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기행 - 16. 오늘은 뭐할까?
'10.10.20 (뉴질랜드 시각)
하루를 일찍 시작해 볼까하고 7시에 알람을 맞춰 놨지만, 역시 긴 비행에 따른 여독은 이기기 힘든 것인지 결국에는 8시 20분에서야 일어났다. 나는 놀러만 오면 스테미너가 넘치고 시간이 아깝기 때문에 잠을 적게 자는 편이지만, 서영이와 은서는 아직 일어나지 못한다.
자는 사람 깨워서 데리고 나가 봐야 멍한 상태일테니, 일단 나 먼저 씻고서 정보 수집을 하러 나갔다 오기로 한다. 자면서 입었던 편한 차림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가면 좀 현지인 같으려나? 전혀 그렇지 않겠지?
원래대로라면 오늘의 일정은 새벽 3시 정도에 시작되어야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Christchurch 에서 Must do 로 해야할 것으로 열기구 Up, Up and Away를 타려고 마음을 먹고 왔는데, 어제의 몽롱한 정신이라면 오늘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일찌감치 포기했다. 뭐 어딘가에서 또 탈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 열기구 타는 일정을 버리고 나니까 오늘의 일정도 딱히 마땅한 것이 없다. 어제와 같이 여유를 부리면서 하루를 보내도 좋을 것이다. 그래도 뭔가 타 봐야 열기구 취소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i-Site로 향했다.
i-Site는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과 바로 붙어 있기 때문에 질질 끄는 슬리퍼도 무난하다.
전에도 말했지만 i-Site는 우리 나라의 여행 안내소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규모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데, 크라이스트처치 i-Site Visitor Center 역시 규모가 굉장히 크다. 거의 100평 정도 되는 규모에 안내원들도 많고, 무료로 배포하는 안내 책자와 팜플렛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크라이스트처치 내의 Attraction만 해도 팜플랫 전시대의 한 면을 꽉 채우고 있는데 (전시대는 우리집 책장보다 크다.) 어이쿠, 너무 많아서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보통 몇개의 Attraction을 모아서 Combo나 Package를 만들어서 싼 가격으로 판매하기도 하는데, 혹시나 해서 안내원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대부분의 Combo 들은 이른 시간에 출발하기 때문에 지금은 좀 늦었단다.
역시 이런거 하려면 부지런을 떨면서 어제쯤에 미리 예약을 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어쩌랴, 난 천성이 게으른데..
오늘은 욕심 부리지 말고 크라이스트처치 곤돌라 Christchurch Gondola 와 윌로우 뱅크 Willow Bank Wild Life Reserve 두군데를 가 보는 것으로 정하고 나머지 시간은 또 어떻게든 보낼 수 있을거라는 낙천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두군데는 시내에서는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이 버스 노선 역시 i-Site에서 안내 받을 수 있었다. 호텔이 명당인지라 두 버스 모두 호텔 바로 앞의 버스 익스체인지 Bus Exchange 에서 탈 수 있다.
다시 방에 돌아가니까 은서는 깨서 씻고 있었고, 서영이는 아직 자고 있었다.
서영이도 마저 깨워서 9시 50분 쯤에 짐을 싸서 호텔방을 나왔다. 아침을 먹어야겠기에 시티몰 City Mall 을 약간 헤메였는데, 역시 딱히 맘에 드는 곳은 없었다. 간단하게 해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커피 클럽 The Coffee Club 에 들어갔다.
일단 커피는 먹어줘야겠기에 커피 메뉴를 봤지만 아무리 봐도 매번 먹던 아메리카노는 없다. 블랙 Black 이라는 메뉴가 있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에스프레소일테고... 가격차가 얼마 나지 않기에 카푸치노를 택했다. 서영이는 이름만 보고서 아이스 스트로베리 선택. 앗 그런데 카푸치노는 익히 먹던 그 맛이 분명한데 아이스 스트로베리는 이름과 다르게 딸기 시럽이 들어간 파르뻬? 게다가 그 딸기 시럽의 맛이 심히 감기약 스러워서 서영이가 한입 먹고 나서는 바로 내쳐버리는 비운이... 안돼, 커피보다 더 비싼 거란 말이다.
시간도 그렇고, 메뉴도 그렇고.. 된장맛이 응축된 브런치를 먹게 되었다. 서영이와 은서가 베이컨&에그, 나는 베이컨을 못 먹으니 프렌치 토스트를 시켰는데, 맛을 보더니 프렌치 토스트는 서영이가 찜... 베이컨은 우리나라 식으로 바짝 쫄아든 것이 아니라 두툼하고 기름진 것이어서 그닥 인기가 없다. 기름이 너무 많아서 달걀 스크램블에까지 기름이 침투한 것이 문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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