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 - 한국판 오션스? 한국판 이탈리안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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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한국판 오션스? 한국판 이탈리안 잡! |
년도 : 2012 국가 : 한국 상영 : 135분 제작 : 케이퍼필름 배급 : 쇼박스 연출 : 최동훈 출연 : 김윤석 (마카오 박 역) 김혜수 (펩시 역) 이정재 (뽀빠이 역) 전지현 (예니콜 역) 런다후아 임달화 任達華 (첸 역)
2012. 7. 28. 21:20~ CGV 강변 Star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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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돌아오다.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치더니, 뒤이어 '타짜'로도 장타를 날렸더랬다. 그 다음에 평범한 내야 플라이 감인 '전우치'로 실망을 좀 안겼지만, 어쨌거나 흥행 면에서 바가지 안타 정도는 얻어냈었다. (관객 동원으로만 본다면 오히려 '범죄의 재구성'이 단타 정도, '전우치'는 3루타 정도...)
어쨌거나 최동훈 감독에게 기대하는 바는 그의 오리지날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범죄물. 딱 원하는 장르의 영화를 가지고 복귀했다. 이 정도면 초심으로 돌아갔다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 필적할 정도로 성공할 수 있을 듯. (그리고 정말로 흥행과 평론에서 성공하고 있다.)
케이퍼 또는 하이스트 무비
영화는 일단 범죄물. 범죄물 중에서 서브 장르로 꽤나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 영화의 서브 장르는 케이퍼 또는 하이스트 무비라고 할 수 있겠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무언가를 강탈하거나 절도하는 행위를 상세하게 보여주면서 재미를 보여주는 장르이다. 어떤 뉘앙스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제작사 이름을 케이퍼 필름으로 칭한걸 봐서 케이퍼 필름으로 불러주는 것이 맞겠지.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 역시 이쪽 장르에 속하는 것으로 개봉시 꽤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데, 왜냐하면 한국 영화에서 성공한 케이퍼 무비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 전에 몇 번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물건을 훔치는 것을 준비하는 과정과 실행, 또 계획과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역시 짜임새가 가장 중요하나, 그것들이 전반적으로 수준에 못 미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렇기 때문이다.
해외에는 물론 성공적인 케이퍼 필름이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 이 '도둑들'에 비견되는 것이 바로 3편까지 이어진 'Ocean's Eleven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이다. '도둑들'을 한국판 'Ocean's Eleven (오션스 일레븐)'이라고 칭하는 것은 같은 케이퍼 필름일 뿐 아니라 배경으로 등장하는 카지노, 그리고 배우들의 화려한 면면에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기대에 부응하는 스티브 소더버그 Steve Soderberg 감독에 주연으로 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 브래드 피트 Brad Pitt 에 맷 데이먼 Matt Damon 과 줄리아 로버츠 Julia Roberts 등등... 한국 내에서 최고의 카드까지는 아니더라도 김윤석, 이정재, 오대수에 김혜수와 전지현, 그리고 요즘 확 뜬 김수현까지, 그리고 약간은 생뚱맞게도 홍콩의 런다후아까지 배우의 면면으로는 한국판 'Ocean's Eleven (오션스 일레븐)'이라고 할만하다.
그리고 배신과 액션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Ocean's Eleven (오션스 일레븐)'은 1편 시작부터 3편이 끝날 때까지 라스 베가스 Las Vegas 의 호텔 카지노 금고나 그 곳에서 보관하고 있는 보석 등을 강탈하는 계획과 실행, 그리고 탈출을 그린 전형적인 케이퍼 필름이다.
이에 비해 '도둑들'은 두 개의 내용으로 정확하게 나누어지는데, 영화의 시작은 동일하게 여러 전공(?)의 도둑들이 모여서 마카오 카지노 호텔에 보관되어 있는 보석 '태양의 눈물'을 훔치는 케이퍼 필름으로 전개되나,
그 후반은 이 '태양의 눈물'을 둘러싸고 서로 빼 돌리려거나 장물로 처리하기 위하여 벌어지는 액션 영화로 변모한다. 그렇게 보면 카지노 금고를 터는데에 집중하는 'Ocean's Eleven (오션스 일레븐)' 보다는 오히려 패거리를 배신하고 훔쳐낸 것을 서로 빼돌리고 되찾으려고 하는 내용을 다룬 'The Italian Job (이탈리안 잡)' 과 더 유사한 것이 아니던가.
여러 장르 영화의 교잡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어찌됐건 교잡에 끌어온 각 장르의 익숙하지만 관객에게 먹혀 들어가는 관습을 충실하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기에 어찌보면 난잡할 수도 있겠다 싶은 이야기 전개가 나름대로의 짜임새를 갖추면서 마무리 될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 곰곰히 생각해 보면 꽤나 어색하고 생뚱맞은 전개가 몇 가지 떠오른다.
암만 봐도 홍콩 느와르에 대한 오마쥬 내지는 관객에 대한 팬 서비스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 첸의 총격전,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말 그대로 '와이어 액션'으로의 전개는 영화의 흐름이 툭툭 끊기는 느낌을 준다.
갑자기 웬 총격전이냐고...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까지 어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은 아마도 최동훈 감독 특유의 장황한 대사빨과 10명에 이르는 캐릭터에게 적절하게 분배된 영화상의 분량 조절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적절한 분량 조절이라고 써 놨지만, 잠파노 역의 김수현은 역할에 비해 좀 많이 등장한다. '해품달'로 인기를 얻어서 후반에 분량을 늘였다는 후문인데, 확인되지 않은 얘기고...)
약간의 아쉬움, 그리고 차기작에 대한 기대
최동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 영화가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한국 영화에서 제대로 완성해 본 적이 없는 장르의 영화를 꽤나 성공적으로, 그리고 약간의 개성을 담아내며 맛깔나게 만들어 내는 능력은 높이 사지만, 그 작품들이 장르적 완성도에 있어서 높은 수준을 달성하였거나 새로운 장르를 창출해 내는 정도의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앞 부분의 '태양의 보석' 절도 시퀀스에서는 케이퍼 필름 특유의 긴장감이 약간은 부족한 감이 있다. 탈취와 탈출 계획에 대한 관객과의 공유, 그리고 그 계획이 어긋남에 따라 불러 일으켜지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약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하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정도의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차기작에 대해서는 기대하고 기다릴 것이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속편에 대한 얘기들이 솔솔 나오고 있긴한데, 과연 속편을 만들 수 있을까 싶기는 하다.
Post Script 개봉 주에 영화를 보고서 이제서야 글을 올리는데, 글을 올리는 이 시점에 벌써 900만 관객을 넘어서 1000만을 바라보고 있고, 아직도 객석 점유는 꽤 높다. 이러다가 기록 세울라...
Trivia 웨이홍 역의 기국서를 보면서 기주봉 아저씨랑 참 닮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형님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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