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zen (겨울 왕국) - 다시 공주다. 그것도 두명
|
Frozen (겨울 왕국) |
년도 : 2013 국가 : 미국 상영 : 100분 제작 : Walt Disney Animation Studios 배급 : Walt Disney Studios 원작 : 한스 안데르센 Hans Christian Andersen 연출 : 크리스 벅 Chris Buck , 제니퍼 리 Jennifer Lee 출연 : 크리스텐 벨 Kristen Bell , 박지윤 (안나 Anna 목소리 역) 이디나 멘젤 Idina Menzel , 소연/박혜나 (엘사 Elsa 목소리 역) 조나단 그로프 Jonathan Groff , 장민혁/정상윤 (크리스토프 Kristoff 목소리 역) 조쉬 개드 Josh Gad , 이장원 (올라프 Olaf 목소리 역) 2013. 1. 26. 11:50~ CGV 송파 5관 2013. 2. 2. 21:00~ CGV 강변 10관 |
디즈니의 화려한 부활
나에게 애니메이션이란 디즈니 Disney 와 워너브라더스 Warner Bros. 다. 토요일 아침이면 AFKN 에서 봐 왔던 애크미 Acme 동산의 동물들과 일요일 오전에 KBS에서 보던 미키 Mickey 와 그 친구들이 나에게는 애니메이션의 전부였다.
어쩌다 보니 스튜디오 지브리에게 이슈를 넘겨주기도 하고, 지금은 드림웍스 DreamWorks 의 팬더와 괴물에게 흥행 성적을 넘겨주긴 하였지만, 과거 디즈니의 전성기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확고한 영역이 있었다.
이 분이 갑입니다.
디즈니가 극장에서 한참 끗발을 날리던 90년대 초반의 라인업은 화려하다. 'The Little Mermaid (인어 공주)' 를 시작으로 'The 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 'Aladdin (알라딘)', 그리고 정점을 찍었던 'The Lion King (라이언 킹)' 까지 나왔다 하면 흥행 성공은 물론 아카데미의 최고 애니메이션 상 Best Animated Feature 에 최고 주제가상 Best Achievement in Music Written for Motion Pictures, Original Song 까지 휩쓰는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내 나로서, 아직까지 애니메이션 하면 디즈니 (픽사 Pixar 까지 포함한 디즈니...) 이다.
하지만 'The Lion King (라이언 킹)'을 정점으로 그 이후 'Pocahontas (포카혼타스)', 'Mulan (뮬란)' 등 헛스윙을 연발하며 서서히 최고의 자리를 내주던 디즈니가 20년간의
이제 내가 갑이에요.
개봉한 국가 중 50여개국에서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였고, 당연하게도 골든 글러브 Golden Globe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 부문 Best Animation Feature Film 을 수상했다. 과거에 항상 그래왔듯이 아카데미에서도 애니메이션 부문과 주제가 부문을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것에 500원 정도를 걸 수도 있다.
특히나 국내에서는 기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는 'Kung Fu Panda (쿵푸 팬더)'의 5백만명 기록을 가볍게 제치고 이미 6백만을 넘어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좌석 점유율에서도 66.2%를 (2014년 5주차) 기록하면서 관객 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며 이러다가 역대 2위 기록을 가진 'Kung Fu Panda 2 (쿵푸 팬더 2)'를 합친 것만큼의 기록을 갖게 되는게 아닐까 할 정도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전성기로의 귀환
멀게는 백설공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조금 가까이는 인어 공주나 자스민으로 이어지는 디즈니 성공의 키워드는 바로 공주다. (그렇게 보면 픽사의 첫 공주 캐릭터인 메리다 Merida 의 실패(?)가 아이러니다.)
아름다운 외모의 공주와 그 공주의 옆에서 공주를 구원하는 백마탄 왕자는 흥행의 키가 되는 여성 아이들의 구미를 완벽하게 공략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키워드는 바로 원작 동화이다. '옛날 옛날에...' 로 시작하여 '... 그리고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고 하는 약간은 구태의연한 (그리고 'Shrek (슈렉)' 에서 까이는) 스토리가 계속해서 먹혀 들어갔던 것이다. 시대가 변해 가면서 이런 구태의연함을 놓고 새로운 여성 캐릭터나 창작 스토리로 대중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웠겠지만, 그 전략은 'Pocahontas (포카혼타스)'나 'Mulan (뮬란)', 혹은 'Chicken Little (치킨 리틀)' 에서 보듯이 완전히 실패하였다.
몇 번의 실패 끝에 다시 과거의 성공 전략을 선택한 것인지 2010년 'Tangled (라푼젤)'에서 전통적인 공주 동화로 기지개를 펴더니, 이번에 다시 안데르센의 원작 동화 '눈의 여왕 The Snow Queen ' 을 재해석한 'Frozen (겨울 왕국)'으로 결국 홈런을 쳤다.
