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27. 본격적인 북섬 탐방 시작
'10.11.6 (뉴질랜드 시각)
바람이 많이 분다. 어제 웰링턴 Wellington 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오늘 길에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차체가 흔들릴 정도였는데, 밤새 가만히 세워 놓은 상태에서도 캠퍼밴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많이 분다.
바람이 많이 부는 만큼 날씨도 쌀쌀하다. 야외 수영장과 스파가 있지만 언감생심이다.
조금 늦게 일어난 시각은 오전 8시 30분.
추운 날씨다 보니까 눈을 떴다고 해서 바로 이불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기는 어렵다. 머리는 깨어났지만, 몸을 완전히 일으키기는 힘들구나. 봄을 지나 여름을 향해가는 날씨인데도 위도가 높은 지역이어서인지 아직은 많이 춥다.
어제 해가 진 다음에 홀리데이 파크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만 하고 잤기에 홀리데이 파크 사진을 찍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여기 저기 시설 사진을 찍고 나니 이미 아침 식사 준비가 완료되었다. 간단하게 스파게티 면과 감자를 삶아서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와 감자 샐러드를 만들어서 씻지도 않은 상태로 아침 식사를 마쳤다.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후에 씻기로 했다. 이 홀리데이 파크는 특이하게도 Powered Site 에도 화장실과 세면, 샤워 시설이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어서 꽤나 편하게 씻을 수 있었다. 먼저 서영이와 은서가 목욕을 하고, 나는 그 바로 옆에서 대변을 해결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변기의 물이 한번에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아서 여러번에 걸쳐서 흘러 내려보내야 하는 것인데, 뭐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
서영이와 은서가 샤워를 마친 후에 내가 할 차례가 되었다. 공용으로 쓰는 남자 샤워실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있는 샤워실이기 때문에 당연히 남녀 구분이 없어서 내가 샤워하는 동안 은서가 등을 밀어줄 수 있다. 꽤나 오랜만에, 아마도 뉴질랜드에 와서 처음으로 손으로 등을 밀었는데, 역시 개운하다.
늦게 일어난데다가 샤워까지 모두 하고나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슬슬 정리를 하고 출발을 해야 다음 목적지에 일찍 도착할 수 있겠지. 은서는 설거지를 하고, 서영이는 놀이터로 간다. 트램폴린과 그네 뿐인 작은 놀이터이지만 Check out 을 준비하는 시간 정도 떼우기에는 충분하다. 캠퍼밴 정리는 했지만 여기 홀리데이 파크에는 Dump Station 은 없어서 물을 채우거나, 하수를 버리지는 못했다. 꽤 찼을텐데 말이지.
10시 45분이 되어서야 화장실 열쇠를 반납하면서 Check out 을 했다.
당장은 캠퍼밴에 기름이 없기 때문에 주유부터 해야 한다. 쉘 Shell 주유소 할인권을 쓰기 위해 어제 웰링턴에서 찾지 못한 쉘 주유소를 여기 왕가누이 시내에서 찾기 시작했다. 네비게이션에 가장 가까운 쉘 주유소를 찍고 가는데 안내하는 데로 가면 그곳은 쉘 주유소가 아니다. 어제 웰링턴에서 쉘 주유소를 찾지 못하더니, 여기 왕가누이에서도 계속 헤메인다. 가도가도 쉘 주유소까지의 거리는 3 km 가 남았다고 안내하는데 이건 네이게이션이 미친 것 아닌가?
가는 길에 BP 주유소가 보인다. 주유소 옆에는 할인 마트인 카운트다운 Countdown 도 보인다. 카운트다운 영수증에 BP 주유 할인권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기억나서 먼저 카운트다운에서 뭘 좀 산 다음에 주유를 하기로 했다.
뭔가를 좀 사려고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서 둘러봤다. 당연하게도 고기에 먼저 눈이 가기는 했지만 그냥 살코기는 좀 지겨운 감에 있어서, 옆에 햄버거 패티가 보이길래 패티를 골랐다. 그리고 햄버거를 만들기 위한 빵도 하나 샀다. 뭔가를 사는데 맥주가 빠질 수는 없는지라 웰링턴에서 제조하는 맥 Mack's 를 골랐다. 그 지역에서는 그 지역 맥주를...
