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mazing Spider-Man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스파이더맨, 리프라이즈
|
The Amazing Spider-Man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136분 제작 : Columbia Pictures 배급 : Columbia Pictures 연출 : 마크 웹 Marc Webb 출연 : 앤드류 가필드 Andrew Garfield (피터 파커 Peter Parker 역) 엠마 스톤 Emma Stone (그웬 스테이시 Gwen Stacy 역) 라이스 이판 Rhys Ifans (커트 코너 박사 Dr. Curt Connors 역) 데니스 리어리 Denis Leary (캡틴 스테이시 Captain Stacy 역) 2012. 7. 2. 21:10 CGV 왕십리 IMAX |
2015년까지는 소니 Sony 에 판권이 있는 관계로 아직까지 어벤져서 Avengers 프로젝트에서 배제된 스파이더 맨이 다시금 나왔다. 요즘 대부분의 수퍼 히어로 무비들이 그러하듯이, 기존의 시리즈를 뒤엎고 감독과 주연 배우를 싹 물갈이 하여 새롭게 시리즈를 시작한다.
개봉한지 며칠 되지 않은 시점에서도 주변의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고, 본 사람들에 따라서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좀 많이 갈린다. 그럭저럭 재미있었다는 사람도 있고, 액션과 로맨스가 섞여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리고 의외로 꽤 많은 사람들이 영화가 지겹다고 했는데, 아마도 그 대부분은 샘 레이미 Sam Raimi 버전의 'Spider-Man (스파이더 맨)'을 본 사람이 아닐까 싶다. 'Batman Begins (배트맨 비긴스)' 나 'X-Men: First Class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처럼 기존의 시리즈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프리퀄을 기대했을텐데 샘 레이미의 3부작 중 1부와 똑같은 내용의 영화가 길게 이어지니 그런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태생부터 불리함을 안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샘 레이미의 시리즈 3편이 나온지 5년밖에 되지 않았고, 1편 역시도 고작 10년전에 나와서 아직까지는 기억에 생생하기 때문이다.
아직 이 장면 기억나잖아.
사실 3편에서 욕을 좀 먹긴 했지만, 감독이 바뀌어서 시망해버린 배트맨이나 엑스맨 시리즈와는 달리 4편에 대한 영화사측의 기대가 있었고, 이미 샘 레이미 감독과 토비 맥과이어 Tobey McGuire 를 비롯한 출연진들과 계약까지 되어 있던 상태였다고 하던데, 제작사와 샘 레이미와의 의견차이 때문에 4편 추진 계획은 모두 취소되고 판권 계약 기간이 남은 소니 측에서는 제작/출연진 모두 교체하여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던 모냥이다.
난 재미 있던데...
10년 전 스파이더 맨 영화화가 결정된 후에 감독을 보고 좀 놀랐다. 그래도 블록버스터 급으로 히어로 무비를 만드는 건데, 감독이 샘 레이미라니. 실제 결과물은 염려와 다르게 미끈하게 뽑아져서 만족스럽긴 했지만, 이번 리부팅의 감독도 마크 웹이라서 또 한번 놀랐다.
'(500) Days of Summer (500일의 썸머)' 외에는 이렇다 할 장편 필모그래피도 없는 감독을 데려다가 리부팅을 하다니. 고교생 피터 파커와 MJ 의 연예담을 만드려는 생각인가 싶었다. ('이름에 웹 Webb 이 들어가서 채택한 것이 아닐까?' 라는 썰렁한 생각도 해 보았지.)
청춘 멜로물 맞네..
게다가 '(500) Days of Summer (500일의 썸머)'에 나왔던 조셉 고든 래빗 Joseph Gordon-Levitt 을 스파이더 맨 역할로 고려했던 적도 있다고 하니까...
(아, 만약 그랬다면 더 로맨틱한 히어로 무비가 되었을거야.)
어쨌거나 연예담이 될 것이라는 기대 또는 우려를 충족하면서 샘 레이미 버전보다는 피터 파커의 부모님에 대한 설정과 학교 생활, 그리고 MJ 대신의 그웬과의 관계(?) 이야기가 강화되었다. 전체 영화 중에서 스파이더 맨으로서의 시간 보다 피터 파커로서의 시간이 기대(!)보다 길기 때문에 실망하고, 지루하다는 평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와 액션이 그런대로 잘 버무려졌다는 평이다.
물론 액션이 좀 부족한 감이 없지는 않다. 액션이 후진 것은 아니지만, 간단하게 주인공 소개하고선 본격적으로 능력을 써 대는 샘 레이미 버전과 다르게, 부모님 설정부터 깔아 놓고 막 성장기에 접어든 고등학생 주인공 주변의 인간 관계에 치중하는 것은 (비록 샘 레이미 버전의 변주 정도에 그쳤긴 하지만) 오히려 'Batman Begins (배트맨 비긴스)'와 같지 않나 싶다. (그러고 보면 'Batman Begins (배트맨 비긴스)'도 처음에는 '기대와 다르다'는 식으로 평이 안 좋게 시작하지 않았던가)
캐릭터나 액션만 놓고 본다고 해도 그리 나쁘진 않았는데, 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너무 밤에만 나다니닌 다는 점만 빼면 괜찮다.
일단 캐릭터 면에서 장난기 많으면서 시니컬한 대사를 내뱉는 스파이더 맨의 설정도 괜찮았고, 집에 올 때 피터지고 멍든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도 현실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원작으로 회귀한 웹 슈터 Web Shooter 는 몸에서 거미줄이 나간다는 설정보다 더 재미있지 않은가? (아쉬운 건 거미줄이 발사되지 않아서 공중에서 추락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꽤 기대했는데...)
