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방 - 뜨거운 햇빛에 눈이 부시다면
|
라이방 뜨거운 햇빛에 눈이 부시다면 |
년도 : 2001 국가 : 한국 상영 : 91분 연출 : 장현수 출연 : 최학락 (학락 역) 김해곤 (해곤 역) 조준형 (준형 역) 임미령 (미령 역) 2007. 8. 13. iStation |
'와라나고를 부탁해' 라는 캠페인이 있었다. 전국의 '의식있는' 영화관들에서 4개의 영화를 재개봉하여 관객들이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캠페인이었고, 내가 알기로는 이 캠페인의 결과로 아트플러스 시네마 네트워크가 결성되었다.
CGV, 메가박스, 롯데 시네마 3개 거대 극장 체인으로 재편되어 가는 우리 나라의 상업적 영과 극장 시스템에서 과거에 영화를 누렸던 대한극장, 서울극장, 단성사 등은 나름대로의 멀티플렉스化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이었는데, 250~300석 규모의 이 작은 극장들의 네트워크 형성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와라나고' 캠페인의 두번째 글자가 바로 '라이방'이다. (임순례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장현수의 '라이방', 문승욱의 '나비', 정재은의 '고양이를 부탁해')
다른 3개의 영화를 다 보았고, 남은 것은 '라이방'인데, 이게 원래는 연극이 원작이란 말이지.
가끔 재상연 하는 연극 '라이방'을 먼저 볼까하는 미련 때문에, 영화 '라이방'을 보지 않고 지금까지 시간이 지나왔지만 2005년 이후 재상연을 하지 않는 안타까움에 결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삶이 힘들때, 좆같고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목적도 없고 희망도 없을 때 우리는 언제나 삶의 탈출을 꿈꾼다.
하루 여섯번이라고 허풍만 떠는 해곤. 그는 허풍으로 자신의 위안을 삼는다. 족구에서도 개발이고, 봉녀와의 일탈에서도 여섯번은 커녕 5분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점집 털이에서는 지레 겁을 먹고 만취한 상태로밖에는 동참할 수 없다.
숨겨 놓은 고등학생 딸이 있는 학락. 그에게 세상은 진지한 대상이 아니다. 술 먹고, 술집 여주인을 희롱하고. 자신의 이상향으로 삼은 베트남에 연고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희망을 잃어버린다.
대학 졸업한 사실은 자랑스럽게 여기는 준형.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얘기하지만, 그래봐야 집에서 치이고, 일에 치이고. 아끼면서 모아둔 돈은 최상무에게 떼이고, 마지막으로 점집 털이에 희망을 걸어본다.
씨바, 더워.
뜨거운 햇살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내리 쬐고, 어떻게든 피해보려고 그늘을 찾아다니겠지만, 결국은 찾아간 그 그늘도 영원히 햇살을 막아줄 해결책은 아닌 것이다.
뭐, 어쩔 수 없는거다. 삶이 좆같고, 계속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에 눈이 부시면 '라이방'을 쓰는 수 밖에.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The Amazing Spider-Man 2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The Amazing Spider-Man 2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2014.05.21 -
American Hustle (아메리칸 허슬) - 짜임새가 부족하다
American Hustle (아메리칸 허슬) - 짜임새가 부족하다
2014.05.11 -
The Grand Budapest Hotel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2014 Wes Anderson
The Grand Budapest Hotel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2014 Wes Anderson
2014.03.30 -
The Lego Movie (레고 무비) - 레고가 레고다워야
The Lego Movie (레고 무비) - 레고가 레고다워야
201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