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17. 남섬이여 안녕.
'10.11.5 (뉴질랜드 시각)
헛.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
어디서 들어왔는지 캠퍼밴 안에 모기 한마리가 앵앵거리는 것이 신경 쓰이고, 또 어제 비가 온 탓인지 날씨가 많이 쌀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상황에서 캠퍼밴 파크 Campervan Park 밖으로 지나다니는 화물차 소리는 뉴질랜드 New Zealand 에 온 이래로 처음 들어보는 교통 소음이다.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40분이다.
오늘 예약한 인터아일랜더 Interislander 의 페리는 오전 10:05 분에 출발한다. 배가 출발하기 1시간 전에 체크인을 하라고 되어 있으니 조금은 여유가 있는 시간이긴 하지만 늦지 않게 일찍 가 있기로 결정하고 8시 50분에 홀리데이 파크를 나섰다.
인터아일랜더 페리 선착장은 우리가 묵었던 픽턴 캠퍼밴 파크 Picton Campervan Park 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 아니어서 페리 출발 한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사람만 가는 승객은 픽턴 시내에서 이어지는 오클랜드 스트릿 Auckland St. 으로 해서 들어가면 되지만, 차를 가지고 페리에 타는 승객은 라군 로드 Lagoon Rd. 로 들어오면 Vehicle Check-in 하는 곳이 별도로 있다.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했지만 이미 우리와 같은 페리를 타려는 차량 승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인터아일랜더 페리 (픽턴)
주소 및 연락처 | Aucland St. 7281 Picton. +64 800 802 802. info@interislander.co.nz |
---|---|
홈페이지 | www.interislander.co.nz |
이용 요금 | 성인 2명, 아이 1명, 캠퍼밴 320 NZD |
선박 | 카이타키 Kaitaki (22.4 K톤, 1,710명, 10층), 아라후라 Arahura (13,6 K톤, 595명, 9층), 아라테레 Aratere (17.8K톤, 701명, 6층) |
한국에서 인쇄해 온 바우쳐를 보여주고서는 체크인을 한 후 이제 페리 탑승장으로 들어간다. 차종별로 들어가는 차선이 구분되어 있는데, 우리는 캠퍼밴이라서 8번 레인이다. 8번 레인에 세워 놓고 나니 아직 승선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아직 할 일은 없다.
빵과 크래커로 간단한 아침을 먹는다. 아무리 정지해서 기다리는 상태라고 해도 운전석을 비워 놓을 수는 없어서 운전석에 앉아서 가져다 주는 크래커를 먹었다. 그래도 시간은 많이 남았는지 여전히 움직이지 않기에, 노트북을 꺼내서 일기를 끄적여본다.
잠시 후에 Bio Security 라고 적힌 옷을 입은 사람이 와서 혹시 강에 갔던 운동화나 낚시 도구 같은 것이 있냐고 물어본다. 낚시대는 없으니까 쉽게 없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운동화는 어떻게 해야 하나? 강이라고 할 수는 없고 호숫가에 간 적은 많은데 말이지. 문제가 될만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없다고 하고서 그냥 넘어갔다.
출발 예정 시각은 오전 10시 5분이었는데, 실제로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다음에 승선을 했다. 연착을 했던 건지 아니면 승선할 사람이 많아서 그랬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모두 승선한 이후에 차량들의 승선이 시작됐다.
차량의 종류별로 들어 가는데, 우선은 화물 차량이 먼저 들어가고, 다음으로 캠퍼밴의 차례가 되어서 앞의 캠퍼밴들 따라서 한줄로 승선을 한다. 배의 끝까지 들어간 차량은 지그재그 방식으로 유턴하여 다시 자리를 잡는데, 우리는 배의 끝까지 다 들어가서 방향을 돌린 후에 바로 그 자리에 세웠다. 방향으로 본다면 배의 가장 앞쪽 자리이다.
인터아일랜더 페리에서 운영하는 페리호는 세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탄 선박은 셋 중에서 크기로는 중간 정도인 아라테레이다.
