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두번째 미국 기행 - 8. Solvang
01.9.26 (산타 바바라 시각)
오오... 기적적이구먼... 어제 잠든 시각이 아마도 3시 정도? 아닌가? 2시 30분 정도.. 그래도 시간 맞춰서 7시 30분에 일어났다. 대단하구먼..
침대 하나에서 3명이 잤는데도 어떻게 저렇게 안 깨고 잘 잤다. 용구형 자는 포 포인트 쉐라톤 호텔 Four Point Sheratton Hotel 에서 잤는데, 침대가 우리 모텔보다 훨씬 낫구먼..
포 포인트 쉐라톤 호텔은 101의 시워드 출구 Seaward exit 에서 나와서 하버 대로 Havour Blvd. 에 있는데, 여기서 회의장인 래디슨 산타 바바라 Radisson Santa Barbara 까지는 30마일일 훨씬 넘는다. 70mph로 달려도 30분 정도 걸리니... 이거야 말로 인천에서 서울까지 출퇴근 하는 것 아닌가? 한국에서 인천-서울이면 적어도 2~3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그런데 정말 대단한 건 이 101 freeway를 타고 오니 30분 밖에 안 걸린다는 거다. 호텔에서 101까지 5분 정도... 101에서 래디슨 산타 바바라까지는 1분 정도. freeway, highway, interstate 등 도로들이 정말로 잘 되어 있으니 차가 아무리 많아도, 거리가 아무리 많아도 정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거다.
일요일에 LAX에서 산타 바바라 Santa Barbara 까지 오는 것만 해도 그렇다. 90마일이 넘는 거리를 1시간 남짓해서 이렇게 올 수 있다니...
오전에 들어와서 회의를 듣는데, 이상희 과장님이 지겨운가보다. 하긴 신호 처리 전공했던 윤홍서 대리도 이틀째부터 지겨워 하던데, 산업 시스템 전공한 사람이 무슨 말인지 알아 듣지도 못하고, 게다가 네트워크도 안 되니 심심하시겠지.
아침부터 나랑 용구형을 데리고 솔뱅 Solvang 에 가자는 거다. 커허헉...
회의 듣고 결과 정리하는 건 전부 김철우 박사에게 맡기고 용구형 보고 차 운전해서 가자고 한다. 역시 갑의 위력인가? 아니면 행패인가? 크흐... 중간에 낀 용구형은 얼마나 난감할까. 조르고 졸라서 겨우 VCEG 회의 들어 왔는데... 또 SKT 과장이 가자고 하는데 거절할 수도 없고...
솔뱅이라는 곳은 데니쉬 Danish 스타일의 동네이다. 데니쉬이면 덴마크 Denmark 인가? 예전에 덴마크 사람들이 많이 이주해 와서 마을 전체를 데니쉬 스타일로 만들어서 산단다. 지금까지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왜 미국 땅에다가 유럽 마을을 재현해 놨는지 모르겠는데... 미국인들의 열등감이 아닐까?
동네는 아주 조그만하다.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슬슬 걸어서도 15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옛날의 덴마크 답게 동네의 건물들도 아기자기 하게 예쁘고... 조그맣고 예쁜 동화 속 건물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데이쉬 패스트리 Danish Pastry 라는 말도 있다시피 이 조그마한 마을에 bakery가 꽤 많다.
저쪽 끝에는 안데르센 Hans Christian Anderson 박물관이 있다. 앤더슨이 누구냐면 우리가 예전에 읽었던 '미운 오리 새끼'의 저자 안데르센이겠지..
박물관 역시 아기자기하게 조그맣다. 1층에는 서점이 있어서 여러가지 팔고, 2층이 박물관인데... 뭐 그냥 여라 나라 판본과 초판본 등을 전시해 놓고 있다.
동네가 조그만해서 역시 금방 다 둘러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돌아가서 회의에 참석해야지. 이상희 과장 말로는 해외 출장 와서 회의만 참석하면 남는게 하나도 없다고... 땡까고 여기 저기 돌아 봐야 그래도 왔다는게 남는다는데...
크크크... 맞는 말이긴 한데...
그래도 10일이나 일정 잡고 왔는데 3일도 참가 안 하는 건 좀...
그리고 난 들어가서 이것 저것 듣는게 재미 있기도 하고... 영어 실력 향상에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