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Stand (라스트 스탠드) - 늙은 주지사, 낡은 개그
|
The Last Stand (라스트 스탠드) 늙은 주지사, 낡은 개그 |
년도 : 2013
국가 : 미국 상영 : 107분 제작 : Di Bonaventura Pictures 배급 : Lionsgate 연출 : 김지운 출연 : 아놀드 슈워츠네거 Arnold Schwarzenegger (레이 오웬스 Ray Owens 역)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Eduardo Noriega (가브리엘 코르테즈 Gabriel Cortez 역) 포레스트 휘테커 Forest Whitaker (존 베니스터 John Vannister 역) 피터 스토메어 Peter Stomare (버렐 Burrell 역) 2013. 2. 21. 19:50 메가박스 COEX 6관 |
김지운이 헐리우드 Hollywood 에 진출했단다.
'반칙왕' 이나 '달콤한 인생' 으로 한국에서는 성공한 감독 축에 들지만, 모든 작품마다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고 게다가 미국으로 한정한다면 듣보잡이다.
미국에서의 김지운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다만, 우선 진출작인 이 작품에 대한 제작 예산으로 미루어 짐작한다면 김지운의 헐리우드 데뷔작에 거는 기대는 고작 $30M 정도. 한국돈으로 330억원 정도 되는 이 정도의 예산이면 우리나라에서야 대작 영화겠지만 (최근작 중 대작 축에 끼는 '베를린'은 100억원 정도로 추정) 헐리우드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껌값은 아닐지라도 액션 영화 치고는 좀 초라한 정도의 예산이다. ('A Good Day to Die Hard (다이하드: 굳 데이 투 다이)' 는 세배인 $92M, 출연료 거의 안 들었을 'Life of Pi (라이프 오브 파이)'도 $120M 정도이다.)
게다가 그 예산도 거의 다 내 출연료야.
'조용한 가족', '반칙왕', ' 장화, 홍련' 등의 필모그래프를 쌓으면 꽤나 수비폭이 넓은 감독으로 인정받는 김지운 감독이지만 액션 영화에서는 그닥 수비력이 좋지 못한 편으로 판정받은 것이 바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다.
조금 어정쩡한 내용에 액션도 그닥 새롭지 않아서 시장에서 좋은 평가는 받지 못 했는데, 역시 별 내용 없이 액션으로 승부해야 할 내용의 이 영화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은 편이다. 사실 낯선 땅에서 듣보잡 감독이 촬영 현장을 어떻게 전부 컨트롤 했겠어. 게다가 주지사 님인데...
"망한 것 같아."
그리고 역시 결과는 망
제작비의 절반 정도는 벌어들여야 할 개봉 주말의 성적은 고작 $6.3M 이고, 개봉 이후 한달 동안의 성적은 제작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2M 이다. 암만 좋게 봐줘도 김지운 감독의 헐리우드 데뷔작은 심형래의 '디 워' 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의 흥행을 보이고 말 망작일 뿐이다.
"직선 주로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수퍼카를 탄 마약왕과, 세상에서 제일 느린 듯 하게 진행되는 국경 시골 마을의 보안관"
이 두사람 간의 최악의 혈투를 그린다는 설정인데...
딱히 설정 자체가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FBI 가 호송하려는 (아마도) 마약계의 큰 손 코르테즈가 부하들의 도움을 받아서 탈출하고, 지상에서 가장 빠른 수퍼카를 타고 미국을 탈출하려고 하다가, 세상에서 제일 느린 마을의 보안관과 혈투를 벌이는 설정. 잘만하면 전형적인 갱스터 무비의 플롯에 서부극까지도 가미할 수 있을 정도의 설정이다.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하워드 혹스 Howard Hawks 나 셈 페킨파 Sam Peckinpah 쪽 보다는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Roberto Rodriguez 쪽으로 흘러 버렸다. 초반 라스베가스 Las Vegas 의 화려한 배경으로 나름 괜찮은 코르테즈의 탈출 시퀀스가 나오기는 했지만, 뒤로 갈수록 싸구려 배경의 싸구려 액션이 난무한 쌈마이 영화가 되어버렸다.
주인공은 이제 늙어서 어디선가 쉬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주지사 영감님이고, 사용하는 무기라고는 2차 세계 대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구닥다리 들이다. 아놀드 슈워츠네거가 맡은 보안관 레이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어느 B급 영화에서난 본 듯한 얼굴 들이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초반부의 탈출 시퀀스와 위성 등의 첨단 장비를 이용한 추격 장면들이 오히려 영화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붕 떠 있다. FBI 요원 역을 맡은 포레스트 휘테커의 연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코르테즈 일당과 보안관 레이 일당이 마을에서 벌이는 쌈마이는 나름의 B급 정서를 어느 정도 살렸다고는 보이지만, 이미 로드리게즈에 익숙한 나에게는 조금 모자란 구석이 보이고, 게다가 간간히 튀어나오는 어처구니 없는 구식 개그는 그런 모자란 구석을 더욱 두두러지게 한다.
B급으로 망가지려면 아예 첨부터 확실하게 그렇게 나가든가 했었어야 하지 않을까.
Post Script
Cast 에 해리 딘 스탠튼 Harry Dean Stanton 이름이 보이길래 '응?' 했는데, 생각해 보니 농부 아저씨로구나.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Jack the Giant Slayer (잭 더 자이언트 킬러) - 오랜만에 아날로그 액션 좋다
Jack the Giant Slayer (잭 더 자이언트 킬러) - 오랜만에 아날로그 액션 좋다
2013.03.12 -
Silver Linings Playbook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 함께 해 보자
Silver Linings Playbook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 함께 해 보자
2013.02.25 -
베를린 - 전형적인 스파이물, 그리고 아쉬움
베를린 - 전형적인 스파이물, 그리고 아쉬움
2013.02.12 -
A Good Day to Die Hard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 차라리 죽어버려
A Good Day to Die Hard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 차라리 죽어버려
201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