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오사카 여행 27. 한큐 32번가에서 마지막 만찬.
'13.3.8 (오사카 시각)
3박 4일간의 짧은 일정이 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짧은 일정이긴 하지만 간사이 關西 지방에 와서 먹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그래도 대략 구색은 갖춘 것 같다. 우선 오는 첫 날에
타코야키 たこやき 를 시작으로 오코노미야키 おこのみやき 도 먹었고, 비싸게는 그 유명한 미소노 みその 의 고베규 神戶牛 데판야끼 鉄板焼 까지 먹었다
.
아쉽게도 간사이 지방의 하코즈시 はこずし 는 먹지 못했지만, 싸구려나마 회전 초밥으로 니기리즈시 にぎりずし 도 먹었고, '맛의 달인' 에도 등장한 스시 엔도우 寿司ゑんどう 에도 갔으니, 하코즈시는 가볍게 다음번 여행을 기약할 수 있다.
몇 가지 놓친 것이 있지만, 그래도 우동 うどん 이나 소바 そば 중에서 한 가지라도 면 요리는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쪽 우메다 梅田 지역은 유서 깊은 식당이 없는 걸로 유명한 곳이라는 것. 한국에서도 어딜 가서 푸드코트나 백화점 식당가 등은 지양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점심도 부실하게 먹은지라 유명 식당을 찾아 헤메일 수는 없어서 가까운 식당가에서 먹기로 했다.
오사카 大阪 역에서 다시 우메다 역으로 돌아가서 한큐 그랜드 빌딩 阪急 Grand Bldg. 으로 향한다.
한큐 산반가이 阪急三番街 의 지하 식당가와 헵파이브 Hep Five , 한큐 산쥬니반가이 阪急三十二番街 등 세군데 정도 식당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오사카의 야경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한큐 산쥬니반가이를 선택했다. 한큐 그랜드 빌딩의 27~31층으로 올라가면 전체가 식당가이니 그 중에서 우동이나 소바 정도는 팔 것이다.
지하에서 한큐 그랜드 빌딩 입구로 들어가면 엘리베이터 입구에 식당가 안내가 있다. 음식 사진으로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읽지 못해도 대략 알 수는 있다. 40개 가까이 되는 가게 중에서 다행히, 아니면 당연하게도 29층에 위치한 카조쿠테 家族亭 에서 소바를 팔고 있다.
자리를 잡고서 메뉴를 대충 보아하니 소바 전문점은 아닌 듯하다. 소바와 더불어서 우동도 같이 팔고 있는지라 그렇게 기대감을 갖지만 않는다면 대충 한끼를 떼울 수 있을 정도는 된다.
우동과 소바를 모두 먹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각각 하나씩 골라서 주문을 했다. 내가 우동을 먹기로 하고서 가장 기본적인 우동인 키츠네 우동 きつねうどん 을 주문하였고, 은서와 서영은 덴뿌라 天麩羅 와 소바 そば 세트를 주문하였다.
예상대로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예상보다 더욱 간소하다고 해야 할까. 막상 나온 키츠네 우동의 양은 꽤나 초라할 정도로 적다. 국물에 비해서 면의 양은 작지만, 면을 거의 가릴 정도의 유부가 그나마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고나 할까?
그에 비해서 소바는 조금 나은 편이다. 둘이 먹기는 조금 적다고 할 수 있는 양이지만, 혼자서 먹기에는 충분한 정도이다. 소바의 면 양도 적은 편은 아니고, 덴뿌라도 수가 모자르지 않다.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은데, 덴뿌라만 따로 시켰던 건지 아니면 내가 시킨 키츠네 우동이 세트였던 것이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서영이를 위해서 별도의 덴뿌라가 있었군. 덴뿌라의 튀김 상태는 괜찮았다. 튀김 옷이 두껍지 않으면서도 바삭한 것이 우리나라 포장마차의 싸구려 튀김과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튀김집을 가게 된다면 이런 품질의 덴뿌라를 먹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덴뿌라만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소바의 면 색깔 역시 흔히 보는 색소 첨부의 짙은 회색은 아니다.
작년 도쿄에 갔을 때 우에노 上野 의 야부소바 藪そば 에서 먹었던 면
과 같이 녹색을 띄고 있다. 메밀의 속껍질까지 같이 갈아서 면을 만들면 이렇게 색의 옅고 녹색의 면이 나온다고 하는데 이것도 아마 그런 것인 듯. 맛도 괜찮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가를 한바퀴 돈다. 우리가 들어간 카조쿠테는 빌딩의 외벽 쪽이 아니라서 야경을 볼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지만, 다른 식당들에서는 운좋게 창가에 앉는다면 키타오사카 北大阪 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한잔 걸칠 수 있겠다. 다만, 이렇게 경치를 볼 수 있는 가게에서 파는 음식과 술은 그 질에 비해서 가격이 좀 높다는게 문제이지만.
저녁으로 먹은 우동과 소바의 양이 풍족할 정도는 아니다. 게다가
,
했기에 그 모자름이 더하다. 물론 호텔에 들어가면서 맥주와 함께 먹을 거리를 사겠지만 여기서 뭔가 입을 행복하게 할 만한 디저트를 사기로 했다.
한큐 그랜드 빌딩의 1층으로 가면 각종 디저트를 파는 카페와 베이커리가 즐비하다. 그 중에서 케이크를 위주로 판매하는 파티세리가 하나 눈에 띄는데, 그 이름은 발음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빠띠세리 르 프리미어 다카라즈카 호텔 Patisserie le Premier 宝塚 Hotel 이다. 아마도 다카라즈카 호텔에 있는 베이커리의 분점 정도 되나보다.
빠띠세리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가 즐비한데, 그 중에서 딸기를 이용하여 만든 것들이 눈에 띈다. 여러가지 딸기 케이크 중에서 딸기 무스롤을 2개 사서 난바 難波 역으로 돌아왔다.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정리한다. 이제 내일이면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원래의 계획이라면 오사카성 大阪城 에 가서 구경을 하는 것인데, 왠지 가기가 귀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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