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지 - 나는 나, 너는 너. 모두 똑같이 살 순 없어.
|
라카지 나는 나, 너는 너, 모두 똑같이 살 순 없어 |
원제 : La Cage Aux Folles 공연기간 : 2014.12.9 ~ 2015.3.8 공연장 : LG 아트센터 관람시간 : 160분 (인터미션 15분) 주최 : SBS 제작 : 악어컴퍼니, CJ E&M, PMC Production 원작 : 장 프와레 Jean Poiret 연출 : 이지나 출연 : 정성화 (앨빈/자자 Albin/Zaza 역) 남경주 (조지 George 역) 김호영 (자코브 Jacob 역) 김태한 (에두아르 딩동 Edouard Dingdon 역) 2014.12.28. 18:30~ LG 아트센터 with 은서 |
연말에 서영이가 공부방에서 스키장을 갔는데, 원래 일요일 저녁에 돌아오기로 했다가 하루를 더 연장하면서 갑작스럽게 시간이 나게 되어서 급하게 예매를 하고 보게 되었다. 급하게 예매한 것 치고는 주인공 앨빈과 조지 역으로 정성화와 남경주가 나오는 공연이니 괜찮은 선택이다.
뮤지컬 라카지
라카지는 원래 프랑스에서 장 프와레의 연극으로 만들어졌다가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토니상 Tony Award 의 주요 부문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졌다. 한국에서는 2012년에 역시 LG 아트센터에서 초연을 했는데, 당시에도 정성화, 남경주 등이 앨빈과 조지 역을 맡았으니 이번 두번째 공연에서도 기존의 멤버들로 구성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12년 초연 당시에는 배우들이 '라디오 스타'에 나와서 홍보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초연의 성공을 뒤에 업었기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홍보는 하지 않았던 듯, TV 에서 보이지는 않았다. 관람석 들어찬 것을 보니 굳이 홍보 필요 없었을테다.
라 카지 오 폴
프랑스 남부의 상 트로페즈 Saint Tropez 의 유명 게이클럽 라 카지 오 폴을 운영하는 조지의 아내 앨빈은 라 카지 오 폴의 메인 무대를 장식하는 전설적인 가수 자자이기도 하다. 게이 클럽이니 만큼 조지와 앨빈은 물론 동성 커플이고, 이 중에서 앨빈이 드랙퀸 역할이다.
가끔 히스테리를 부리는 앨빈 탓에 자자의 무대가 시작될 때마다 라 카지 오폴 쇼의 사회자이기도 한 조지는 애가 타긴 하지만, 자자 덕분에 클럽 라 카지 오 폴은 연일 성황이다.
가끔 티격태격하지만 운영하는 클럽도 성황이고 조지와 앨빈의 사랑도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파문을 뿌리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그것은 자자가 다른 여자로부터 얻은 아들인 장 미셀 Jean-Michel (정원영 扮) 이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안느 Anne (최현지 扮) 의 아버지가 보수파로 유명한 에드아르 딩동이었던 것이다. 상 트로페즈의 게이 클럽을 모두 없애버리고 게이들을 처벌하겠다고 하는 딩동 가문과의 상견례를 앞둔 조지와 앨빈 커플,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장-미셀과 약혼녀 집안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가 바로 이 뮤지컬 라카지의 줄거리이다.
정성화, 그리고 남경주
지난 초연에 이어서 메인 롤은 정성화와 남경주가 맡았다. (물론 더블/트리플 캐스팅이기 때문에 앨빈 역에는 김다현, 이지훈이, 그리고 조지 역에는 고영빈이 맡았지만 실제 메인은 정성화와 남경주라고 보면 되겠다.)
남경주야 워낙에 뮤지컬 계의 전설까지는 아니고 레전드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좀 힘이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젊은 주인공 역할을 맡기기가 불안한 것인지 약간은 조연스러운 역할로 나오고 있다.
반면 정성화는 이제 전성기를 맞아 만개하는 시기로 보이는데, 과거 개그맨과 카이스트 조교 역할의 잔상이 조금 남아있긴 하나 이제는 어엿한 뮤지컬 메인 롤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번 '라카지' 공연에서 처음으로 정성화의 공연을 봤는데, 역할 자체가 약간 개그스러운 면이 있기도 하여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의사 안중근'을 보지 못해서 뭐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제 뮤지컬 계에 안착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다음에 진지한 역할을 맡은 것을 봐야 확신을 가질 수 있겠다.
나는 나, 너는 너
게이 클럽의 드랙퀸이 주인공이니만큼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성 소수자에 대한 문제에 집중된다. 그렇다고 거대한 담론을 던지는 진지한 장을 펼치지는 않는다. 처음 라 카지 오 폴이라는 게이로 충만한 배경을 던져버리면서 성 소수자가 오히려 다수가 되어버리는 세상과는 조금 다른 격리된 배경을 보여주면서 시작하기에 별 다른 갈등은 없다.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가 게이이거나 게이에 대해서 거부감이 없는 관객들이다. 드랙퀸인 자자를 보기 위해서 줄 서서 클럽에 입장한 사람이니 말이다.
커튼콜 때에는 사진 찍어도 된답디다.
여기에 아들 장-미셀이 등장하면서 갈등의 씨앗을 싹틔운다. 태어나면서부터 게이 부부의 손에서 자라난 장-미셀 역시 이런 상황에 대해서 별 괴리감은 없으나, 장-미셀이 데리고 올 안느와 그 아버지 에두아르 딩동이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갈등이 시작되는 것은 에두아르 딩동이 등장하기도 전에, 딩동을 맞이해야 할 이 성 소수자 부부의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심지어는 게이 차별주이자인 딩동에게까지) 드러내겠다는 앨빈과 이 상황에서 자신이 소수자임을 숨기려고 하는 조지의 갈등이 바로 그러한 모습니다. 장-미셀의 생모를 찾아내어 부부로 위장하고, 정말 부부인 앨빈을 장-미셀의 작은 아버지로 속이려고 하는 조지의 꼼수는 오히려 앨빈이 아닌 생모의 불참으로 인하여 실패하고 마는데, 정작 인간 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이 성 소수자인 앨빈이나 조지가 아니라 장-미셀의 생모였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여기에 덧붙여 딩동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게이 클럽에서 게이로 분장하고 기자들의 눈을 따돌리는 장면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이 부분에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모두 담겨져 있는지 모르겠다. 세상에 갈등을 만드는 것은 남과 다른 소수자들이 아니라, 그 소수자들을 대하는 다수자들의 태도라는 것 말이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KIA:두산 3차전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KIA:두산 3차전
2015.05.11 -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두산:LG 1차전
2015 타이어뱅크 프로야구 두산:LG 1차전
2015.04.28 -
2014년 결산: Live is Life!
2014년 결산: Live is Life!
2015.01.01 -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결승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단체전 결승
2014.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