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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 평이하지만 괜찮아.

2009 최동훈 연출, 강동원, 김윤석, 임수정, 유해진, 송영창, 주진모, 김상호, 백윤식, 염정아, 선우선 출연
2010.1.14 20:50~ CGV 영등포 9관

이 영화 기대 되는데..
'Avatar (아바타)'의 독점이라고 생각했던 작년 연말 극장가에 대한 개인적인 우려는 기우였다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게다가 'Avatar (아바타)'와 함께 극장를 과점한 영화가 비슷한 액션류의 영화, 게다가 그 중 한편은 무지하니 걱정했던 이 '전우치'였다는 것이 꽤나 놀랍다.
비슷한 류의 영화가 개봉할 경우, 게다가 그 중 한편은 몇년동안 기대작이었던 데다가, 막상 뚜껑을 깐 후에도 비평가 집단과 대중 집단의 평이 모두 좋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편의 영화가 같이 흥행을 이끌어간다는 것이 아마도 전례가 없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이다.
1월 10일까지의 흥행 기록을 보면, 'Avatar (아바타)'는 외화 흥행 기록을 경신하면서 8백만을 넘었고, (어쩌면 역대 영화 흥행 기록을 경신할지도..) 그럼에도 '전우치'는 3위인 'Sherlock Holmes (셜록 홈즈)'를 많이 밀쳐내고, 4백3십만 관중을 끌어들였다. 이거 대단한데...

게다가 감독이 최동훈이다. 어쨌거나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에서 최고의 짜임새를 보여주었던 감독 아니었던가... 일단 최동훈의 영화니까.. 뭔가 기대하는 바는 있었다.
문제는, 최동훈의 연출에 대해서 무엇을 기대하는냐가 문제인 것 같은데...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무비?
뭐, 물론 마케팅 부서에서 나온 캐치 프레이즈겠지만,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 무비'라는 수식어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지금껏 '최초의 한국형 xxx'라는 광고 치고서 실제로 '최초'라거나, '외국형'과 딱히 다른 것은 별로 본 적이 없는데... ('한국형 재난'이라든가, '한국형 블럭버스터' 등등... 한국 사람이 나오고, 공간적 배경이 한국일 뿐, 별 다른 특이점이 있는게 아니었으니...)
CG가 본격적으로 액션에 사용된 이후에 나온 것을 겨냥하면서 '최초의 히어로'라고 했겠지만, 아주 오래전의 '바이오 맨'이 있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최초의 히어로는 아니다. '바이오 맨'이 한국형이 아니라고 한다면, '퇴마록'의 퇴마사 현암이 (신현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형'이라는 수식어 중에서 변변하게 한국스런 맛이 나는 것은 없었는데... 외국, 특히 미국의 히어로는 초자연적 현상이나, 과학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히어로, 또는 아예 외계인이 대부분인데, 전우치는 (강동원) 도라는 동양사상에 기반한 도술사, 게다가 실제로 우리 나라의 전래 동화에서 나온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것인만큼 어쨌든 한국형이기는 하다. (그렇다면 짝을 맞춰서 다음번에는 '박씨부인'이 등장하는 것은 어떨지..)

한복, 한국술에 부적쓰는데, 이정도면 한국형 아냐?


영화가 나무 길다...
이상하게 이번 연말에 본 영화들이 모두 꽤나 길다. 162분짜리 'Avatar (아바타)'를 시작으로 해서, 'Sherlock Holmes (셜록 홈즈)'와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도 120분이 모두 넘고, '전우치' 역시 짧지 않은 136분.
모름지기 오락성 액션 영화의 모범은 98분의 'Men in Black (맨 인 블랙)'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계관을 만들어 내고, 2명의 캐릭터까지 확실하게 구축한 후에, 사건을 만들고, 이에 대한 해결까지 그 짧은 시간에 모두 담고 있었다.

그에 반해서 '전우치'는 일단 캐릭터 설정과 사건의 배경 설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캐릭터가 너무 많이 나와서 각자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에 시간을 많이 쏟은 것이 가장 문제였지만, 만약 이 영화가 여타의 히어로물과 같이 시리즈를 노린다면, 그것도 나름 의미있는 희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물과 배경 설정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림에 갇혔다가 현대에 풀려나오는 설정이라면 현대에서의 활약을 위해서 과거의 시간은 짧게 끊었어야 하는데, 요괴와 (선우선, 공정환),  화담 (김윤석), 그리고 과거에서는 별 역할이 없어도 되는 초랭이까지 (유해진) 설정하느라 시간을 너무 소비한 느낌이다. 과거의 이 부분은 살짝 캐릭터 구축만 해 놓고, 바로 현대로 넘어와도 되는 것이었는데 거기서 맥이 조금은 풀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뜬금없는 타이밍에 등장하는 타이틀 역시 동감하는 바이다.

사건의 전개와 해결 역시 기대에서 많이 어긋나는 바이다. 전작인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의 미덕은 뭐니뭐니해도 짜임새가 아닌가 싶다. 인물의 캐릭터도 훌륭하고, 대사 역시 맛깔나지만 역시 최동훈의 영화는 그 플롯의 탄탄함이다.
하지만, 이 플롯이 '전우치'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전반부의 설정이 결말에서 무너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편집이 엉성하게 느껴지는 부분마저 있다. 이런...

뭐,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재미 없는 것은 아니다. 조금 긴 느낌은 어쩔 수 없지만, 지루하지는 않고, 또 그냥 액션 영화로서도 또 다른 면의 허점은 없다. 다만, 짜임새가 튼튼한 액션 영화를 기대했던 것이 좀 무너졌다고나 할까?
시사회에서는 대사가 잘 안들렸다고 하던데, CGV 영등포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고, 대사빨은 여전히 건재하다.

우린 오로지 웃기기 위해서 출연했어.


반가운 얼굴들
그나저나 이 감독도 자기 작품에 나왔던 배우들 다시 쓰는거 무지 좋아하네.
백윤식, 백도빈 부자는 3개 영화에 모두 출연했고, 김윤석, 김상호도 '범죄의 재구성' 당시에는 무명이었지만 모두 출연했다. '타짜'부터 합류한 유해진, 주진모 역시 주요 역할을 맡아서 다음편 출연도 예고하고 있고... 단역까지 합치면 수는 더 늘어난다.

그 중에서도 난 염정아의 이런 캐릭터가 너무 맘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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