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 컬투쇼 - 웃음의 무아지경

	대학로 소극장 컬투쇼 웃음의 무아지경
	공연기간 : 2011.4.1 ~ 2011.7.3 공연장 :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 공연시간 :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 추가) 입장권 : 일반 66,000원, 여성 우대석 56,000원 기획 : 엔터프렌즈미디어 제작 : 컬투엔터테인먼트, F&B 출연 : 컬투 2011.7.2

아마도 1993년이라고 기억하는데, 토요일 오후 5시에 MBC에서 잠깐 했던 프로그램 중에서 '젊음의 다섯 마당'이 있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그리고 이미 이제는 거의 잊혀진 안재욱과 김지호가 사회를 봤고, 서울 예대 출신의 신인 개그맨들이 출연하던 고딴 프로그램이었다. 앞의 네 마당은 그냥 그저 그런 개그였고,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마지막 코너가 바로 컬트 트리플의 '컬트 개그'

시작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97년부터인가 그 세명의 대학로 공연을 빼 놓지 않고 보기 시작했는데... 역시 전설이 된 그 당시의 공연은 명불허전이었다. 갈 때마다 턱과 배근육이 아플 정도로 미친듯이 웃고 온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멤버간의 갈등(?)으로 인하여 정성한이 빠지고, 컬트 트리플은 해체를 했다가 곧이어 정찬우, 김태균 둘이서 컬투를 결성하여 다시 활동을 시작하는데...

둘 뿐이야...

컬투로 개명한 이후에 대학로의 컬투홀도 어딘가로 넘어가고, 이후 컬투의 공연은 대 공연장을 전전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최근에 봤던 것은 이미 8년이나 지난 2004년 8월 성균관 대학교 600주년 기념관에서의 공연. 확실히 둘이어서 힘이 떨어진 것도 있고, 공연장이 너무 넓기에 기운이 응집되지 못하는 것도 있었다.

그 둘도 이 사실을 알았는지, 자기들 얘기로는 8년만에 그들의 본무대인 대학로의 소극장으로 컴백하여 컬투쇼를 장기 공연하였고, 예전의 명성 그대로 꽉꽉 들어찬 객석 판매를 이어갔다. 가고 싶은 마음에 시간을 맞춰보지만, 애까지 딸린 부부가 공연 보러 갈 시간을 낼 수 있을리는 만무하고... 결국에는 종연 하루 전에서야 한자리 남아 있는 좌석을 예매하였다.
그렇다... 난 혼자서 컬투쇼 보러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소외계층.

8년만의 대학로 소극장 복귀전

5시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공연 시간인 8시까지는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결혼식이 2시간을 넘어갔다. 코스로 나오는 디저트를 마다하고 바로 지하철을 타고 공연장으로 갔는데...
아아아... 주말이라 지하철이 드문드문 오고.. 그 때문에 시간을 지체해서, 대학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8시가 조금 넘어버렸다. 젠장.

예전에 트리플 시절에는 시작부터 빵빵 터지기 때문에 공연에 항상 일찍 가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리고 그 당시에는 공연이 시작하고 나서는 바로 입장하지 못하고 간극에 들어가서 놀림거리가 된 후에, 남들 다 웃을 때 혼자 웃지 못하는 엿같은 상황이 되어버리게 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일단 노래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조금 늦었지만, 다행히 입장할 수 있었다.

자리 잡으니까 시작...

공연은 예전과 다르게 코너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쉴새없이 쏟아내는 말의 향연으로 진행된다. 이 점에 있어서는 예전 소극장 시절과는 달리, 대극장 시절의 흐름을 따라가는군.

최근 히트곡 '사랑한다, 사랑해'

뭐 레퍼토리는 뻔하다. 사실 라디오 컬투쇼를 거의 5년간 매일 들었기에 그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할지도 대충 예상이 간다. 뻔한 내용의 예상되는 개그를 들으면서도 그렇게 웃는 것이 불가사의하다. 뭐, 그게 비싼 돈 내고 들어와서 이 공연을 보는 이유겠지.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웃고, 박수치고, 소리질렀다. 다만, 아쉬운 것은 김태균도 공연 중에 말했지만 '여러분들은 여기서 한참 웃고 간 다음에, 친구들에게 가서 할 말이 없을거에요.' 라고, 정말로 뭘 보고 그렇게 박장대소를 했는지 설명할 수가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