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두번째 일본 여행 11. 아메요코 시장 탐방
'12.11.10 (도쿄 현지 시각)
야끼도리 焼き鳥 를 맛있게 먹은 분라쿠 文樂 에서 일어나 조금만 이동하면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이다. 일본 전통 시장의 냄새가 좀 남아 있다고 해서 잠깐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분라쿠가 위치한 게이힌 도호쿠센 京浜東北線 철도의 반대쪽으로 건너가면 바로 아메요코 시장의 입구가 보인다. 갈림길에서 왼쪽이 아메요코 방향이다. 전통 시장답게 먹을 것과 입을 것 등등이 마구 섞여 있다.
해산물을 비롯한 음식 재료들을 파는 시전 상인들도 있고, 퇴근길 직장인들이 들러서 간단하게 한잔하고 들어갈 만한 선술집들도 몇 개 눈에띈다.
시장을 잠깐 걷다가 한정수 매니저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가라오케에 가서 노래를 부르자고 한다. 일본의 가라오케는 한국에 비해서 보유한 곡의 pool 이 꽤 넓은 편이라 한국 노래방에 없어서 부르지 못한 노래가 있는데, 일본에서 아직 가라오케를 갈 기회가 없어서 못 불러봤다고 가잔다.
여기서 약간 머뭇. 남자끼리 노래방 간 적이 언제였던가? 고등학교 친구들과 간 이후로 처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거 낯 간지럽구먼.
하지만 여기는 일본. 혼자서도 가라오케를 가는 나라 아닌가. 내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한류 덕분에 한국 노래도 많다고 하니 일단 가보는 걸로.
ShidaX 라는 이름의 가라오케 건물을 찾아갔다. 이리 저리 이끌려 다니느라 이미 방향 감각은 잃었는데 어느새 현대식 건물 입구이다. ShidaX 는 일본에서 (혹은 도쿄 東京 에서) 꽤나 커다란 가라오케 체인인 듯. 나중에 검색을 해 보니 가라오케 뿐 아니라 각종 식당, 급식 사업도 하고, 편의점 등의 물류나 심지어 인력 파견도 하는 등 꽤나 다양한 분야에 퍼져 있는 사업체다.
어쨌거나 노래방은 꽤나 밝은 분위기로 건물의 6-7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7층인가에 접수 카운터가 있는데, 주로 한국 노래와 pop 을 부를 것이라고 얘기하니 6층의 방으로 안내해 줬다.
방의 분위기는 한국의 노래방과 거의 유사하다. 안쪽으로 가라오케를 위한 콘솔과 모니터가 위치해 있고, 거기서 나오는 마이크 2개, 그리고 리모콘. 다른 것은 술을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 아닌지라 안주와 주류 메뉴가 떡하니 붙어 있다. 남자끼리 왔는데 맹숭맹숭하게 노래만 부를 수는 없어서 하이볼을 시켰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얼음을 탄 칵테일인데 어째 산토리 카쿠빈 サントリー角瓶 위스키를 베이스로 쓰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마케팅을 잘 해서 시장을 선점했거나, 아니면 산토리가 이 방식을 창조했거나.
평소 먹는 언더락과 큰 차이는 없는데 예전에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먹었던 산토리 언더락보다 맛이 연하다. 아, 그 때는 산토리 야마자키 山崎 였지.
구인모 매니저가 노래를 잘 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일본 노래도 섭렵했을 줄이야. 이 놈은 혹시 일본에 살다온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아는 일본 노래가 하나도 없고, 내가 아는 최근 노래라고는 오직 버스커버스커 밖에 없기 때문에 '벚꽃엔딩'을 하나 불러주고, 한국에서 부를 수 없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다가 빌리 조엘 Billy Joel 의 "We didn't Start the Fire"를 불렀는데, 오랫만에 불렀더니 중간까지 밖에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군. 가사를 보고서 따라 부를 수 있는 성질의 노래도 아니고 해서 중간에 스톱.
