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n in Black 3 (맨 인 블랙 3) - 15년만, 다시 지구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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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 in Black 3 (맨 인 블랙 3) |
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103분 제작 : Amblin Entertainment 배급 : Columbia Pictures 연출 : 배리 소넨필드 Barry Sonnenfeld 출연 : 윌 스미스 Will Smith (J 역) 조쉬 브롤린 Josh Brolin (과거 K 역) 토미 리 존스 Tommy Lee Jones (K 역) 제메인 클레멘트 Jemaine Clement (보리스 Boris the Animal 역) 2012. 5. 30. 22:00 CGV 왕십리 IMAX관 |
15년 만에...
97년 여름이었는데, 짧지만 강렬한 외계인 영화가 나왔다. 바로 이 시리즈의 첫편인 'Men in Black (맨 인 블랙)'
사람들은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워낙에 코엔 Cohen 형제들의 영화를 추종했던 나로서는 코엔 형제의 영화에서 촬영 감독을 하던 베리 소넨필드의 작품을 눈여겨 봤었고,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3편에는 에단 Etan Cohen 이 각본가로 참여했다.)
특히나 토미 리 존스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무뚝뚝하고 조금은 염세적인 K 역할로서의 그는 다른 배우를 찾을 수 없을만큼 딱 맞는 역할이었다.
성공한 영화라면 역시 속편이 나와야 하건만은 기대했던 린다 피오렌티노 Linda Fiorentino 를 내쳐 버리고서 기억을 버린 K를 다시 소환하였지만, 영화의 결말은 외계인 영화답게 점점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제 아무리 윌 스미스라도 이런 각본으로는 웃길 수 없지.
2편의 실패 때문인지 꽤 오랫동안이나 속편에 대한 얘기가 없어서 잊혀진 시리즈가 되는가 싶었는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나서 다시 3편이 나왔다.
1편이 나온지도 어언 15년이 흘러서 주연 배우들이 너무 늙었다. 파릇파릇했던 윌 스미스도 꽤 노장 축에 속하고, 토미 리 존스의 주름살은 안스럽기까지 하다.
이렇게 늙어서 워쩌...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역시 예상했던 대로 이 정도 되면 타임 트래블이 나와줘야 하는거 아니겠나?
K 에게 팔 하나를 잘리고 달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보리스가 탈출하여 1969년으로 시간 이동하여 K의 존재를 없애려는데, 이를 막기 위해 J가 과거로 이동하여 젊은 시절의 K와 만나서 젊은 보리스와 늙은 보리스를 무찌르고 K를 지켜내는 식으로 이야기는 흐른다.
늙어서 역할을 하기 힘든 토미 리 존스를 제끼고 새롭게 시리즈를 연장하려는 걸까? 아무래도 그런건 아닌 것 같고, 아마도 1편의 성공 요인을 다시 끌어다 쓰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Reprise
비록 J가 과거로 시간 이동하는 이야기 전개는 일견 새롭게 보일만도 하겠으나, 영화는 전반적으로 성공했던 1편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한다. 2편이 시망했으니, 1편의 성공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는 전략일 듯.
혹시 1편을 아직도 기억하는 겁니까? 그렇다면 여기를 주목하세요.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은 J와 과거의 K가 서로 아웅다웅 하면서 잔재미를 주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단 한명의 우스꽝 스러운 외계인이 등장하고 그에게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뭔가 자그마한 물건을 지켜내거나 혹은 빼앗겼다가 다시 되찾아 와야 하는 것도 꼭 그대로이다.
1편에서는 뉴욕 박람회 장의 조형물이 사실은 우주선이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기왕 과거로 이동했으니 아예 아폴로 11호 발사를 대놓고 갖다 쓴다. 거기에 K와 어린 J의 관계 설정까지도 버무려 넣었고...
아무리 SF 장르에 외계인이 등장하고, 이를 관리하는 요원, 또 지구를 지키기 위한 대결 등이 주된 내용이라고 해도 어차피 이 영화는 거창한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니다. 악당 외계인이라고 해 봤자 몸에서 바퀴벌레나 전갈 같은게 꼬물대면서 나올 뿐이고 별 다른 능력치도 없다. 영화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치고 부수고하는 액션이 아니라 주인공들 사이에 주고 받는 농담들이니까...
그래도 바퀴벌레 보다는 내가 세다고.
1편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여타의 외계인 영화와 다르게, 외계인이 이미 지구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설정과 함께 성격이 다른 두 주인공이 티격태격하는 버디무비의 전형에 있었다. 이렇게 서로 성격이 다른 주인공이라면 그 중의 한 명이 윌 스미스라면 더할 나위 없는 것이고...
2편에 이어서 3편에까지 15년간 같이 파트너를 이루어 활동한 J와 K 에게 다시금 1편과 같이 떠들라고 하면 당사자인 둘 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젊은 K. 현재의 K와 같이 무뚝뚝한 것도 아니고, 젊은만큼 좀 어리숙 한데다가 쓸데없는 말을 주절대는 것이 J와 함께 다시 한번 '성격 맞추기'로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설정이 아닌가 싶다.
첨부터 다시 해볼까?
군데군데 보이는 1편의 설정과 대사들도 그렇긴 한데, 무엇보다 압권이었던 것은 바로 조쉬 브롤린의 캐스팅이다. 'The Goonies (구니스)' 이후로 몇 편의 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봐 왔지만 최근 텍사스 레인저나 카우보이, 또는 찌질한 도시 루저의 이미지인 그가 이렇게도 댄디한 K의 젊은 모습이 어울릴 지는 몰랐다.
아예 대 놓고 토미 리 존스의 성대 모사에 제스쳐까지 따라하는데 이것 참, 닮은 것은 헤어 스타일 뿐만이 아니었구나. 심지어 둘은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레인저와 보안관으로 같이 출연하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그 땐 둘의 분위기가 너무 달랐지. 심지어는 같은 화면에 나온 일도 별로 없었단 말이야.)
1편을 그대로 변주한 것은 좋았는데, 아무래도 이에 대한 평은 좀 많이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나 할까? 1편을 보지 않고 3편부터 접한 사람들이 그 재미를 공감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 혹은 1편을 봤더래도 이미 뉴럴라이즈 되었을 수도 있고...
Post Script
1. 시간이 지난만큼 레이디 가가 Lady Gaga 가 나올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스틴 비버 Justin Beaver 는 당최 누군지 모르겠으니..
2. 제드 Zed 가 안 나오니 좀 섭섭한데...
Trivia
1. 샤카 바론 코헨 Sacha Baron Cohen 이 보리스 역할로 캐스팅 될 뻔 했다고 하는데, 그랬으면 좀 더 웃겼을 듯.
2. CRM-114 라는 번호가 두번 나오는데, 한번은 보리스가 갇혀있던 달 감옥에, 또 한번은 아폴로 11호 발사장 옆의 벙커에서. 이 번호는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닥터 스트레인지 러브)' 에서 큐브릭 Stanley Kubrick 감독이 즐겨 사용한는 번호이다.
심지어는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조쉬 브롤린이 역을 맡은 모스 Moss 가 죽는 방 번호가 114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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