아침에 홀리데이 파크에서 커피를 생략하고 왔기에 컬럼비안 카페 Colombian Cafe 에 들어가서 커피를 한 잔 사서 마신다. 그러고 보니 여기 와서 커피샵에 들른지도 꽤나 오랜만이군. 가지고 나가서 캠퍼밴 안에서 마시려고 take away 로 주문했는데 오히려 50 센트 cent 더 비싸다. 뭐야, 이런게 어디 있어?
커피를 들고 나와서 바로 옆에 위치한 BP 에 가서 주유를 한다. 주유 램프가 들어온 다음에도 계속 캠퍼밴을 끌고 다녔더니 연료 탱크가 많이 비었던 건지 한도 없이 계속 기름이 들어간다. 67 L 이나 들어갔는데, 이건 여기 뉴질랜드 New Zealand 에서 가장 많이 주유한 기록이다.
거의 정오에 가까운 시각이 되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북섬의 탐방을 위해서 출발한다.
오늘의 목적지는 통가리로 Tongariro 국립 공원 내에 위치한 와카파파 빌리지 Whakapapa Village 이고, 거리는 대략 130 km 정도니까 그리 오래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 왕가누이를 출발해서 60 km 정도 달리니 왕가누이 지역을 벗어나서 루아페후 Ruapehu 산이 있는 지역으로 접어든다.
길이 나쁜 편은 아니라 100 km/h 속도 제한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간혹 커브길 표시에 제한 속도가 있는 표지판이 나오곤 한다. 가능하면 여기에 적혀 있는 속도 제한을 지키는 것이 좋은데, 한국 도로를 생각하고 이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커브길에 접어들 경우 차가 휘청거릴 정도의 급커브가 있다. 물론 세단이 아닌 캠퍼밴이라 차체의 중심이 높은 것도 그 이유이긴 하다. 어쨌거나 속도 표지판은 가능하면 지키는 것이 좋겠다.
루아페후 지역에 접어드니 라우카와 폭포 전망대 Raukawa Falls Lookout 라는 곳이 있어서 차를 세우고 구경을 했는데, 그닥 훌륭한 경관은 아니었다. 폭포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크다거나 높이가 높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근처 어딘가에서 풍겨오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똥냄새도 풍기고.
사실 폭포 구경보다는 이쯤에서 차를 세우고 점심을 먹어볼까 했는데 냄새 때문에 빨리 자리를 떴다.
조금 더 차를 몰고 가니 차를 세울만한 곳이 있어서 멈추고 점심 식사를 만들었다. 아침에 카운트다운에서 산 햄버거 패티를 구워서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다. 대충 만들어 먹었는데 맛이 괜찮다. 사실 햄버거 패티가 맛있다기 보다는 같이 넣은 토마토와 양파가 신선하게 아삭해서 맛이 좋은 것이었지만. 공장에서 만든 것인지라 퍽퍽해서 맛이 없다. 난 질척한 패티가 좋은데.
간단하게 만들어서 먹는다고 해도 어쨌든 1시간이 걸리는구나. 간단하게 먹는게 별로 의미가 없네. 그나마 오늘 이동해야 할 거리가 짧아서 여유가 있다.
점심을 먹고 출발해서 바로 와카파파 빌리지로 가려고 하는데, 은서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다고 한다. 캠퍼밴 안에도 화장실이 있으니 여기서 해결을 하라고 했는데, 또 캠퍼밴 안에서 해결하기는 싫단다.
조금 더 가다보니 라에티히 Raetihi 라는 자그마한 마을이 있어서 잠깐 멈추었다.
작은 마을일지라도 i Site 가 있기에 거기서 화장실을 해결하려고 했는데 문은 닫혀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토요일이로구나. 매일이 휴가이다보니 요일을 신경쓰지 않고 지내와서 몰랐네. 대신 근처에 앤젤 루이즈 Angel Louise 라는 카페가 하나 있길래 화장실도 해결할 겸, 커피도 한잔할 겸 들렀다.
우리는 아침에 컬럼비안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셨으니 됐고, 서영이를 위해서 핫초코를 하나 시켜서 나눠 마시기로 했다. 각자 화장실도 쓰고, 서영이는 달콤한 핫 초콜렛 한잔에 아이들을 위한 게임판(?)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헛, 여유를 많이 부리다 보니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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