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38. 낙차에 비해 거대한 후카 폭포
'10.11.8 (뉴질랜드 시각)
타우포 Taupo 에 도착한 후에 바로 홀리데이 리조트 Lake Taupo Top 10 Holiday Resort 에 자리를 잡고서 리조트 안에서만 놀았기에 저녁 시간이 여유로워서 책을 좀 읽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물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고 해서 일찍 아침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 잠에 드는가와 전혀 상관 없이 오늘도 8시가 넘어서 기상했다.
다만 여느 아침이었다면 씻고 아침 식사를 했겠지만, 오늘은 씻기 전에 옷만 갈아 입고서 바로 캠퍼밴 옆에 위치한 Jumping Pillow 에 올라가서 방방 뛰어다니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 홀리데이 리조트에 있는 Jumping Pillow 는 뉴질랜드 New Zealand 에서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언뜻 봐도 수십명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이다. 직사각형 형태인데 폭도 4~5m 정도 되는 것 같고, 긴 쪽의 길이도 20m 이상 되어 보인다. 안전 때문에 어제 밤에는 바람을 뺴 놓았는데 어느 새인가 빵빵하게 바람을 다시 채워놨다. (아닌가, 우리가 늦게 일어난 것인가?)
서영이가 신나서 방방 뛰는 것을 보고서 같이 신이 났던 건지, 은서도 Jumping Pillow 에 같이 올라가서 서영이와 함께 뛰어다녔다. 먼지가 많아서 발이 좀 새카맣게 되는 것이 흠이지만, 뭐 어떠랴. 저렇게 재미있어 하는데.
통가리로 Tongariro 국립 공원에서 일찍 출발했다면 어제 타우포 호수 Lake Taupo 근처에서 이것 저것 돌아봤겠지만, 어제는 늦게 도착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대략 보니 타우포 호수 주변에 구경할 만한 것도 많은 것 같고, 스카이다이빙이나 번지 점프 같은 액티비티들도 유명한 것 같다. 어디선가 해야겠기에 늦기 전에 여기서 하기로 결정했다.
이른 아침이기는 하지만 Reception office 에 찾아갔다. 우선은 홀리데이 리조트 숙박을 하루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것 저것 다 하다 보면은 아무래도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릴 것 같으니까 좀 여유를 갖기 위해서 타우포에서 이틀을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office 에 온 김에 액티비티 예약까지 같이 해버렸다. 뉴질랜드에서는 어떤 곳에서 액티비티를 예약하더라도 모두 동일한 금액으로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았기에 예약하는 곳을 고를 필요는 없다. 다만 패키지 상품이 있어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타우포 탠덤 스카이다이빙과 타우포 번지 점프 2가지를 같이 예약하면 75 NZD 할인을 해 준다.
예약이 좀 복잡할 수 있는데 정리하면 은서와 나는 탠덤 스카이다이빙 + 번지 점프 패키지를, 서영이는 번지 점프 없이 스카이다이빙만 하겠다고 예약을 했다. 그런데 그 주문을 하는 나의 영어 실력도 어눌하거니와, 예약을 받는 직원도 약간 어리버리한지라 어떻게 예약을 작성해야 하는지 모르고 중언부언 한다. 영어를 못하는 나 조차도 답답한 정도니까. 눈치를 보아하니 같이 일하는 직원 중에서도 좀 떨어지는 편인 것 같은 것이, 다른 직원에게 눈짓으로 '당신이 좀 맡아라'고 신호를 보내니 조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외면해 버리는 것이었다. 쳇, 동료를 그렇게 외면하다니.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면서 결국에는 원하는 대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저녁이면 뛰어내리는 건가?
예약을 마치고 돌아오니 빵과 살라미, 계란 후라이 등으로 샌드위치를 준비해 놓았다. 남은 재료가 거의 없어서 당장 오늘 저녁에는 마트에 가서 장을 봐야 한다. 어쨌거나 오늘 아침까지는 남은 재료를 가지고 어찌어찌 버티는 수준이다.
간단하게나마 아침을 먹고서 타우포에서의 첫 스케쥴을 시작한다.
