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4Q 의 독서
4사분기는 전통적으로 야구의 계절인지라 영화와 책을 멀리하고 야구를 가까이 한다.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슈퍼로봇열전 만화편 2017 한스미디어. 페니웨이, lennono 19.11.20~20.10.21 판교도서관 대여 |
1. 1인미디어를 지향하셨지만, 결혼 후 바쁘신지 블로그 업뎃이 많이 줄어든 페니웨이님의 두번째 책
2. 전작인 애니메이션 중심의 '한국 슈퍼 로봇 열전' 은 도서관에 없어서 일단 '만화편' 부터 일독. 3. 술 마시면서 짧게짧게 읽은 탓에 완독하는데 꽤 오래 걸림. 3-1. 모르는 만화 부분은 읽고 나서도 여전히 몰라서 다시 읽느라 오래 걸림. 4.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이겠지만, 90년 이전의 한국 만화 상황은 되새길수록 안타깝다. 5. 대본소용 만화를 찍어내는 공장 시스템도 안타깝지만, 더 안타까운 것은 일본 만화의 무분별한 복제이다. 6. 물론 나도 일본 만화의 복제인지 모르고 전성기/성운아의 콩콩코믹스 작품을 사서 모으던 시절이 있었지. 7. 더 거슬러 올라가면 클로버 문고 시절도 있었는데, 그나마 클로버 문고는 오리지널 작과 복제작이 섞여 있기라도 했지. 8. 만화가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존심을 버리고 트레이싱을 할 수밖에 없었던 작가들의 사정이 눈물겹다. 8-1. 서비스 기획을 하다보면 다른 서비스 보여주면서 '똑같이 만들어' 라는 지시를 받을 때가 있는데, 그 때의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9. 그나마 로컬라이즈를 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집어넣은 작가들을 보면 칭찬을 해야할지, 비난을 해야할지. 10.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생각으로 관대한 편이지만, 이 시절의 만화를 보면 표절과 영감/참조의 경계가 매우 모호하다. |
어디 갔어, 버나뎃 (Where'd You Go, Bernadette) 2016 문학동네. Maria Semple 10.30~12.1 운중도서관 대여 |
1. 영화를 보고서 흥미가 생겨서 관람 후 돌아오는 길에 바로 도서관에 들러서 대출하였다.
2. 작가의 서술이 아닌 버나뎃과 주변 인물들의 이메일, 공지문, 서류 등으로만 이루어진 영화라고 해서 그 형식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2-1. 영화에서 핸드폰과 PC/Mac 의 화면 만으로 서사를 구성한 '서칭' 이 꽤 신선했는데, 생각해 보니 서간문으로만 만들어진 책도 많구나. 3. 영화에서 버나뎃이 사이버 비서 만쥴라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보니, 책도 어떤 식으로 쓰여질 지 대충 예상은 갔다. 4. 영화 평에서 '남극에서 가족한테 전화를 거는 걸 보면 응원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는데, 책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5. 일단 엘지가 그렇게 관대한 사람은 아니다. MS 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맞지만, 버나뎃/비와는 매우 단절되었고 결국 수린과 바람나는 것도 영화와 다르다. 6. 비 역시도 휼륭한 학생은 아닌 모양. 사립 고등학교 입학 다음 날 바로 퇴교 권고를 받을 정도니까. 7. 대부분의 인물들이 영화에서 보다 훨씬 시니컬하다. 8. 만쥴라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영화의 전개가 책을 그대로 따라간다. 책을 읽으면 영화의 장면이 그대로 생각날 정도. 9. 버나뎃이 사라지는 순간부터 영화와의 괴리가 생긴다. 그 괴리는 앞서 쌓아왔던 각 인물들 성격에서의 시니컬함/냉혹함 때문이다. 10. 영화쪽이 조금 더 압축되어 간결하고 박진감 넘쳐서 좋다. |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Do Androids Dream Electric Sheep) 2013 폴라북스. Philip K. Dick 12.8~17 운중도서관 대여 |
1. 그 유명한 '블레이드러너' 의 원작 소설
2. 당연히 데커드 나오고, 레이첼 나온다. 3. 더 많이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생략된 인물들도 많고. 4. 분명히 예전에 한 번 읽었던 기억인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시 대출해서 읽었다. 4-1. 예전에 안 읽었던 듯, 많이 새롭다. 5. 데커드가 레플리컨트인가 인간인가에 대한 해답이 있지 않을까 해서 꼼꼼히 살펴봤지만 5-1. 오히려 원작에서는 레플리컨트가 아니라 안드로이드라는 용어를 쓴다. 6. 데커드는 분명한 인간인 것으로 나오지만, 기억이 통째로 이식된 안드로이드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7. 감정 이입 기계에 공감을 하는 걸 보니 인간인 것 같기도 하고. 8. 원제인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는 꽤나 중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8-1. 말 그대로 자면서 꿈을 꾸는가? 안드로이드 역시 이입 기게에 반응할 수 있는지. 8-2. 인간이 진짜 동물을 소망하는 것 처럼 안드로이드도 전기 생물을 소망하는지? 9. 영화 쪽이 조금 더 많은 텍스트를 숨겨 놓은 듯. |
버스데이 걸 (バ-スデイ·ガ-ル) 2018 비채. 村上春樹, Kat Menschik 12.19 운중도서관 대여 |
1. 20살 생일이 그리 특별한 것일까?
2. 생일에 대한 연작을 쓰려다가 포기한 것 같은데. 3. 카트 맨쉬크가 일러스트한 책이 몇 개 더 있는데, 별로 보고 싶지는 않다. 4. 이 작품 말고 다른 것들은 다른 단편집에서 이미 읽은 것이기도 하고. 5. 맨쉬크의 일러스트가 하루키의 문장에 어울리는 그림체는 아니다. 6. 아무래도 안자이 미즈마루의 일러스트에 익숙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7. '이상한 도서관'은 좀 어울릴 수 있겠다 싶은데, '버스데이 걸' 역시도 구성 상으로는 '이상한 도서관'과 설정이 비슷한 것이 있어서. 8. 결국 무슨 소원을 빌었고,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지.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2010 문학동네. 김영하 12.20~24 운중도서관 대여 |
손님이 여러명이고, 그에 대한 기록이 있다고 하더니 왜 3명의 기록에서 마무리가 되어 버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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