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 신자유주의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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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
발행일 : 2007.10.10
펴낸곳 : 부키 지은이 : 장하준 옮긴이 : 이순희 반양장본 | 384쪽 | 223*152mm ISBN : 978-89-605-1019-7 정가 : 14,000원 서점에서 구입 : 알라딘 2008.7.21 ~ 8.6 |
'쾌도난마 한국 경제'의 저자인 장하준 교수가 이번에는 자유 무역과 신 자유주의에 대한 반박을 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어찌된 이유인지 집에 책이 2권이나 있길래... (한권은 샀고, 한권은 모 이벤트에 당첨 되어서 받은 듯..) 꺼내 들었다.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한가지 작은 사건이 일어났다. 아마도 책의 2/3 정도를 읽은 시점인 7월 31일. 국방일보에서 국방부가 지정한 불온 서적 목록이 공개되었고, 여기에 포함된 책은 장병들이 부대로 반입할 수 없다고 한다. 그 목록을 보다 보니... '반정부, 반미'라는 이유로 이 책이 선정되어 있었다. (07년 'TV 책을 말하다'에서, 08년에 각종 언론사 선정한 올해의 책에도 올라와 있다. 웃기는건 조/중/동 모두 0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는 거.)
오홍... 반정부, 반미? 2/3 정도까지 읽었을 때에느 그런 내용이 없었는데, 뒤에 그런 내용이 있었나보지?
장하준 교수는 현재 캠브리지 대학 Univ. of Cambridge 에 재직중이다. 이 책은 영어로 쓰여졌고, 한글로 번역되었다. 그리고 추천사의 맨 앞에는 (어쩌면 당연하게도) 노암 촘스키 Noam Chomsky 의 글이 올라와있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자유 무역의 불공정에 대한 내용이다. 지금껏 사다리를 타고 이미 올라가 있는 선진의 정권/경제학자에 의해서 고안되고, 우리 나라의 정권과 언론에 의해서 유포된 신자유주의에 대한 당위와 환상뒤에 숨어 있는 진의를 까발리고 있는데... 사이비 진보로서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노무현 정부 시절 출간된 책이지만, 시장 친화와 성장 우선을 표방한 이명박 정권의 기조에서 오히려 더 무리 없이 적용되는 논리이다.
1.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다시 읽기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는 세계화에 대한 미신을 심어주는 꽤나 두꺼운 책이다. (워낙 두꺼워서 손에 잡을 엄두도 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 내용의 요지는 '세계화'라고 부르는 자유 무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렉서스 Lexus 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없고, 뒷 산에서 올리브 나무나 재배하고 있을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이다.
렉서스는 07년에 GM을 제치고, 단일 브랜드로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한 기업임은 틀림 없다. 하지만, 이 렉서스의 뿌리는 당연히 토요타 豊田 이고, 토요타는 58년 토요펫이라는 허름한 소형차를 만들던 작은 기업이었다. 과연 이 토요타는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서 50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세계화의 상징인 렉서스를 만들었던 것일까?
2. 다니엘 디포의 이중 생활
다니엘 디포 Daniel Defoe 는 물론 '로빈슨 크로소우'의 저자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책 속의 로빈슨은 무인도로 난파한 뒤에 생산과 소비에 대한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고, 적절하게 노동력을 활용하면서 시장 경제의 모범을 보인 인물로 대표되기도 한다. 하지만 실생활에서의 다니엘 디포는 수입상이었고, 경제학자였으며, 정치가 겸 정치 스파이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디포가 쓴 '영국 상업 발전 계획'이라는 경제 저서에는 15세기 영국이 모직 산업의 발전 및 유지를 위하여 정부의 보호 및 보조금 지급에 대해서 설명한다. 아담 스미스 Adam Smith 가 '국부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영국이 자유 무역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된 것은 이미 정부의 보호화 보조금으로 산업의 경쟁 우위를 확보한 이후의 시점인 것이다.
3. 여섯살 먹은 내 아들은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자유 무역은 신자유주의자 이론의 핵심이다. 이 이론은 엘리 헥셔 Eli Heckscher , 베르틸 올린 Bertil Ohlin , 폴 사뮤엘슨 Paul Samuelson 의 HOS 이론에 기초한 것인데, 이는 리카도 David Ricardo 의 기술 우위와 다르게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생산 요소의 우위에 따라서 생산물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생산 자원이 아무런 추가 비용 없이 다른 경제 활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생산 자원이 이동하는데에는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이러한 비용으로 인하여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존재하게 되고, 이는 보상 매커니즘이 취약한 개발 도상국의 경우일 수록 더욱 심각하다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이에 기반한 자유 무역주의 이론은 주어진 자원을 단기간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하는가와 관련된 이론이지,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통해서 가용 자원을 늘려가는가와 관련된 이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유 무역 이론가들도 정작 자유 무역이 '경제 발전'에 유리하다는 주장은 하지 않는다.)