단점을 덮는다
아직까지도 디즈니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The Little Mermaid (인어 공주)'를 꼽는 나에게는 'Frozen (겨울 왕국)'이 완벽한 애니메이션은 아니다. 갑자기 죽어버리는 부모는 그렇다 쳐도 갑자기 결혼 얘기를 꺼내는 안나와 한스 Hans (산티노 폰타나 Santino Fontana ) 의 만남은 매끄럽지 않고, 거기에 정색하면서 '오늘 만난 남자와는 결혼할 수 없어'라고 성질을 내며 마법을 쓰게 되는 엘사 역시 이해할 수 없다. 될대로 되라며 Let it go 아렌델 Arendel 을 떠났던 엘사가 겨울이 된 아렌델을 걱정하는 것 하며 구멍이 숭숭 뚫린 듯한 이야기 전개가 많다. (여기에 클라이막스에서 안나와 크리스토프가 키스를 했다면 완전 엉망의 이야기가 될 뻔했다.)
이야기에 위기를 불러 일으켜야 할 악역은 존재감이 미미하기 그지 없으며, 디즈니에서는 처음 맛보는 약간의 반전은 디즈니 세계를 조금만 벗어나면 영화 시작 10분만에 알아챌 수 있을만큼 허술하다.
하지만 공주가 둘이나 등장하면 어떨까?
하지만 이런 모든 스토리상의 단점을 덮어버릴 만한 매력이 이 단점을 덮어버리고 새로운 매력으로 다시 탄생한다. 엘사와 안나, 디즈니 세계에서 처음 등장하는 자매 캐릭터가 관객들의 시선을 모두 흡수하면서 흔히 '케미'라고 일컫는 거대한 화학 작용이 영화 전반에 걸쳐 순기능을 불러 일으킨다.
전통적인 스토리라면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러브러브 모드로 끝맺어야 할 스토리가 다른 식으로 비틀린 것도 그런 케미스트리의 영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케미스트리는 거대하다.
안나와 엘사 중에서 어느 공주가 더 마음에 드냐는 인기 투표부터 시작해서 (이쯤되면 강타가 좋아, 문희준이 좋아 논쟁으로 H.O.T 의 음악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지경으로 이른다.) 각종 덕심이 모아지고, 팬질로 이어지게 되면서 조각난 스토리에 관객들이 스스로 의미를 부여해 가면서 새로운 해석을 생성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천만 가는거지.)
역시 오리지널 스코어
디즈니 애니매이션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오리지널 스코어다. 성공한 애니메이션에서는 하나의 독보적인 주제곡과 두서너개의 추가적인 음악들이 떠오른다. 'The Little Mermaid (인어 공주)' 는 'Part of Your World' 를 필두로 "Under the Sea" 와 "Kiss the Girl" 등이, 'The 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 에서는 "The Beauty and the Beast" 에 "Belle", "Be Our Guest", "Something There" 등이 금방 떠오른다.
'Frozen (겨울왕국)' 에서 역시 안나의 "Do You Want to Build a Snow Man" 과 "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안나와 한스의 "Love is an Open Door" 거쳐서 엘사 혼자만의 왕국을 건설해 내는 "Let it Go" 에서 그 절정을 이룬다.
본사에서 직접 성우를 선정하여 녹음 과정까지 관리하느라 이 직배 시대에도 몇 개월씩 늦게 개봉하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답게 이번 작품의 성우 역시 뛰어난 더빙을 보여주었다. 한국어 더빙에서 안나 역을 맡은 박지윤 씨나 엘사 역의 대사와 노래를 각각 맡은 소연, 박혜나의 목소리는 원작의 성우에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어찌나 음색이 비슷한지 엘사 역할을 두명이 나누어서 맡았다는 걸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걸. 심지어는 25개국 성우의 "Let it Go"를 모아 놓은 이 음악도 한 사람이 불렀다고 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꼼꼼하다.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겠지만, 뜻도 모른 채 "레리꼬, 레리꼬"를 부르는 딸내미와 조카들을 보니 역대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으로 올라가고, 그 이후로도 많이 회자될 것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The Lego Movie (레고 무비) - 레고가 레고다워야
The Lego Movie (레고 무비) - 레고가 레고다워야
2014.03.10 -
俠女 (협녀) - 말로만 듣던 호금전
俠女 (협녀) - 말로만 듣던 호금전
2014.02.09 -
Inside Llewyn Davis (인사이드 르윈) 2013, 에단/조엘 코엔
Inside Llewyn Davis (인사이드 르윈) 2013, 에단/조엘 코엔
2014.02.02 -
The Wolf of Wall Street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 좀 길지만 빠져든다
The Wolf of Wall Street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 좀 길지만 빠져든다
201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