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Q의 독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도서관의 완전한 개방이 아직까지 요원하기만 하다. 개가식 열람에서는 생각지 못한 책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지만, 워킹 스루 방식에서는 온전히 미리 선정한 도서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하지 못하다.
끝없는 밤 (Endless Night) 2004 황금가지, Agatha Christie 7.15~19 운중도서관 대여 |
1. 아가사 크리스티의 후기 작품
2. 작가가 뽑은 10개 작품에도 선정되었는데, 나에게는 그닥이다. 그러고 보니 다른 10개 작품도 그리 맘에 들지는 않는다. 3. 공범의 구도는 어디서 본 설정이다. 그것도 본인의 전작에서 나온 구도이다. 4. 마플도, 포와로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추리도 나오지 않는다. 5. 소설의 절반이 지나가도록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다. 마이크와 엘리의 만남과 결혼, 집시의 땅을 얻는 과정 정도만 나온다. 6. 책의 여분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비로소 사건이 일어나는데, 전혀라고 할 만큼 서스펜스가 없다. 7.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추리할 거리 자체가 없다. 8. 사건의 해결 역시도 누군가의 추리가 아니고, 범인의 폭주와 자백으로 마무리된다. 9. 추리 쪽 보다는 범인의 심리 묘사에 조금 더 초점을 두면서 사건이 해결되는데. 10. 그래서 사건 해결의 쾌감이 크지 않다. |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The Mysterious Affair at Styles) 2004 황금가지, Agatha Christie 7.16~25 운중도서관 대여 |
1. 무슈 포와로가 처음 등장한 작품이다.
2. 애거서 크리스티의 초기 작품인 것에 비해서 꽤 흥미진진하고, 추리소설로서의 완성도가 높다. 3. 그리고 올해가 출간 100 주년이다. 4. 무슈 포와로와 함께하는 헤이스팅스 역시 등장하고, 둘 사이 추리 진행의 전형을 보여준다. 5. 헤이스팅스가 먼저 독자들도 생각할 법한 정도의 추리를 하고, 포와로는 헤이스팅스의 추리에 대한 한계를 짚어준 후 적당한 수준의 단서를 제공한다. 6. 재산 많은 노부인이 죽었는데, 한 사람에게 모두의 의심이 집중된다. 7. 헤이스팅스를 비롯한 대부분이 그 용의자에 집중하는 사이 포와로가 오히려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반전이.. 8. 그리고 반전 이후의 또 반전 9. 결론/범인을 알고 난 후 다시 읽었을 때, 포와로가 슬쩍 슬쩍 던져주는 힌트가 재미를 준다. |
나일강의 죽음 (Death on the Nile) 2004 황금가지, Agatha Christie 7.26~8.5 운중도서관 대여 |
1. 대중적으로 꽤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다. 그만큼 결말도 많이 알려져 있고.
2. 설정상 '오리엔트 특급 살인' 에 이어지는 내용인데, 실제로는 몇 편의 작품 이후에 쓰여졌다. 3. 케네스 브래너 판 영화가 2020년 개봉 예정으로 되어 있고, post-production 상태라는데, 과연 연내에 개봉이 가능할까나? 4. 다른 작품들은 '***의 살인' 등 murder 라는 단어를 제목으로 다는데, 이 작품은 '살인'이 아닌 '나일강의 죽음' 이라고 murder 대신 death 를 사용했다. 5. 그렇다고 살인이 아닌 것도 아니고, 피해자가 '살해'되었는지, 그냥 '죽음' 을 맞이한 것인지 모호하지도 않다. 5-1. 살해/죽음이 중간에 잠깐 모호했던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은 아예 mysterious affair 를 제목으로 썼구먼. 6. 만들어진 밀실이라는 설정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유사하다. 그리고 살해당한 인물과 이런 저런 관계로 엮인 등장인물들도 마찬가지이고. 7. 모두들 살인의 동기가 있고, 또 어느 정도의 알리바이가 만들어져 있는데, 이 알리바이의 헛점을 파고 들어가는 부분까지도 유사하나, 그 결과로 나온 범인의 존재는 매우 다르다. 8. 얼마 전에 읽은 작품의 범인 설정과 유사하다.. 라고 하면 금방 알 수 있을지도. |
야구가 뭐라고 2019 한겨레출판, 김양희 8.9~11 판교도서관 대여 |
월별로 정리한 야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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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Curtain) 2004 황금가지, Agatha Christie 8.12~9.6 운중도서관 대여 |
1. 귀에 익은 제목이지만, 알프레드 히치콕의 '찢어진 커튼'과는 무관하네.
2. 포와로 탐정의 마지막 사건(?)이다. 2-1. 애거서 크리스티에 따르면 애초부터 포와로의 마지막을 확실하게 처리하여 다른 작가가 포와로를 주인공으로 새로운 소설을 쓰는 것을 막으려 했다고. 2-2. 이러면서 이언 플레밍의 제임스 본드를 예시로 들었다고. 3. 탐정으로서의 은퇴는 이전에 했었고, 은퇴한 신분으로도 이런 저런 사건에 개입을 많이 하긴 했으나... 4. 확실하게 마지막 사건임을 확정지었다. 모리어티와 대결한 홈즈의 애매한 결말보다도 더 확실하게. 5. 마지막 사건(?) 이 맞나? 그 사건을 일으킨 자가 바로... 6. 그러고 보니 그 '범인' 은 모리어티 교수와 비슷하다. 직접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살살 긁어대는... 6-1. 설계까지 해주는 교사범은 아니고, 범죄를 하도록 매우 간접적으로 자극하기에 오히려 더 교묘하다고 해야 할까. 7. X 가 범인이라는 확신을 주는 증거가 없다. 포와로는 확실하다고 생각하는데, 객관적으로 증거가 없네. |
쥐덫 (Three Blind Mice) 2004 황금가지, Agatha Christie 9.8~13 운중도서관 대여 |
1. 연극으로 꽤 많이 올려졌다.
2. 설정을 보니 그럴만도 하다. 3. 폭설로 고립된 하숙집. 새로 입주한 손님들의 정체는 모두 모호하다. 3-1. 딱 김전일이네. 4. 추가로 인물이 등장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 연극으로 만들기도 좋다. 4-1. 연극으로 만들기 좋은 정도가 아니라 시작이 라디오극 극본이었네. 5. 하지만 아쉽게도 내용이 너무 짧다. 6. 2명의 주인 + 4명의 손님 + 1명의 형사. 그리고 세마리 눈먼 쥐 동요라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처럼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7. 그리고 범인은 예상대로... |
엔드하우스의 비극 (Peril at End House) 2004 황금가지, Agatha Christie 9.13~18 운중도서관 대여 |
1. 엘큘 포와로는 은퇴하지 않았던가.
2. 하지만 은퇴 후에 해결한 사건이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3. 포와로를 잘 몰라서 무시한 것인가, 그가 있는데 대담하게도 범죄를 저지른다. 4. 범인들은 그럴듯한 계획이 있고, 처맞기 전까지는 유효하다. 5. 포와로에게 잡힌 범인들은 거의 결정적인 증거를 남기지는 않는데, 뭔가 묘한 부분에서 꼬리가 잡히곤 한다. 6.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편지의 문구를 보고서 범인을 짐작하다니, 사실 말이 안되지. 7. 사건의 전개를 보면 범인을 짐작하기는 쉽다. 8. 하지만 극의 전개 상 '이 자가 범인이어야 얘기가 되지' 라는 생각일 뿐이지 단서가 될 만한 것은 없다. 9. 인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헷갈리는 것도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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