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42. 퀸스타운 시내 둘러보기
'10.10.24 (뉴질랜드 시각)
오늘 계획된 일정은 오후에 숏오버 젯 Shotover Jet 를 타러가는 것이다. 아침 식사도 느즈막히 했고, 그렇게 여유있게 무언가를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고... 또 여유로운 이 여행에서 시간에 좇겨서 뭔가 급하게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시간 되면 맞춰서 갈 요량으로 여유롭게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어제 오후에 퀸스타운 Queenstown 에 들어왔을 때에는 토요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일요일 오전이라서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관광지인지라 시간이 되면 또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것 같기도 하다.
캠프 스트리트 Camp St. 를 따라 걷다가 눈에 띄는 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다. 퀸스타운 카메라. 아하하하... 창가에 보니 맨프로토 Manfrotto 삼각대를 진열해 놓았다. 당장에 들어가서 삼각대용 퀵 클립을 따로 파냐고 물어봤더니 당연히 있단다. RC322 에 크기가 맞는지만 확인하고 바로 구입해 버렸다. 아, 과연 29.99불의 가격에 걸맞게 삼각대가 활용될 수 있을것인지?
퀸스타운의 중심은 더 몰 The Mall 이라는 거리인데, 사실 거리가 거의 비슷하다. 음식점과 옷가게 Pub 정도가 전부인 자그만한 거리는 차가 다니지 않는 다는 점이 차별될 뿐..
더 몰 쪽으로 가는 방향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기에 가 봤더니, 빌리지 그린 Village Green 이라는 조그마한 공원에서 재즈 공연을 하고 있었다. MoreFM 이라는 (아마도) 라디오 방송사에서 하는 공개방송 정도?
Les Richardson Jazz Ensembel 이라는 주로 영감님들이 모인 앙상블이다. 동네 영감님들의 모임이라기에는 실력이 꽤 좋다. 하긴 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Buena Vista Social Club 도 동네 아저씨들이 모임이니까...
한가롭게 앉아서 음악을 듣거나, 햇살을 쬐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예전에 해외로 여행을 처음 갔을 때에는,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서 이런 것들을 지나치곤 했는데, 지금은 여기 여행지에서 현지 사람들이 즐기는 여유를 함께하는 것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마침 옆에서는 MoreFM 에서 베이컨 샌드위치를 제공하기에 아예 여기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햇살을 쬐고 있으니, 꽤나 여유로운 모습이 되어간다.
잠깐의 break 시간이 되어서 다시 카메라를 메고 더 몰로 진입한다. 일요일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지 가게들로 이루어진 거리가 조용하다. 여기도 관광지여서 그런지,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들이 주를 이룬다. 물론 한국 식당도 있구나.
도중에 페이퍼플러스 Paperplus 라는 가게가 눈에 띄어서 들어가 봤다. 가게 이름 그대로 종이로 만든 것들을 판다. Paper Book Ed. 책들이 주를 이루고, 크리스마스 카드나 다이어리, 수첩류를 판다. 더 안쪽에는 색상지나, 도화지 등도 팔고 있는데 서영이를 주려고 스케치북을 찾아봤더니 역시 있었다. 그러나 가격이 ㅎㄷㄷ. A3크기의 스케치북이 무려 8 NZD 가 넘는다. 약간 학생틱한 수채화 스케치북은 25 NZD 정도. 헉.
더 몰의 길이는 꽤나 짧아서 300m 정도 걸어가니까 이미 끝이 보인다. 하지만, 그 끝에는 와카티푸 호수 Lake Wakatipu 의 전망이 펼쳐진다. 더 몰의 끝자락 호수와 만나는 곳에는 카와라우 젯 Kawarau Jet 선착장이 있는데, 오후에 탈 숏오버 젯과 비교해 볼 겸 한번 지켜봤는데, 넓다란 호수에서 돌아다니는 보트는 어쩐지 매력 없다.
더 몰 아래의 거리에서 쟈니 바 Johhny Barr's 커피샵을 발견. 정확하게는 커피샵은 아니고, 이것 저것 같단한 샌드위치랑 샐러드 같은 것을 파는 곳이지만, 어쨌든 커피 발견. 스타벅스 같은 체인 스토어 보다는 로컬 가게를 훨씬 더 선호하는 성향 때문에 약간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당연히 이곳을 택한다.
서영이를 위한 생과일 주스는 오렌지와 사과, 생강, 당근을 넣어 만든 것이고, 은서를 위해서는 라떼. ('래티'라고 발음해야 알아 듣더라.)
서영과 은서는 베이컨 샌드위치를 먹었지만, 나는 먹지 못했기에 호수가에서 피쉬&칩스를 사다 먹었다. 이게 어딘가에는 한번 먹어볼만한 메뉴라고 소개가 되고 있지만, 사실 이 메뉴는 영국 식민지라면 어디나 있는 메뉴 아니던가. 게다가 별미도 아니고 그냥 싸구려 음식인 것이고.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싱가폴에서 온 여행자와 얘기를 나눴다. 여행자들끼리의 대화는 언제나 유쾌하고, 서로를 치켜 세워준다.
빌리지 그린으로 돌아가서 자리를 잡고 피쉬&칩스와 함께 맥주를 즐긴다. 오늘의 맥주는 슈타인라거 클래식 Steinlager Classic. 기내에서 먹은 슈타인라거 퓨어 Steinlager Pure 의 원본이라고 할까나? 수출용 맥주라고하는데, 그닥 큰 특징은 찾을 수가 없다.
어쨌거나 눈 앞에는 조그마한 시내가 흐르고, 햇살 좋은 잔디밭에 기대 앉아서 재즈를 들으며 맥주를 마신다. 이런 멋진 점심 식사는 언제나 내가 그리던 것이 아니었던가. 대학 시절 학교 잔디밭에서의 간식 이후에 해외에서 말고 이런 여유를 즐겨본 기억이 거의 없다. 음악과 맥주, 그리고 간단한 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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