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기행 - 8. 크라이스트처치는 대성당으로부터
'10.10.18 (뉴질랜드 시각)
3시간 가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니 어느 정도 여독이 가시는 느낌이다. 잠자리에서 뭉게다가 억지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부득이하게 벌떡 일어났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일지도...
시간은 어느덧 오후 2시 정도가 되었다. 시간상으로는 계획했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충분한 때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감기 기운이 남아있는 서영을 고려해서, 또 우리라고 그렇게 철인은 아니기에 대성당 광장 Cathedral Square Christchurch 을 시작으로 해서 시내의 공원에서 한가롭게 쉬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성당 Christchurch Cathedral 은 호텔 바로 앞에 있기에 별다른 준비 없이 바로 나가서 따뜻한 햇살을 만끽해 본다.
크라이스트처치의 중심은 누가 봐도 대성당 광장이고, 이 광장의 이름은 당연히 저 뒤에 보이는 대성당에서 따 온 것이다. 일단 이 곳에 도착하면 묻지 말고 대성당을 배경으로 사진 한 방 박아주는 것이 진리다. 평일 낮이었지만, 다양한 곳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분주했고 모두들 진리를 따라서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간간히 한국말도 들려 오는 것이 전혀 정겹지는 않고 좀 거슬린다. 외국에서는 한국인과 어울리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나의 편협한 성향 때문이다.
성당 한켠으로는 생뚱맞은 조형물 하나가 서 있다. 깔데기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꽃다발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이스크림 먹고 남은 콘 같은 느낌. 크라이스트처치 150주년을 기념으로 해서 2001년에 세운 대성당 광장 챌리스 Cathedral Square Chalice 라는 조형물인데, 역시 생뚱맞은 느낌대로 시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광장에서 성당의 바로 맞은편에는 캔터베리 Canterbury 지역의 창시자인 존 로버트 고들리 John Robert Godley 의 동상이 있다. 웃기는게 '뉴질랜드 100배 즐기기' 2006년판에는 '고들리'가 '두들리'로 나와있고, 한글 블로그에도 거의 '두들리'로 표기되어 있어서 '고들리'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훨씬 적다. 허허... 그나저나 동네의 설립자는 뭘 한거지?
동상을 둘러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에, 어느 친절하신 유럽 (에서 오신 것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가족 사진을 찍어주신다고 한다. 기꺼이 카메라를 내드렸는데, (새로 산지 3주밖에 안 됐는데!) 보기보다 무거우신 것인지 구도를 잘 맞추시지는 못해서 막상 동상은 나오지 않았다. (동상 사진은 아래의 스케치에)
이 광장은 우리처럼 여기 저기서 몰려온 관광객들에게만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지.) 이 도시에 사시는 분들인지, 아니면 장기 체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풍경에 익숙해진 사람인지는 몰라도 여유로운 모습으로 체스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예전 종로의 파고다 공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던 모습이어서 익숙하긴 한데, 꽤 젊은 사람들도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가지고 간 '뉴질랜드 100배 즐기기' 책에는 30분 정도는 이 광장을 즐기라고 하지만, 흥 고작 30분이라니... 급한 일도 없고 체스 구경이나 하면서 천천히 둘러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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