한국에서도 노래방을 안 가는데, 일본에서 가라오케를 가게 될 줄이야. 쩝.
노래를 대략 다 부르고 나오다가 돈키호테 ドン・キホーテ 얘기가 나왔는데, 내가 모른다고 하자 어떻게 돈키호테를 모를 수 있냐며 한번 가 보기로 했다. 공식적으로는 종합 할인점이라고 되어있는데, 쉽게 말하면 우리 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다이소 Daiso 정도 되는데 그 수비 범위가 좀 더 넓다.
꽤나 확장을 많이 한 상태여서 번화가에 하나씩 점포가 위치해 있고, 건물 전체를 매장으로 하고 있기에 나름 랜드마크 역할도 한단다. 뒤져보니 한글로 된 사이트도 운영하네. (http://www.donki-kr.com)
다이소가 각종 생활 용품 위주인 것에 비해서 돈키호테는 생활 용품 뿐 아니라 가전이나 파티 용품, 취미 용품도 판매를 하고 있는데 그 취미 용품 쪽이 좀 오덕스럽다. 파티용 가면등을 파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메이드 복을 파는건 뭐냐고...
층별로 구분된 주제 중에서 성인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데, 헛 여기서 리느님 Rio 을 뵙다니. 그 옆의 아키라 에리 晶 エリー 도 반갑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이상한 이름보다는 언제까지나 오사와 유카 大沢佑香 에요.
돈키호테를 뒤로하고, 작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한잔 더 마시러 이동했다. 예상보다 길어져서 다음 글에...
야끼도리 焼き鳥 를 맛있게 먹은 분라쿠 文樂 에서 일어나 조금만 이동하면 아메요코 アメ橫 시장이다. 일본 전통 시장의 냄새가 좀 남아 있다고 해서 잠깐 시장 구경을 하기로 했다.
분라쿠가 위치한 게이힌 도호쿠센 京浜東北線 철도의 반대쪽으로 건너가면 바로 아메요코 시장의 입구가 보인다. 갈림길에서 왼쪽이 아메요코 방향이다. 전통 시장답게 먹을 것과 입을 것 등등이 마구 섞여 있다.
해산물을 비롯한 음식 재료들을 파는 시전 상인들도 있고, 퇴근길 직장인들이 들러서 간단하게 한잔하고 들어갈 만한 선술집들도 몇 개 눈에띈다.
앉는 의자 없이 서서 한잔 딱 먹고 들어가는 분위기.
시장을 잠깐 걷다가 한정수 매니저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가라오케에 가서 노래를 부르자고 한다. 일본의 가라오케는 한국에 비해서 보유한 곡의 pool 이 꽤 넓은 편이라 한국 노래방에 없어서 부르지 못한 노래가 있는데, 일본에서 아직 가라오케를 갈 기회가 없어서 못 불러봤다고 가잔다.
여기서 약간 머뭇. 남자끼리 노래방 간 적이 언제였던가? 고등학교 친구들과 간 이후로 처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거 낯 간지럽구먼.
하지만 여기는 일본. 혼자서도 가라오케를 가는 나라 아닌가. 내가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지만 한류 덕분에 한국 노래도 많다고 하니 일단 가보는 걸로.
'뭐 부를까요?' '잠깐 찾아보고.'
ShidaX 라는 이름의 가라오케 건물을 찾아갔다. 이리 저리 이끌려 다니느라 이미 방향 감각은 잃었는데 어느새 현대식 건물 입구이다. ShidaX 는 일본에서 (혹은 도쿄 東京 에서) 꽤나 커다란 가라오케 체인인 듯. 나중에 검색을 해 보니 가라오케 뿐 아니라 각종 식당, 급식 사업도 하고, 편의점 등의 물류나 심지어 인력 파견도 하는 등 꽤나 다양한 분야에 퍼져 있는 사업체다.
어쨌거나 노래방은 꽤나 밝은 분위기로 건물의 6-7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7층인가에 접수 카운터가 있는데, 주로 한국 노래와 pop 을 부를 것이라고 얘기하니 6층의 방으로 안내해 줬다.
