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97. 카이코우라 반도 둘러보기
'10.11.2 (뉴질랜드 시각)
오늘이 아마도 뉴질랜드 New Zealand 여행 중에서 가장 일찍 일어난 날이 아닌가 싶다.
어제 예약한 돌핀 인카운터 Dolphin Encounter 가 8시 30분에 출발이어서 사무실에 8시 20분까지 가야했기에, 집에서도 자고 있을 시간인 오전 7시에 있어나서 씻는 것도 대충, 차 정리도 대충하고서는 살라미를 썰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허겁지겁 먹고서는 8시 05분에 홀리데이 파크 체크아웃을 하고 출발했다.
돌핀 인카운터의 사무실은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금방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체크인 하는 사무실에 들어갔더니, 한쪽에 있는 카페 인카운터 Cafe Encounter 에 영감님들이 바글바글하다. 아마도 우리와 같은 시간의 배를 타러 오셨는데, 집에서 아침을 안 먹고 오신 듯.
체크인을 하기 위해서 카운터에 갔다. 어제 예약했고 8시 30분 배를 타겠다고 얘기했더니 접수를 받는 언니가 뭐라고 뭐라고 길게 얘기를 한다. 알아들은 단어를 조합해서 짐작해 보면 지금 바다에 바람이 세서 좋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나 어린애가 있어서 항해가 힘들것이라고 한다. 취소해도 페널티 차지는 없으니 취소해도 좋을 것이라는 얘기다.
음. 여기서 살짝 고민의 시간에 들어갔다. 한 5분 정도 고민하다가 아쉽기는 하지만 취소하기로 했다. 실제로 사무실 앞의 바다는 바람이 많이 불고 있어서 눈으로 보기에도 파도가 높다. 어쨌거나 지금 시기가 돌고래를 만나는 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도 아니라고 해서 결국은 취소를 결정했다.
접수하는 언니에게 취소한다고 얘기하자 좋은 결정이라고 대답하는걸 봐서는 내가 잘못 알아들은 것은 아니구나. 설마 8시 30분 항해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배 안 띄우려고 취소시키는 것은 아니겠지?
어떻게든 돈받아서 태워 보내려고만 하는 우리나라 업체들의 행태만 보아오다가, 날이 안 좋으니 취소하라는 업체 직원의 행동을 보니 꽤나 신선하다.
아침나절 예정되었던 돌핀 인카운터를 취소했으니 뭔가 다른걸 하기는 해야겠다. 우선 가장 손쉬운 안은 어제 오후에 하기로 했다가 못했던 사우스베이 South Bay 지역 산책이다. 그리고 오후에 블래넘 Blenheim 까지 가기로 한 계획도 조금 변경했는데, 예정보다 카이코우라에서 일찍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더 여유롭게, 좀 더 멀리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차를 가지고 카이코우라 반도 Kaikoura Peninsula 의 남쪽인 사우스베이 퍼레이드 South Bay Parade 도로 끝까지 갔는데 그닥 볼만한 것은 없었다. 끝난 길 저 멀리 카이코우라 반도의 끄트머리가 멋있어 보이긴 한데 거기까지는 차가 들어갈 수는 없다.
차를 돌려서 돌아 나오는 길에 해안 scenic route 가 있어서 큰길에서 벗어나 작은 해변길을 돌았다. 어찌나 고래로 유명한 것인지 해안 도로 한쪽에 웨일 베이 Whale Bay 라고 이름 붙여진 곳이 있어서 차를 멈추고 바다 구경을 했다.
반도의 북쪽인 에스플러너드 Esplanade 쪽은 파도가 높은 반면에, 반때쪽인 이쪽은 반도가 거센 바람을 막아주어서 그런지 파도가 없이 잔잔하다. 그래서인지 근처에 바다 카약을 타는 선착장도 있고, 웨일 워치 Whale Watch 와 돌핀 인카운터의 배가 출발하는 선착장도 있다. 우리가 선착장 구경을 하는 중에 마침 돌핀 인카운터의 차량이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탑승객들이 그 보트를 타고 3시간의 먼 항해를 출발한다. 아마도 아까 카페 인카운터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계셨던 영감님들이겠지? 과연 돌고래를 만나고 돌아올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웅원을 보낸다.
우리가 차를 세우고 바다를 보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는 웨일 베이는 이름과도 같이 예전에 고래를 잡기 위하여 배가 출항하던 곳이었다. 항구 옆으로 물탱크나 기름 저장소, 고래 해체 등을 하는 작업장이라는 표시가 있지만, 당연하게도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조금 더 반도 안쪽으로 나오자 카이코우라 반도의 산책로 Kaikoura Peninsula Walkway South Bay Track표지판이 보였다. 시계를 보니 아직 9:30. 평소 같으면 아침밥을 먹거나 캠퍼밴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확실히 일찍 일어나니 시간 여유도 있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서 좋구나.
산책로의 약도를 보니 걸어서 반도의 반대쪽으로 넘어가는 코스가 짧고 시간도 적당해서 세 식구 산책하기가 좋아보였다. 반도를 빙 둘러서 도는 코스도 있긴 한데, 서영이와 함께 걸어가야 하니 게중에서 가장 짧은 트랙을 선택했다. 사우스 베이 쪽에서 반도 반대편의 에스플러너드까지 35분이라고 안내가 되어 있다. 우리처럼 여유롭게 걸어가면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거리이다.
숲길과 초원길로 된 완만한 오르막길로 반도에 올랐더니, 어제 차로 올랐던 전망대로 가는 길인 스카보로 스트릿 Scarborough St. 에 도달했다.
사우스베이에서 시작해서 반도 꼭데기로 갔더니, 어제 갔던 전망대 가는 찻길과 만났다.
생각보다 완만한 경사라서 올라오는데 그리 힘들거나 하지 않았다.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기웃 거리면서 올라오는데 35분 정도. 경치를 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어느 방향으로 이동할지를 생각했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서 캠퍼밴을 세워 놓은 곳으로 갈건지, 아니면 계속 진행해서 북쪽의 에스플러너드로 갈 것인지.
새로운 곳으로 가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기에, 당연히 내리막길을 따라서 반도의 북쪽 방향으로 가는 방향을 택했다.
내려가는 코스는 더 짧은 편이어서 15분만에 금방 내려올 수 있었다.
서영이가 투정 부리지 않고 잘 내려오면 아이스크림을 사 주겠다고 약속을 했기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를 찾았는데 눈에 띄지 않았다. 일단 아이스크림을 사 먹을 돈을 주고, 나는 다시 산책길을 되짚어서 캠퍼밴들 세워 놓은 웨일 베이로 돌아갔다. 혼자서 쉬지 않고 갔더니 15분만에 가는 짧은 코스더군.
캠퍼밴을 몰고 다시 만나기로 한 i-Site 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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