4. 핀란드 사람과 코끼리
노키아 Nokia 라는 세계적인 기업이 생기기 전의 핀란드는 자작나무를 베어서 팔아가는 나라일 뿐이었다. (노키아도 이동 통신 단말기를 만들기 전에는 목재 가공 회사였다.) 핀란드는 87년이 되어서야 외국인 투자 상한선을 40%로 완화하였는데, 이마저도 상공부의 승인 대상이다. 이렇게 외자에 배타적인 핀란드는 어찌하여 이제는 세계화의 성공적인 본보기가 될 수 있었을까?
신자유주의자의 주장에 따르면 국제적인 자본의 이동 자유화는 각국의 저축 격차를 메울 수 있고, 세계적인 범위에서 자본의 최대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자본 이외의 기업의 핵심적인 활동은 본국 이외의 곳으로 유입되지 않고, 이 때문에 개발 도상국의 생산 능력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 외자는 테레사 수녀 Mother Teresa 와 같이 박애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본 시장이 개방되어 있는 경우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빼내 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자국으로의 유입되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가 꽤 강한 편이고, 단지 개발 도상국에게만 자유 방임적인 정책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5.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공산주의의 경제 시스템이 실패했다는 것은 이론을 제기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로부터 국영 기업이나 공기업이 민영 기업에 비해서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한다면 이는 논리적 비약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미신은 마치 자명한 것 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인-대리인의 문제, 무임 승차 문제, 연성 예산의 제한 등의 문제를 보면 이러한 주장은 일면 타당성을 보이지만, 이는 소유권이 다수에게 분산된 일반 대규모 민간 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문제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싱가포르 항공 Singapore Air , 한국의 포항제철, 중국의 많은 향진기업, 프랑스의 르노 Renault , 알카텔 Alcatel 등 성공적인 국영 기업의 예는 수 없이 많고, 반대로 공적 자금의 투입, 또는 규제나 보조금의 지원을 받아서 간신히 연명하는 민영 기업의 사례로 셀 수 없이 많은 형편이다.
민영화 단계에서 적절한 가격의 판매 및 독과점에 대한 사후 관리가 충실하지 않다면 오히려 국영 기업의 시절보다 더 조악한 성과를 거두는 실패한 민영 기업으로의 전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6. 1997년에 만난 윈도98
자유무역을 핵심으로 하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이론과는 정 반대의 현상이 신자유주의를 주창하는 나라에서 발견된다. 바로 이것은 지적재산권을 중심으로 하는 특허권 강화 현상이다. 98년 소위 '미키마우스 보호법'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저작권 보호 기간 연장법은 저작권의 보호 기간을 20년 연장하였다. 이로서 28년에 최초로 만든 미키마우스는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나는 03년을 5년 앞두고 그 생명력을 20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강화된 지적소유권 제도상의 변화로 인하여 관련 비용은 높아지고, 수익은 감소한다. 또한 특허의 세분화, 극소화, 맞물린 특허 문제 등으로 인하여 기술 진보는 점점 더뎌지고, 후발 국가들의 새로운 지식 획득은 점점 어려워진다.
7. 미션 임파서블?
우리 나라도 98년에 이미 겪었지만, 국제 수지의 위기에 닥칠 때에는 차관의 대가로 IMF와의 협약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 세계 은행이나 민간 금융 기관들은 모두 이 IMF와의 협약서가 작성된 이후에 금융 지원을 계속하게된다. 그런데, 이 협약이 무역 자유화에서 시작해서 새로운 회사법의 제정에 이르기까지 점점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거시 경제 정책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하여 통화량 규제 및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요구하는데, 이는 반대 급부로 해당 국가의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희생을 요구한다. 부자 나라의 경우에는 이미 높은 생활 수준과 복지 정책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것이 심각해지지는 않겠지만, 개발 도상국의 경우에는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정택인 것이다.
8. 자이레 대 인도네시아
책 전체의 내용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다. 부정부패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되는 것 만은 아니다라는 논지의 글이지만, 얼핏 생각해 보면 경제 발전을 내세운 부정부패를 옹호하는 논지로 읽힐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경우 60~70년대의 박정희 정권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이 장에 대해서는 스킵
9.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 잘하는 독일인
경제 발전에 유리한 문화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막스 베버가 말한것 처럼 법치주의의 청교도 윤리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고, 덕치 주의의 유교 윤리는 경제 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일까? 문화가 다르면 가차관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면 행동 양식이 다르다. 이 행동 양식에 따라서 경제 발전의 정도가 다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지금까지 주장되고 있는 몇몇가지 문화주의 이론에서는 문화의 수많은 요소 가운데에서 설명하기 쉬운 부분을 발췌하여 적용한 것으로 의심된다. 막스 Karl Marx 가 말했고, 현재 사회에서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다 시피, 상부 구조인 문화는 하부 구조인 경제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지, 그 반대는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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