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dfather (대부)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디지털 리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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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dfather (대부)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디지털 리마스터 |
년도 : 1972
제작 : Paramount Pictures 배급 : Paramount Pictures 연출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Francis Ford Coppola 출연 : 말론 브란도 Marlon Brando (돈 콜레오네 Don Vito Corleone 역) 알 파치노 Al Pacino (마이클 콜레오네 Michael Corleone 역) 제임스 칸 James Caan (소니 콜레오네 Santino 'Sonny' Corleone 역) 로버트 듀발 Robert Duvall (톰 하겐 Tom Hagen 역) 2010. 5.27 메가박스 COEX 8관 |
저 먼 기억 속의 Master Piece
1988년이라고 기억하는데.. 아마도 중학교 2학년 때가 맞는 것 같다.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토요일 저녁의 학교 방송실... 약간 어둑어둑해진 그 때.
당시만 해도 단지 안에 3개나 있었던 비디오 대여소에서 파라마운트 비디오 특유의 파란색 라벨이 달린 비디오 테이프 2개와 불법 복사를 위해서 구매한 SKC 공테이프를 방송실 안의 비디오데크에 차례로 넣고 세심하게 복제를 위한 AV 잭 연결을 한다.
Play 버튼과 REC 버튼을 동시에 누르고, 검은 화면 속에서 나오는 타이틀을 유심히 지켜본다.
쉰 목소리에 유난히 턱을 내민 돈 콜레오네의 차분하면서도 여유로운 목소리. 그리고 화려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이태리 가족의 결혼식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175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상영 시간 내내 긴장을 한 상태로 영화를 봤고... 영화 제작자에게 건낸(?) '거부할 수 없는 제안'과 마지막 마이클의 조카 세례식 장면은 계속해서 기억에 남아 있다.
Digital Remastered
72년작이니까 벌써 38년이 지났다. 내가 본지도 벌써 22년 전인데, 당시 보았던 VHS 판의 화질이 얼마나 조악한지는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커다란 TV가 아니라 16인치 방송실 모니터로 본 화면이니 말이다.
디지털 시대가 되었고, DVD가 출시되었다. 물론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화질이 그닥 훌륭한 편은 못된다. 블루레이 판은 ripping 버전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 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흘렀고, 디지털 리마스터 개봉 소식을 들었다.
기존에는 필름을 사용하여 촬영을 하였기 때문에 필름 네거티브 원본과 그것으로부터 보정을 통하여 얻어진 마스터 판본 역시 아날로그 필름 형태이다. 우리 나라의 필름 아카이브에 비해서야 훨씬 보존 상태가 좋겠지만, 아무래도 화학 물질로 이루어진 필름이 열화되는 것이야 당연한 것...
열화된 필름을 복원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마스터 판본을 하나 더 생성하는 정도의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로 리마스터이고, 이 과정과 결과물이 디지털일 때, 디지털 리마스터라고 한다.
이 영화를 복원된 화면으로, 그것도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되다니... 세상은 그래도 조금씩 좋아져 가고 있는 것인가?
영화에 대해서 말하기 어렵다
영화 외적인 얘기만 풀어놨다. 뭐라고 영화에 대해서 한마디 해야 하는데 하기가 만만치 않다. 머리속에서 몇가지 줄거리를 써 봤다가 지우기를 몇번..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어봐도 딱히 와 닿는 것이 없었다.
얘기할 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메리칸 드림의 이면과, 법치와 범죄의 공존, 가족주의와 세습에 대한 얘기로도 하나의 글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어떤 주제를 잡고 써도... 이 영화를 온전하게 담아내지를 못할 것 같다. 이렇게 줄거리를 풀어내면 저 얘기가 나올 틈이 없고, 저런 줄거리를 풀어낸다고 해도 마찬가지이고...
결국은 영화는 영화대로 남겨둘 수 밖에 없겠다. 그리고 조용히 2편의 재개봉을 기다릴 수 밖에...
평점이나 수상이 영화의 위대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1973년에 Oscar와 Golden Glove를 모두 받았고, imdb에서는 여전히 2위이다.
AFI 선정 명대사 100에도 2위를 차지했었다. "I'm going to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
로저 에버트 Roger Ebert 의 '위대한 영화' 따라 보기 로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아래 회색의 글상자는 본문의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영화 'The Godfather (대부)' 의 성공이나 위대함에 대해서는 딱히 하나로 추려낼 수는 없을 것 같다. 훌륭한 연출에 대해서 강조하고자 하려 해도 2편인 'The Godfather 2 (대부 2)' 의 경우가 에픽 Epic 으로서 더욱 세련된 연출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대신 그 속편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우위에 선 것은 1편에서의 캐릭터들이 가지는 매력 때문이다. 마피아라는 신분의 캐릭터들이 각자 뚜렷한 개성과 흡입력을 가지고 들어오는 것은 바로 시나리오와 연출의 절묘한 조화 때문일 것이다.
<대부>(1972) 는 폐쇄된 세계를 다룬 이야기다. 본질적으로 악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에게 관객들이 공감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마리오 푸조 Mario Puzzo 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써낸 이야기는 눈부신 마력을 발휘한다.
(중략)
영화는 마피아 내부의 시선을 통해 마피아를 바라본다. 그것이 바로 <대부>의 성공 비법이자 매력이며 마력이다. <대부> 개봉 후, 마피아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은 크게 바뀌었다. '대부'의 권위주의적 가부장제 사회는 현실 세계를 대체하였다. 대부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모든 권력과 정의는 대부에게서 흘러나온다.
캐릭터에 대한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 내에서 여성 캐릭터의 지위나 대우가 형편없을 정도로 미미하다는 것인데, 그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비토 콜레오네와 마이클 콜레오네의 매력은 충분하고도 넘친다.
비토 콜레오네가 마피아의 보스로서는 어울리지 않게 집요하게스리 마약과 매춘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은 아마도 관객이 조금 더 비토 콜레오네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가 아닐 수 없다.
돈 비토 콜리오네의 주장을 이렇게 정리하는 이유는 코폴라가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대단히 영리하게 영화를 구축하였다는 사실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마피아는 인정 많거나 약자를 보호하는 조직이 아니다. 콜레오네 패밀리도 여타 패밀리에 비해 볼 때 기껏해야 조금 더 나은 정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늙은 대부가 토마토 농장에서 쓰러져 죽을 때, 관객들은 거물이 쓰러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공들여 구축한 대부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영화의 종반에서 토마토에 물을 주던 비토가 쓰러지는 장면과, 마이클의 세례식과 동실에 벌어지는 대부 즉위식(?) 장면에서 사람들은 이 패밀리의 세대 교체에 갈채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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