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and Budapest Hotel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2014 Wes Anderson
스타일 좋은 코미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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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2014
국가 : 미국 상영 : 100분 제작 : Scott Rudin Productions 배급 : Fox Searchlight Pictures 연출 : 웨스 앤더슨 Wes Anderson 출연 : 랄프 파인즈 Ralph Fiennes (무슈 구스타프 M. Gustave 역) 토니 레볼로리 Tony Revolori (제로 Zero 역) 윌렘 데포 Willem Dafoe (조플링 Jopling 역) 시얼샤 로넌 Saoirse Ronan (아가사 Agatha 역) 흥행 : $59M (미국), 773,887명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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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3. 29. 18:15~ CGV 강변 8관. with 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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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앤더슨 스타일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아직까지 'The Royal Tenenbaums (로열 타넨바움)한 편밖에 보지 못하였으나 이 감독의 스타일에 빠지기에는 충분하다. 얼굴을 보면 누군지 다들 알 법한 10여명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여 현실에 없을법한 캐릭터를 감독의 지시하에서 잘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하는 이 영화는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였다.
그런데 나에게만 그랬던 것이었던지 그 다음 작품들이 몇 개 더 개봉은 했으나 금방 내려가서 아쉽게도 보지 못한채로 극장에서 내려가고 말았다.
이번 'The Grand Budapest Hotel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예매율도 그리 낮지 않고, 좌석 점유율도 높은 편이라 집에서 가까운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이번 영화 역시 웨스 앤더슨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낸다. 실존했을 가능성 없는 중부 유럽의 국가인 (보드카 이름에나 어울릴법한 이름의) 주브로브카 Zubrowka (실제로 이 이름은 폴란드의 보드카 브랜드에서 따 왔다.) 에 있는 유명 호텔 그랜드 부다페스트 Grand Budapest 를 배경으로, 역시 실존할 것 같지 않은 캐릭터들이 모여서 벌이는 스릴러 및 추격전을 가장한 코미디 한판이다.
액자 안의 액자 안의 액자
유 명 소설가의 묘지에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고인이 된 그 유명 소설가가 들려주는 소설의 내용이다. 톰 윌킨스 Tom Willkins 가 역을 맡은 노 작가의 이야기는 그가 신경쇠약 치료차 주브로브카의 그랜드 부다페스트에 머물렀을 때, (그래서 젊은 쥬드 로 Jude Law 가 젊은 작가 역할을 하고 있을 때) 이 호텔의 주인인 무스타파 Moustafa (F. 머레이 에이브라함 F. Murray Abraham ) 로부터 전해들었던 무슈 구스타프와 제로의 이야기이다.
묘지에서 소설 'The Grand Budapest' 를 읽은 여자의 책 속의 액자 안에서 들려주는 노 작가의 이야기, 소설을 쓰는 방법은 작가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인물이 전해주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그대로 정리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젊은 시절 액자 안으로 들어가고, 또 그 안에서 무스타파를 만나서 이 거대한 호텔의 주인이 된 사연을 접하면서 한번 더 액자 안으로 들어간 후에에 비로소 무슈 구스타프와 제로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세번 겹쳐진 액자 구성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의 장면을 보다보면 화면 자체가 액자 방식으로 구성된 것이 또 이 영화의 놓칠 수 없는 재미이다.
내가 관람한 CGV 강변의 4관에는 "이 영화의 화면 비율이 계속 변경되는데, 이건 제작자의 의도입니다." 라고 안내문이 붙어 있다. 액자 구조의 이야기에서 진행이 액자 안으로 들어가거나, 혹은 액자 밖으로 나오거나, 한번 더 이중으로 된 액자 안으로 들어가거나 할 때마다 상영관의 화면 비율은 일반적인 1.85:1 과 1.37:1 을 넘나든다. 그러면서도 가끔 2.35:1 비율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이야기를 챕터로 나눠가면서 오고가니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극단적으로 좁은 1.37:1 인 경우만 눈에 띌 것이다. 실제로는 2.35:1 비율일 때에도 스크린의 전체를 사용하지 않고 약간의 블랙바가 들어간 것이 좀 거슬리긴 하다.