방의 분위기는 한국의 노래방과 거의 유사하다. 안쪽으로 가라오케를 위한 콘솔과 모니터가 위치해 있고, 거기서 나오는 마이크 2개, 그리고 리모콘. 다른 것은 술을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 아닌지라 안주와 주류 메뉴가 떡하니 붙어 있다. 남자끼리 왔는데 맹숭맹숭하게 노래만 부를 수는 없어서 하이볼을 시켰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얼음을 탄 칵테일인데 어째 산토리 카쿠빈 サントリー角瓶 위스키를 베이스로 쓰는 것이 불문율처럼 되어 있다. 마케팅을 잘 해서 시장을 선점했거나, 아니면 산토리가 이 방식을 창조했거나.
평소 먹는 언더락과 큰 차이는 없는데 예전에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먹었던 산토리 언더락보다 맛이 연하다. 아, 그 때는 산토리 야마자키 山崎 였지.
구인모 매니저가 노래를 잘 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일본 노래도 섭렵했을 줄이야. 이 놈은 혹시 일본에 살다온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
아는 일본 노래가 하나도 없고, 내가 아는 최근 노래라고는 오직 버스커버스커 밖에 없기 때문에 '벚꽃엔딩'을 하나 불러주고, 한국에서 부를 수 없는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다가 빌리 조엘 Billy Joel 의 "We didn't Start the Fire"를 불렀는데, 오랫만에 불렀더니 중간까지 밖에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군. 가사를 보고서 따라 부를 수 있는 성질의 노래도 아니고 해서 중간에 스톱.
한국에서도 노래방을 안 가는데, 일본에서 가라오케를 가게 될 줄이야. 쩝.
노래를 대략 다 부르고 나오다가 돈키호테 ドン・キホーテ 얘기가 나왔는데, 내가 모른다고 하자 어떻게 돈키호테를 모를 수 있냐며 한번 가 보기로 했다. 공식적으로는 종합 할인점이라고 되어있는데, 쉽게 말하면 우리 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다이소 Daiso 정도 되는데 그 수비 범위가 좀 더 넓다.
꽤나 확장을 많이 한 상태여서 번화가에 하나씩 점포가 위치해 있고, 건물 전체를 매장으로 하고 있기에 나름 랜드마크 역할도 한단다. 뒤져보니 한글로 된 사이트도 운영하네. (http://www.donki-kr.com)
이건 뭐, 오타쿠샵도 아니고
다이소가 각종 생활 용품 위주인 것에 비해서 돈키호테는 생활 용품 뿐 아니라 가전이나 파티 용품, 취미 용품도 판매를 하고 있는데 그 취미 용품 쪽이 좀 오덕스럽다. 파티용 가면등을 파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메이드 복을 파는건 뭐냐고...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는 각자 알아봅시다.
층별로 구분된 주제 중에서 성인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만들어져 있는데, 헛 여기서 리느님 Rio 을 뵙다니. 그 옆의 아키라 에리 晶 エリー 도 반갑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이상한 이름보다는 언제까지나 오사와 유카 大沢佑香 에요.
돈키호테를 뒤로하고, 작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한잔 더 마시러 이동했다. 예상보다 길어져서 다음 글에...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R's 도쿄 여행 13. 아키바 첫 경험
R's 도쿄 여행 13. 아키바 첫 경험
2013.03.10 -
R's 두번째 일본 여행 12. 세카이노 야마짱의 닭날개 양념구이
R's 두번째 일본 여행 12. 세카이노 야마짱의 닭날개 양념구이
2013.03.05 -
R's 두번째 일본 여행 10. 극상의 맥주 안주, 야끼도리집 분라쿠
R's 두번째 일본 여행 10. 극상의 맥주 안주, 야끼도리집 분라쿠
2013.03.01 -
R's 두번째 일본 여행 9. 덕질의 시작, 야마시로야
R's 두번째 일본 여행 9. 덕질의 시작, 야마시로야
2013.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