샘 레이미 버전에서는 마천루 사이를 날아다니는 스파이더 맨을 쫓는 카메라 워크의 원경이 시원스러웠다면, 이번에는 1인칭 시점으로 날아다니는 워크와 빠르고 현란한 액션이 나름의 매력이랄까? (개인적으로는 스파이더맨이 빠르게 움직이는 액션보다는 크게 날아다니는 편이...)
아, 물론 키스신은 전 시리즈가 더 나았다.
이런 식의 앵글이라면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스파이더맨 4D가 확실히 기대된다.
Reprise
영화의 시작 부분에 부모님에 대한 설정 떡밥이 잠깐 나오기는 하지만, 결국 이야기의 흐름은 샘 레이미 버전의 큰 줄기를 따라간다.
우연히(?) 수퍼 거미에게 물려 갖게된 능력, 돌봐주신 삼촌의 죽음에 따른 '거대한 힘엔는 거대한 책임이...'라는 스파이더 맨 시리즈의 철학(!), 그리고 영웅질과 연애질 사이에서의 고민, 뭐 그런 얘기다.
악당 만나러 갈까, 여자 만나러 갈까?
하지만, 역시 몇 년 지나지 않은 영화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자잘한(!) 설정상의 변주가 눈에 띈다.
우선은 영웅질의 대상인 코너 박사 겸 리자드 Lizard (자막에선는 '리자드 맨'이라고 나오는데, 굳이 '맨'을 붙였어야 하나?) 는 역시 오스코프 Oscorp 의 중역이긴 하지만, 일단 그린 고블린 Green Goblin 에서 바뀌었다.
그리고 연애질의 대상도 MJ 에서 그웬 스테이시로 바뀌었는데, 이 역시 영웅질 대상의 변경과 관련이 있다. 원작의 설정상 그웬은 그린 고블린에게 납치되었다가 죽는 역할이고, 샘 레이미 버전에서도 3편에서야 등장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원작의 순서대로 MJ에 앞서 등장하여 나름 활약을 해 준다.
영화의 마지막 쿠키 신에 등장하는 인물은 아마도 그린 고블린이 될 예정인 오스본 Osborn 일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면 아마도 이 시리즈의 2편에서는 원작대로 그웬이 고블린에게 죽임을 당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히로인이 죽는다고 연애질을 그만 둘 주인공은 영화 역사상 별로 없기에, 2편 후반이나 3편에 MJ가 등장할 것이라는 것도 역시 같이 예상되는 바이고...
다만, 좀 부탁인 것은 그웬이건 MJ 건 좀 전형적으로 예쁜 배우 좀 썼으면 좋겠다는 것. 그나마 샘 레이미 버전 3편에 그웬 역할로 등장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Bryce Dallars Howard 는 개인적으로 좋아하긴 하지만, 어울리지 않는다고...
'나 2편에서 죽는거야?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 / '약속은 깨져야 제맛이지.'
기타 등등...
2편의 내용은 아마도 아버지 떡밥을 해결하는 것과 또 다른 한 축인 오스코프의 회장 노만 오스본 Norman Osborn 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든다. 개봉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2편 크레딧이 도는 건가...
지금은 별 볼일 없어 보일지 몰라도 한 때 날렸던 분들이 대거 등장하는데, 삼촌 역의 마틴 쉰 Martin Sheen 과 (찰리 쉰 Charlie Sheen 의 아빠라고...) 숙모 역의 샐리 필드 Sally Field 야 자막에 까지 스페셜 출연으로 등장하지만, 아버지 역할의 캠벨 스콧 Campbell Scott 도 (비록 줄리아 로버츠 Julia Roberts 에 가려서 안 보이긴 했으나) 나름 주인공 했던 인물이고, 아들의 은혜를 갚기 위해서 크레인 조정하는 아버지는 무려 전설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 'E.T.' 에 출연한 토마스 하우웰 Thomas Howell 이다. 이거 'Notting Hill (노팅 힐)' 에서 스파이크 Spike 역할을 한 라이스 이판이 무색하구먼...
개봉하기 전에 극장에서 몇 번이고 봤던 예고편에서 코너 박사가 피터 파커에게 'Are you ready to play god?' 이라는 대사를 치는데, 영화 전개상 꽤 어울리는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에서는 안 나오네.
스탠 리 Stan Lee 영감님은 역시 카메오 출연하는데,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더 대놓고 출연한다. 뭐, 웃겼으니 패스.
피터 파커는 여전히 사진을 찍고 다니지만, 데일리 뷰글 Daily Bugle 에 기고하지는 않는다. 바라건데 뷰글의 편집장으로 J.K. 시몬스 J.K. Simmons 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전 시리즈와의 연결 고리 하나쯤은 이렇게 만들어 놔도 괜찮잖아.
이봐 피터. 자네 키가 좀 더 커졌군.
Trivia 1. 샘 레이미 버전 1편에 보면 피터의 대사 중 "I was late for work and Dr. Connors fired me" 라고 나오는데..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The Dark Knight Rises (다크 나이트 라이즈) - 배트맨, 인셉션 에디션.
The Dark Knight Rises (다크 나이트 라이즈) - 배트맨, 인셉션 에디션.
2012.07.30 -
Midnight in Paris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Woody Allen
Midnight in Paris (미드나잇 인 파리) 2011, Woody Allen
2012.07.12 -
Prometheus (프로메테우스) - 에이리언 탄생 설화
Prometheus (프로메테우스) - 에이리언 탄생 설화
2012.06.20 -
Men in Black 3 (맨 인 블랙 3) - 15년만, 다시 지구를 구하다.
Men in Black 3 (맨 인 블랙 3) - 15년만, 다시 지구를 구하다.
2012.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