나. 가벼운 차림으로 해변에 나와서 바지를 걷고 바닷물에 담그는 정도. 그런데 도대체 이 동네 사람들은 뭘 하고 사는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여기서 수영을 하고 있나?
이 해변은 수심이 꽤 얕고 파도가 거의 없어서 가족들 놀기에 좋아 보인다. 이 3 가족들 말고는 혼자 훌렁 벗고 태닝하는 사람 정도다.
잠시 후에 서영과 은서가 해변에 왔다. 해변의 모래가 꽤 곱기 때문에 신발을 신고 걷기 보다는 나중에 귀찮더라도 아예 신발을 벗고 돌아다니는 것이 기분이 좋다. 물이 빠지고 난 뒤의 모래는 꽤 단단해 졌기에 모래밭에 그림을 그리면서 놀 수 있었다.
썰물 시간인지 잠깐 사이에 물이 꽤 많이 빠져나갔다. 물이 빠져나간 모래에서 조개나 캐 보려고 땅을 파 보았지만, 역시 무소득이다.
점심 시간이 되어가자 주변에 사람들이 좀 늘어간다. 놀이터 근처에 보니까 발 씻는 수도가 있기에 발에 묻은 모래를 씻어냈다. 바로 옆 놀이터에는 아마도 유치원에서 소풍을 나온 듯 네살바기 아이들이 앉아 있어서 물이 튀지 않게 조심조심하면서 모래를 닦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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