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34. 아오라키 마운트 쿡
'10.10.23 (뉴질랜드 시각)
어제 맥주를 좀 많이 마셨는지 자다가 중간에 깨서 화장실에 갔다. 날이 아직 컴컴한 것을 보니 아직 한밤중인 듯하다. 캠퍼밴 밖으로 나가서 화장실을 가기에는 귀찮고 추우니 캠퍼밴에서 해결했다. 그나마 어제는 무지하게 추웠던 기억인데, 오늘은 그나마 춥지 않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푹 자지는 못했다. 아마도 맥주를 많이 마신 탓인 듯.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7시 40분이다. '아, 젠장 오늘도 알람이 안 울린건가?' 하고 생각했는데, 설정을 보니 7시 50분에 맞춰놨었구나. 공동 화장실에 가서 세수만 간단하게 하고 돌아왔다.
아침은 어제와 거의 같은 메뉴로 해결했다. 서영이가 만든 콘프레이크와 토스트에 구운 식빵에 바른 마멀레이드 잼. 그리고 은서가 어제 야채 볶음 실패를 바탕으로 한 간단한 과일. 아마도 여행 기간 내내 비슷한 메뉴가 아닐까 싶은데, 매일 같은 메뉴지만 아직까지는 지겹지 않고 먹을만하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메뉴이기에 그런 것일지도.
어제 캠퍼밴을 점검하다 보니까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 하수를 버리는 밸브가 고장인지 완전히 잠기지 않고 물이 조금씩 샌다. 그래서 캠퍼밴을 주차하고서는 그 밸브 밑에 양동이를 받쳐 놨다. 간단하게 설거지를 했지만, 양동이에 받은 오수를 많이 고였다. 여기 글렌테너 홀리데이 파크 Glentenner Holiday Park 에는 Dump station 이 따로 없어서 변기 물은 버릴 수 없고, 싱크대의 하수 정도만 그냥 화장실에 버릴 수 밖에 없다.
물을 썼으니 물탱크에 수도를 연결해서 넣어봤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어갔다. 사용한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이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처음에 full 상태가아니었던 모양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서두른다고 했는데, 그래도 대충 30분은 단축했구나. 9시 20분에 아오라키 마운트 쿡 Aoraki Mt. cook 으로 출발했다.
아오라키 마운트 쿡까지는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어제 묵었던 글렌테너 홀리데이 파크와 마운트 쿡 빌리지 Mt. Cook Village 에 있는 화이트 호스 힐 캠프 사이트 White Horse Hill Camp Site 중에서 하나를 고르려고 했었는데, 일정을 따지고 보자면 화이트 호스 힐 캠프 사이트가 나을뻔 했다.
아오리키 마운트로 가는 길에 양떼가 차길을 건너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90km 정도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는데, 멀이 앞에서 뭔가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아니고, 다가가서 보니까 양이었다. 헉... 대부분 도로 옆의 초원에는 도로를 건너지 못하도록 철망을 쳐 놓는데, 여기는 철망이 없는 곳이고, 또 양쪽이 초원이라서 양이 건너고 있던 것이다. 또 가끔은 도로에 주로 토끼가 죽은 시체가 있는데, 갈메기들이 그 고기를 먹고 있는 경우가 있다.
오늘은 마운트 쿡 빌리지에서 출발하여 키아 포인트 Kea point 까지 가는 트랙이나 후커 밸리 Hooker Valley 트랙 둘 중에 하나를 골라서 가려고 한다. 두 트랙 모두 만만치는 않은 길이어서, 가는 데 까지 가 보고 돌아올 생각이다. 마운트 쿡 빌리지를 목적지로 설정하고 가다가 길 오른쪽으로 후커 밸리 로드 Hooker Valley Rd. 가 보였다. 어제 푸카키 호수 Lake Pukaki 의 Information center에서 봤던 트랙 지도가 기억 났다.
빙하 cruise를 할 수 있는 타즈만 로드 Tasman Rd. 를 지나서 후커 밸리 로드로 가면 후커 밸리 트랙 Hooker Valley Track 의 시작점이 나온다. 바로 우회전을 해서 그 방향으로 향했다.
그런데 아뿔싸. 한참 들어가다가 생각이 났는데, 마운트 쿡 빌리지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간단한 지도라도 받아올 걸 하는 생각이 났다. 어제 봤던 기억에만 의존하기에는 좀 까리한 부분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돌아오기에는 너무 많이 들어왔고, 또 길이 좁아서 돌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저 기억과 그곳의 안내문에 의존하는 수 밖에...
후커 밸리 트랙의 입구에 도착해서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여기서 게기판을 보니 47,676 km.
차를 세우고 내려서 보니 바로 여기가 화이트 호스 힐 캠프 사이트더군. 여기는 홀리데이 파크와 달리 캠프 사이트라서 별도의 리셉션도 없이, 자율적으로 등록증을 작성하여 등록함에 돈과 함께 넣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더라.
캠핑장을 스윽 둘러 보니까, 여기는 파워를 꽂는 곳 없이 그냥 캠퍼밴을 주차하거나, 텐트를 칠 수 있는 말 그대로 캠핑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캠퍼밴과 일반 차량, 그리고 텐트까지 마구 섞여 있기도 하다. 값도 굉장히 저렴해서 한명에 6 NZD.
목적지인 후커 밸리 트랙 입구 바로 앞에 있는 것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전기를 연결하지 못하면 캠퍼밴에서 히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추워서 잠을 잘 수 없다. 좀 멀더라도 글렌테너 홀리데이 파크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은 좋지 않더라도 이곳에서 보이는 마운트 쿡 산들의 만년설 경치는 역시 대단하다. 산 정상 부는 물론이고, 마루부분까지도 만년설들이 산 위를 덮고 있는데, 산사태가 났는지 단면이 깎여 있는 부분을 보고서 그 두께를 짐작해 보려했지만 짐작도 할 수 없었다.
봄이 되어 날씨가 따뜻해 져서인지, 눈이 녹아서 (이정도면 빙하라고 해야 하나?) 떨어지며 눈 폭포를 이루는 소리가 아래까지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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