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뻬의 그림을 처음 본 것은 내가 국민학교 때의 일이다. 르네 고시니 Rene' Goscinny 가 글을 쓰고 상뻬가 그림을 그린 그 유명한 '꼬마 니꼴라 Le Petit Nicolas '였다. (고시니는 유럽 최고의 만화인 '아스테릭스 Asterix '의 스토리 작가이고, 게다가 상뻬가 그림을 그렸으니... 이 얼마나 황금 콤비의 책이었던가...)
니꼴라에서 보는 그 그림체에 나는 흠뻑 빠졌다. (마치 박수동의 성냥개비 그림체와도 비슷하지 않는가 말이다.) 그 이후로 상뻬의 그림에 대한 나의 동경은 계속되었다. 오죽하면 별로 재미도 없는 '좀머씨 이야기 Die Geschichte von Herrn Sommer ' 라는 책도 상뻬의 삽화가 실렸다는 이유로 찾아서 보게 되었단 말이지.
상뻬의 그림 이외에 글에 대한 재능을 다시 발견하게 된 것은 대학원 때 읽었던 '라울 따뷔랭 Raoul Taburin '이었다. 그림도 재미 있지만, 그 내용은 또 얼마나 재미있는지. 스토리보다는 스케치 같은 책들을 몇권 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뉴욕 스케치'이다. 뉴욕에 사는 프랑스인이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낯선 문화를 바라보는 입장에서의 짤막한 유머. 역시 내용보다는 그림을 먼저 보면서 빙그레 웃게 되고, 또 글을 읽은 다음에 그림을 다시 보며 한번 더 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