스타일리쉬 코미디
같이 관람을 한 마누라님의 말마따나 (심지어 히어로물에서도) 리얼한 현실 반영을 강조하는 현재 영화 흐름에서 이런 식으로 감독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영화는 이 영화만의 매력을 갖게한다. 코엔 Coen 형제의 'The Hundsucker Proxy (허드서커 대리인)' 이나 장 피에르 쥬네 Jean Pierre Jeunet 의 'Le fabuleux destin d'Amélie Poulain (아멜리에)' 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가장 안쪽의 액자 안에서 벌어지는 무슈 구스타프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히치콕 Alfred Hitchcock 스타일의 서스펜스 스릴러이다. 구스타프의 손님인 마담 D. (2장의 제목이기도 한 마담 D 의 실제 이름은 꽤나 길지만 그 풀 네임이 나왔는데, IMDB 에는 그냥 마담 D. 로만 나와 있네.) 가 살해 당하고, 그 막대한 유산인 명화를 둘러싸고서 마담 D 의 아들인 드미트리 Dmitri (아드리안 브로디 Adrien Brody ) 와 심복 조플링에게 누명을 쓴 채로, 적국의 장교 헨켈스 Henkels (에드워드 노튼 Edward Norton ) 에게 쫓기게 되는 구스타프의 이야기는 여느 히치콕 영화에 등장하는 캐리 그랜트 Cary Grant 의 모습과 닮아있다.
거기에 변호사인 데퓨티 코박스 Deputy Kovacs (제프 골드블럼 Jeff Goldblum ) 을 쫓는 조플링의 시퀀스는 히치콕의 영화 'Torn Curtain (찢어진 커튼)'을 거의 복제하다시피 만들어진 것이므로 가장 안쪽의 액자에서 히치콕의 스릴러를 떠올리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긴박한 서스펜스 사이 사이에 독특한 캐릭터들과 이들이 시침 뚝 떼고서 만들어내는 유머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결국은 코미디였다는 것은 이견이 없을 것이다.
배우를 찾는 재미는 별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을 맡은 배우들을 보면 유명 배우들이 포진해 있지만, 그들의 이름값에 걸맞는 역할을 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단지 얼굴만 보이는 정도의 의미 없는 등장은 아니고 그들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이 영화의 코믹성과 잘 어우러진다.
숨어 있는 배우들을 찾아내는 소소한 재미가 있을까 해서 일부러 출연 배역들을 보지 않고 극장을 찾았는데, 그냥 첫번째 등장에 거의 알아볼 정도이긴 해서 그런 재미는 느낄 수 없었다.
분장을 좀 많이 시키고 그 배우의 조그마한 특징만 살짝 드러냈으면 어땠을까 한다.
노 작가 역의 톰 윌킨슨이나 무스타파 역의 F. 머레이 에이브라함은 미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최근에 그 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몇 편 보아서 눈에 익은 바람에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아드리안 브로디나 윌렘 데포, 오웬 윌슨는 워낙에 독특하게 생겨서 못 알아보고 지나치기가 힘들고, 제프 골드블럼과 하비 케이텔은 얼굴 안 보고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랄프 파인즈, 쥬드 로, 에드워드 노튼은 거의 단독 주연급이니 다들 쉽게 알아볼 수 있을테고, 얼굴 비추는 것 만으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빌 머레이 Bill Murray 역시 모르고 넘어갈 수 없겠지.
그나마 레아 세아두 Léa Seydoux 정도가 누구인지 첫 눈에 알아보지 못하는 정도이고, 나머지 배우들은 원래부터 몰랐으니까 넘어가자. 다만, 틸다 스윈튼 Tilda winton 은 영화 끝날 때까지 몰랐다.
원래 마담 D. 역할은 안젤라 랜스베리 Angela Lansbury 가 맡기로 되었다가 스케쥴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맨날 살인 사건 풀기만 하다가 막상 살해를 당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이 영화가 더 재미있었을 것인데, 아쉽게 됐다.
무슈 구스타프 역할은 조니 뎁 Johnny Depp 으로 생각했다던데, 느끼한 조니 뎁 보다는 영국 신사같은 랄프 파인즈가 적격이라 아쉬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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