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62. 이쯤에서 캠퍼밴 정비
'10.10.28 (뉴질랜드 시각)
좀 일찍 일어난 편이다. 오전 8시 10분에 기상.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선글래스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대충 씻고서 아침 식사 준비하는 동안 리얼 져니스 Real Journey's 사무실에 갔다. 마침 어제 선글래스 잃어버린 것을 설명했던 직원이 오늘도 근무하고 있길래, 그 직원에 부탁을 해서 밀포드 사운드에 있는 리얼 져니스 사무실에 연락을 부탁했다. 어제 혹시 크루즈 선에 두고 온 물건 중에 내 선글래스가 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안타깝게도 결과는 음성.
밀포드 사운드 롯지 Milford Sound Lodge 에도 없다고 확인했고, 크루즈 선에도 없다면 포기하는 수 밖에... 여행이 많이 남았는데, 선글래스 없이 어떻게 여행을 계속할까 걱정이 된다.
뭐, 없어진 것은 없어진 것이고.. 어쨌든 The show must go on.
홀리데이 파크로 돌아와서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한식. BBQ 장에 있는 가스 레인지에 서 밥을 하고 미역국을 끓여서 먹었다. 국만 있고 반찬이 김과 김치밖에 없어 좀 밋밋한 식사이긴 했지만...
설겆이 하고, 차 정리하고서 10시 10분에 홀리데이 파크에서 나왔다. 동네는 이틀 전에 대략 돌아봤으니까, 바로 다음 목적지로 출발한다.
출발하려다 보니까 테 아나우 Te Anau 지역에 마우이 Maui 캠퍼밴의 공식 A/S 센터가 눈에 띈다. 칼텍스 수리점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제휴 맺은 서비스 센터. 캠퍼밴의 오수 버리는 레버가 고장나서 물이 새기 때문에 이거나 수리하고 가려고 서비스 센터에 들렀다. 처음에는 오수 버리는 노즐에서 물이 새는 정도였지만, 어제 험볼트 폭포 Humboldt Falls 가는 비포장 도로에서 바닥에 부딪혀서인지, 노즐로 나오는 파이프가 완전히 깨져버렸다.
정비소에 도착해서 이상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2명의 정비사 중에서 좀 신삥으로 보이는 어린 정비사가 맡아서 새로운 레버와 노즐을 끼우려고 시도를 했다.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열심히 끼워 보려고 몇분 노력하다가 결국에는 실패하도 다시 나왔다. 암만 봐도 파이프 부분이 부러졌기 때문에 새 레버에 끼우기가 힘든 모양.
나와서 사수 정비사에게 그 상황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 중.
"끼우려고 했는데, 파이프가 부러져서 끼울 수가 없어요." / "그래? 내가 한번 볼까?"
짬밥 있어 보이는 사수 정비사가 다시 차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상황을 한번 보고 나왔다.
"흠. 그냥 끼우면 안되겠는데?"
약간 걱정이 되긴 했는데, 그래도 역시 짬은 X구멍으로 먹는게 아닌지라, 곧 좋은 해결책을 내 주었다. 파이프 깨진 부분을 그나마 깨끗하게 정비하고, 그 부분에 레버를 바로 붙일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 고무 호스를 끼웠다. 그리고 그 호스 반대편에 새로운 레버를 끼워서 문제 해결. 그리고 레버를 캠퍼밴 아래쪽에 단단하게 고정하면 작업 끝.
이제 밤마다 물 샐 걱정 없이 캠퍼밴에서 자유롭게 물을 쓸 수 있어서 맘이 편하다. 게다가 지난번 레버는 캠퍼밴 차체에 걸려서 레버를 여닫기가 어려웠는데, (이것도 아마 한번 정비를 받은 것 아닌가 싶다.) 이것도 이제 자유로워져서 레버 여닫기도 편해졌다.