1998년 건조된 이 배는 1999년부터 이 노선에서 사용되었다고 하니 벌써 12년차이다. 배의 수명을 보면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닌 건가? 전장이 183.5m 에 용적이 17,816톤인데 이 정도가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는 잘 모르겠다. 승무원 31명과 승객 670명, 그리고 800톤급 트럭 30대와 160톤급 차량 230대를 선적할 수 있다고 하니까 그렇게 작은 편은 아니다.
조금 늦은 출발이지만, 이제 픽턴을 출발하여 퀸 샬롯 사운드 Queen Charlotte Sound 를 빠져 나가 북섬으로 향하는 50 마일, 3시간 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3층에 차를 세우고 4층으로 올라가면 거기서부터 6층까지가 승객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와 라운지, 어린이 놀이터, 게임룸 등은 모두 4층 실내에 위치해 있고, 5층과 6층에는 전망 데크가 있다. 나름 말보로 사운드 Marlborough Sound 지역으로 해안의 경치가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바깥 쪽의 전망 데크보다는 실내에 사람이 더 많다. 승객 수에 비해서 실내에는 의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마루에 누워서 잠을 청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금방 배가 고파졌다. 점심은 웰링턴에 가서 먹으려고 생각했는데 적어도 오후 1시 30분은 넘어서 도착할 것이고, 배에서 내리고 어쩌고 하면 금방 2시가 넘을 것 같아서 배 안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어딜 가나 그렇듯 별로 먹음직스러운 것 하나 없는 카페테리아인데, 그나마 낯 익은 김초밥이 보이기에 점심으로 골랐다. 양도 별로 안 많아 보이는 김밥 한줄에 7.8 NZD. 이거면 김밥 천국에서 5줄도 먹겠구나. 하지만 밀폐된 배 안에서 가격 비교는 할 수 없는 노릇이지.
부족한 양이나마 배를 채우고 나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승선할 때 받은 인터아일랜더 안내서 겸 색칠 공부를 본격적으로 탐독하기 시작한 서영을 두고서 나는 우아하게 커피 한잔을 즐긴다.
날씨도 쾌청하니 맑아서 밖의 전망 데크에 나가보기로 했다. 망망대해까지는 아니더라도 시간이 좀 오래 되어서 육지가 잘 보이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북섬에 가까워 졌으니 북섬쪽이 보이지는 않을까 싶어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들고 6층의 데크에 나갔다. 햇볕도 따뜻하니 기분도 좋다.
서영이는 아이스크림 먹기에 여념이 없고, 마눌님은 우아하게 책도 읽는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덧 북섬이 보이기 시작했다.북섬의 내륙 안쪽의 만으로 접어드는 곳이어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어 춥다.
저 멀리로 높은 고층 건물들이 보이는 것이 남섬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북섬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남섬의 스카이라인까지는 안되지만 건물들을 보던 서영이는 '뒤쪽은 뉴질랜드인데, 앞쪽은 서울이네.'라고 투정한다. 이래서 사람들이 북섬보다는 남섬을 더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로 꼽는 것이로구나.
오후 1시 15분 정도 되니 웰링턴의 항구에 거의 도착했다. 배는 진로 방향을 거꾸로 하여 뒤쪽으로 부두에 접근한다.
자, 이제 17일에 걸친 남섬 여행은 이것으로 마치고 이제는 새로운 북섬 여행의 시작이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R&S&Y's 뉴질랜드 여행 119. 웰링턴, 무엇을 할까?
R&S&Y's 뉴질랜드 여행 119. 웰링턴, 무엇을 할까?
2013.12.22 -
R&S&Y's 뉴질랜드 여행 118. 남섬 정리
R&S&Y's 뉴질랜드 여행 118. 남섬 정리
2013.12.17 -
R&S&Y's 뉴질랜드 여행 116. Day 18 (11.4) 정리
R&S&Y's 뉴질랜드 여행 116. Day 18 (11.4) 정리
2013.08.11 -
R&S&Y's 뉴질랜드 여행 115. 픽턴 캠퍼밴 파크
R&S&Y's 뉴질랜드 여행 115. 픽턴 캠퍼밴 파크
2013.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