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52. 테 아나우를 바라보며 아침을...
'10.10.26 (뉴질랜드 시각)
오늘 이동할 거리가 그리 길지 않다는 여유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 새벽 1시 30분에 잠이 들어서 잠이 모자르기 때문일까? 아침 7시 30분의 알람을 듣고 깼으면서도 그냥 다시 이불을 덮었다. 덕분에 홀리데이 파크 Check out 시간이 거의 다 된 9시 20분에야 일어났다.
아침을 먹는다는 생각은 이미 저버렸고, 일단 씻기나 하고 나가야겠다. 지금까지 다녔던 곳 중에서 가장 훌륭하고 깨끗한 시설을 거의 이용하지 못하고 나가는 것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뭐 어쩔 수 있나...
오늘은 이동 거리가 짧으니 뒷좌석을 그냥 침대 모드로 두고 운전하기로 했다. 처음 할 때에는 재미있다가도 며칠 지나고 나니까 접었다 펴는 작업이 귀찮아졌다. 이불과 시트만 접어서 2층 침대에 넣어 놓고 그냥 이동을 시작한다. 대략 정리하다 보니까 어느 덧 10시.
오늘의 목적지인 밀포드 사운드 Milford Sound 에는 편의 시설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하도 책에서 겁을 주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거의 사용하지도 않은 상수를 채운다. 지금껏 거의 홀리데이 파크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자기 전 밤에 이를 닦는 것과 어제 발 한번 닦은 것이 전부인데도 상수 물탱크에는 물이 끊임 없이 들어간다. 오홍.. 처음에 가득 차 있지 않았던 것인가?
모든 홀리데이 파크에 Dump Station이 없다고 하니, 변기 카트리지도 비우기로 했다. 절반도 채 차지 않은 변기 카트리지도 꽤나 무겁다. 버리는 동안 지린내가 진동을 하지만, 뭐 거의 내 몸속에서 나온 거니까...
캠퍼밴 정리하는 것도 금방 끝나는 일은 아니구나...
시내 반대쪽으로 차를 몰았다. 어느 덧 시간은 10시 30분이 되어가고 아침을 먹어야 겠기에 가는 길에 보이는 호수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차를 세우고 보니 길 건너편이 바로 Top10 홀리데이 파크였다. 시설을 한번 볼까 하고 들여다 보니
퀸스타운 Queenstown 의 크릭사이드 Top10 홀리데이 파크 Creeksyde Top10 Holiday Park 와 거의 유사하더라. 다른 곳 보다는 조금 좁은 느낌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오밀조밀한 느낌이기도 하고... 뭐, 보는 입장에 따라서 달리 보일 것이다.
서영이는 Top10 홀리데이 파크가 좋다고 하더라. 아기자기 오밀조밀한 시설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옆 블럭에 있던 또래 친구들이 좋았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타우포 호수 Lake Taupo 에 이어서 뉴질랜드에서는 두번째, 남섬에서는 첫번째로 크다는 테 아나우 호수 Lake Te Anau 를 바라보면서 아침 식사를 했다. 캠퍼밴 안에서 계란 스크램블을 만들어 나오고, 잼과 오이, 살라미, 치즈 등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는 콘프레이크까지.
맑은 호수를 바라보면서 먹는 식사는 질에 상관 없이 맛있다. 게다가 늦은 식사이기 때문에 배고픔이라는 반찬까지 더해졌으니...
호수가 너무 맑고 경치가 좋아서 여기서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원래는 밀포드 사운드에서 오늘과 내일까지 자고, 모레 아침에 와나카 Wanaka 까지 바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는데, 조금 일정을 바꾸어서 내일 밀포드 사운드에서 나와서 여기 테 아나우에서 다시 숙박을 하고, 모레 아침에 자전거를 2시간 정도 탄 다음에 이동하면 이후 일정이 대략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호수가의 고요함을 만끽하다가 이제는 슬슬 출발하기로 했다. 너무 늦으면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좋은 경치를 놓칠 수가 있으니까...
일단은 테 아나우 시내로 들어오면서 봤던 Visitor Center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놀이터를 발견한 서영이가 조르기에 화장실에 들러 양치 하는 시간 동안만 놀이터에서 잠깐 놀기로 했다.
정오가 거의 다 된 시각 피오르드 랜드 국립 공원 Fiordland National Park Visitor Center에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수많은 베낭들. Visitor Center 안에는 백팩 금지라는 문구가 있는걸 봐서는 트레킹 하는 사람들이 주로 들어오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데스크 위에 붙어 있는 표지판은 Information이 아니라 Great Walk 이다.
어째 분위기가 심상찮다. 창구 앞에는 신고서가 한 묶음. 밀포드 사운드의 대표적인 몇개의 트랙은 거의 4박 5일 코스로 가는 곳이고, 또 그 대부분은 일반인이 혼자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15명씩 조를 짜서 가이드를 대동하고 가는 곳이기 때문에 바로 여기서 입장 신청을 받는 것이다.허허..
혹시나 해서 밀포드 사운드의 숙박을 물어봤더니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온 바와 같이 밀포드 사운드 롯지 Milford Sound Lodge 하나뿐이라고 한다. 게다가 캠퍼밴이 머물 수있는 파워 사이트의 수도 많지 않다고. 여기에서 예약을 할 수 없냐고 물어봤더니, 비지터 센터에서는 예약을 받지 않고 조금 떨어져 있는 i Site 에 가면 예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음. 비지터 센터와 인포메이션 센터는 다른 곳이구나.
밀포드 사운드까지 가는 94번 도로의 지도가 벽에 붙어 있길래 사진으로 찍었다. 중간에 있는 몇몇 트렉들의 이름과 소요 시간, 난이도가 표시되어 있어서 꽤 도움이 된다. 한번 가볼까 생각했던 마리안 호수 트렉 Lake Marian Track 이나 키 서밋 트렉 Key Summit 은 왕복 3시간 거리이기 때문에, 지난번 후커 밸리 트랙 Hooker Valley Track 의 경험을 미루어 짐작했을 때, 서영이의 걸음으로는 약 6시간 이상이 걸릴 듯 하여 무리이고, 1시간 이내의 짧은 트랙들 들러 보려고 한다. 지도에 보면 미러 레이크 Mirro Lake 나 캐즘 폭포 Chasm Fall , 훔볼트 폭포 Humbolt Fall 등이 적당한 듯.
그런데 훔볼트 폭포는 디바이드 The Devide 로부터 갈라지는 길에서 우리가 가려는 밀포드 사운드와 반대 방향이기에, 오늘 시간을 봐서 갈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우선은 미러 레이크와 레이크 건 산책로 Lake Gunn Nature Walk 정도를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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