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A Space Odyssey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1968, 스탠리 큐브릭
극장에서 만나는 경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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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1968년
국가 : 영국 상영 : 149분 제작 : MGM 배급 : MGM 원작 : 아서 클라크 Arthur C. Clarke 연출 : 스탠리 큐브릭 Stanley Kubrick 출연 : 케어 둘리아 Keir Dullea (데이브 바우만 Dave Bowman 역) 더글라스 레인 Douglas Rain (HAL 9000 역) 흥행 : $60.5M (미국), 6,804명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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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4, 11:00~13:30, 중앙시네마 1관 ★★★★★★★★★☆ | |
로저 에버트 Roger Ebert 의 '위대한 영화' 따라보기 의 아홉번째 영화는 몇년 전 두번째로 극장에서 관람하면서 다시 한 번 위대함을 느낀 큐브릭의 작품이다. 아래 회색의 글상자는 본문의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영화를 내가 극장에서 보게 되다니.
처음 봤을 때가 언제였던가. 대학 시절, 칙칙한 동아리 방에서 지독히도 작은 모니터 앞에 앉아 큐브릭 감독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머리 아파했던 때가 1993년, 벌써 15년 전의 얘기다.
2001년 처음 갔던 미국 출장에서 사온 DVD 와 최근에 구입한 Special Ed. 박스세트까지 소장하고 있지만, 15년이 지나도록 다시 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이 영화를 결국 다시 보게 된 것은 극장 상영이었다.
15년 전 같이 보던 모 선배가 해준 얘기가 있다.
존 레넌 John Lennon 曰 '모처에 오라클을 짓고, 그 곳에서 이 영화를 24시간 반복 상영해야 한다' 고, 진위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의 'Space Oddity' 에 영감을 준 것까지는 확인되었으니 이 영화의 영향력은 부인할 수 없다.
영화 장르를 뛰어넘는, 영상으로 표현한 거대한 하나의 서사시, 아직까지도 믿을 수 없는 1968년의 특수 효과 기술과 큐브릭 감독의 미장센에 대한 집착, 아서 클라크의 인류 미래에 대한 철학적 통찰까지 수 없이 많은 담론을 담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만들려고 했던 영화는 그런 평이한 수준의 영화가 아니었다. 큐브릭은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입지에 대한 철학적 주장을, 이전 세대 사람들이 문장이나 음악, 혹은 기도문을 이용했던 것처럼 이미지를 이용해서 펴려 하였다. 그리고 관객이 생각을 하면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관람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는 SF 영화를 보러오는 관객들이 습관적으로 해온 것처럼 오락으로 영화를 경험하는 대신, 철학자들처럼 영화에서 멀찍한 곳에 선 채 영화에 대해 숙고할 것을 요구하였다.
태동기와 삶. 그리고 죽음을 직면한 최후의 순간, 인류의 진화와 신의 본질은 무엇인가.
2008년 상영 당시 영화를 시작하기 전, 시각 효과를 담당한 더글러스 트럼블 Douglas Trumbull 옹의 무대 인사 시간이 있었다. CG도 크로마 스크린도 없던 시절에 이러한 영상을 만들어내다니, 경악할 정도다.
큐브릭 감독은 관객들이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을 시각으로 체험하기 바라면서 70mm 시네라마로 촬영하였으나, 무지하니 아쉽게도 충무로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에 70mm 상영관은 이제 없어서 화면의 일부만 볼 수 있는 35mm 로 상영하였다.
35mm와 70mm의 체감 차이를 루이스 쟈네티 Louise Janette 가 저서 '영화의 이해' 에서 설명하면서 바로 이 영화를 예로 들면서 설명을 했을 정도이다.
대사가 아닌 영상과 음악으로만 영화를 진행하기 때문에 2시간 반의 러닝 타임을 참고 보기는 힘들다. 인류가 달에서 모노리스를 발견하는 부분까지는 어찌어찌 버틴다 치고, HAL 2000 의 반란은 이 영화에서 가장 긴장감이 넘치는 내용이니 흥미롭게 볼 수 있다고 해도, 스타게이트 시퀀스로 넘어가면 미칠 지경이 된다. 비디오로 보면서 몇 차례 졸면서 내용을 놓쳤고, 2008년 관람에서도 역시 스타게이트 시퀀스를 제대로 넘어가지 못했다.
2016년 재개봉 관람을 대비하여 이틀간 8시간씩 푹 자고, 당일은 커피 4잔을 마신 후에야 드디어 2시간 30분간 졸지 않고 집중하여 온전히 관람을 할 수 있었다.
핼의 프로그래밍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우주인들이 겁을 내는 장면은 약간이나마 서스펜스가 생겨나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유일한 장면이다. 우주인들은 "이 임무가 내게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당신들이 그 임무 수행을 위태롭게 만드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믿도록 프로그램된 핼에게서 벗어나야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핼에게서 벗어나려는 우주인들의 노력은 대화를 나누는 우주인들의 입술을 핼이 읽어내는, 영화에서 가장 뛰어난 숏 중 하나로 이어진다.
어쨌거나 감독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HAL 9000 은 기계 문명의 인류에 대한 반란의 영원한 메타포로 존재할 것이다.
싸이월드 댓글 이전
- 김정화 Auther C. Clark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기사가 BBC knowledge 한국판 10월 창간호에 났더군요..흥미롭게 읽었습니다.
- 이상우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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