돈은 내지 않는다. 차량 번호와 마우이 캠퍼밴 렌트 계약서만 보여주고 정비 내역서에 사인한 후에 끝이다. 정비소는 마우이 쪽에 청구를 할테고, 나는 렌트할 때에 Premium Pack II 로 계약했기 때문에 보험으로 처리하고 추가로 아무것도 내지 않아도 된다.
선글래스를 잃어버려서 우울했지만, 캠퍼밴을 타고 있는 동안 물이 새는 것 때문에 찜찜한 마음이 덜어져서 약간의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
정비를 마치고 11시 10분에 테 아나우를 떠나서 와나카 Wanaka 로 출발하였다. 테 아나우를 들어올 때의 경로를 그대로 되 짚어서다시 SH6을 타고 퀸스타운 Queenstown 방향으로 간다. 애톨 Athol 과 가스톤 Garston 을 지나 와카티푸 호수 Lake Wakatipu 옆으로 들어서니 지난번 왔던 길이어서인지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다. 처음 아오라키 마운트 쿡 Aoraki Mt. Cook 에서 퀸스타운으로 올 때에 로터리 방식으로 갈림길을 이루었던 프랭크턴 Frankton 에서 식사도 할 겸 잠시 쉬러 들렀다.
13시 15분, 프랭크턴의 갈림길 한 구석에 상가 건물이 있어서 화장실도 갈 겸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세우고 보니 계기판은 48,606km. 테 아나우에서 175km나 왔구나. 화장실을 들렀다 나와서 보니까 어디선가 빵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겨오는 것이다. 냄새를 따라서 가보니 빵도 팔고 식음료도 파는 Crisp & Vale 이라는 가게.
냉큼 들어가서 야채가 들어간 머핀과 초코 브라우니를 사서 먹었다. 방금 구워낸 것이어서 그런지 냄새도 좋고, 따뜻한 것이 일품.
빵으로 허기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그렇다고 상가 주차장에서 밥을 해 먹을 수도 없고...
일단 차를 몰고 와나카 방면으로 나오면서, 차를 세우고 밥을 해 먹을만한 곳이 있는지 둘러봤다. 얼마 가지 않아서 레이크 헤이즈 파빌리온 Lake Hayes Pavilion 이라는 곳이 있어서 마침 강변이기도 하여 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했다.
언제 구입한 건지 모르겠는데, 냉장고 안에 소고기로 만든 소시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만든 소시지가 아니라 마트의 델리카트슨에서 판매하는 소시지인지라 익혀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생고기였다. 첨에 먼저 물에 삶아서 익힌 뒤에 굽든가 해야 하는데, 그냥 프라이팬에 굽기부터 했더니 소시지라기 보다는 고기 구이처럼 되어 버렸네.
고기 구이 비스무르하게 익어버린 소시지 조각을 빵에 끼워서 핫도그를 만들었다. 케찹은 따로 없지만 소시지가 워낙에 짜서 그냥 먹어도 괜찮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왜 이리들 짜게 먹는지...
점심을 먹고서는 파빌리온을 둘러봤다. 건물이 덩그러니 있고 안에는 그냥 텅 비어 있는데... 뭔가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긴하다.
건물을 둘러보고, 화장실에 잠시 들렀다가 나오는데, 같이 화장실에 있던 한 어르신이 혹시 중국인이 아니냐고 물어봤다. 한국인이라고 대답을 하니, 그 다음부터 어르신 한국어로 말을 거신다.
그 분은 퀸스타운에 거주하시는 분이고, 한인 교회 주최로 토요일에 이 파빌리온에서 창고 세일을 한다고 하여 자원 봉사를 하러 나오셨다고 한다. 우리 여행하는 것에 대해서 몇가지 묻더니, 다음번에 퀸스타운에 오면 한인 교회에 한번 들르라 하신다. 서영이 주라고 과자도 주시고, 본인이 직접 찍은 뉴질랜드 풍경 사진이라면서 CD도 한장 주셨다.
자, 이제 차를 정리하고 다시 와나카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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