타우포 호수 주변의 번화가는 호수 북쪽의 타푸에하루루 만 Tapuaeharuru Bay 쪽에서 흘러 나가는 와이카토 강 Waikato River 주변에 위치한다. 타우포의 중심 거리 역시도 와이카토 강 입구 옆으로 형성되어 있다.
와이카토 강을 따라서 조금만 가면 낙차는 보잘 것 없으나 유량이 꽤 많은 편인 후카 폭포 Huka Falls 가 있고, 오늘 오전은 그 주변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홀리데이 리조트를 나와서 타우포 중심 지역을 돌아 나와 와이카토 강 옆으로 따라가는 써멀 익스프로러 하이웨이 Thermal Explorer Hwy. 를 타면 바로 옆으로 타우포 전망대가 있다.
이름은 전망대라고 붙어서 들어는 가 봤으나 그리 기대가 되지는 않는다. 싱가폴 Singapore 보다 크다는 타우포 전체를 보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그 일부인 타푸에하루루 만 정도라도 보려면 어느 정도 높은 지대에 전망대가 있어야 대략이라도 조망을 할 수 있을텐데, 이 전망대는 주변 주택지 뒤쪽에 있는 낮은 구릉 정도 밖에 안돼서, 호수가 안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호수의 크기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뭐, 그래도 날씨는 화창하고 주변은 한가로워서 기분은 좋구나.
전망대에서 3km 정도만 더 가면 후카 폭포 지역에 도달한다.
후카 폭포를 굳이 딱 꼽자면 위의 지도에서 붉은색 표시가 찍혀진 부분이긴 하고, 그 부분이 가장 낙차가 큰 곳이긴 하지만 실제로 그보다 좀 상류부터 후카 폭포 구경이 시작된다. 익히 봐 왔던 대형 폭포와 같이 평온하게 강이 흐르다가 깎아지른 절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좁은 수로를 통해서 가던 물길이 갑자기 넓어지는 부분을 만나는 부분까지 급격하게 빠르게 흐르는 것 때문에 물보라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할까? 폭포의 한참 위쪽부터 거센 물살이 볼만하다.
주차장에서 폭포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산책길에 와이카토 강을 건너는 다리가 하나 있어서 강 위쪽에서 흐름을 보기 좋게 되어 있다. 폭포 바로 옆의 전망대 보다도 더 박력있는 물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도 빙하에서 녹은 물이 흘러 내리는 것인지, 아니면 거센 물보라로 인한 거품 때문인지 강물의 색이 익히 보아왔던 것 같이 뻥따 색깔이다. 타우포 호숫가에서 바라봤을 때 호수의 물이 그렇게 파란 색은 아니었던 기억으로 봐서는 물보라 때문이겠지.
다만, 우리는 엉뚱한 곳에서 박력을 느꼈는데, 이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중국인 언니들이 다른 관광객을 아랑곳 않는 시끄러움이다. 여자 여럿이서 여행을 온 것도 좋고, 고릴라포드에 카메라를 장착해서 셀카를 찍는 것도 좋다. 그런데 사진에는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이것들아. 왜 자기 사진 찍으면서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거야? 이것이 말로만 듣던 대륙의 패기인가?
아, 시끄럽네. 사정권에서 빨리 벗어나야지.
다리를 건너서 와이카토 강의 오른쪽을 따라서 150m 정도만 걸으면 후카 폭포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낙차만 보면 폭포라고 하기에는 좀 부끄러운 편인데, 전체적인 유량으로 보면 그렇게 부끄러울 정도의 폭포는 아니다. 가까이서 봤을 때에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전망대를 벗어나서 좀 먼 곳에서 전망대의 사람들과 크기를 비교해 보니 적어도 10m 는 넘을 것 같구나. 궁금해서 위키를 뒤져봤는데 마지막 폭포 부분은 실제로는 6m 정도이고, 물의 깊이를 고려하면 11m 정도라고 한다. 초당 22만 리터의 유량이라고 하는데, 역시 숫자로 봐도 높이보다는 유량이다.
전망대에서 조금 기다리니 폭포 하류 쪽에서 낯익은 형태의 보트가 나타났다. 하류 쪽에서 거슬러 올라와 후카 폭포 아래쪽까지 오는 코스의 제트 보트이다. 퀸스타운 Queenstown 의 숏오버 젯 Shotover Jet 이 생각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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