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캐나다 여행 - 1. 여행은 예약으로부터
뉴질랜드 New Zealand 캠핑카 여행을 다녀오고서 여행기의 2/3 정도 밖에 작성하지 않은 상태인데, 벌써 그 다음 휴가가 도래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만 10년을 근속한 기념(?)으로 45일간의 장기 휴가를 받아서 그 중 30일을 뉴질랜드에서 꿈과 같이 보낸지가 벌써 6년이 지났다. 원래대로라면 만 5년이 지난 2015년에 휴가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인데, 개인적인 신변의 변화와 회사 사정 때문에 휴가 사용을 6개월 연장하였고, 그 6개월의 마지막인 2016년 6월에 10일의 휴가를 사용하게 되었다.
첫번째 장기 휴가에는 뉴질랜드로 향했고, 이번 휴가는 어느 곳으로 갈까?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다음 여행지에 대한 후보를 몇 군데 골랐다.
유럽 Europe 에 장기간 다녀 오는 것도 생각했는데, 가족의 도움으로 몇 군데 다녀왔기 때문에 일단 제외하고, 휴가 일정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을 당시에는 2월에 호주 Australia 에 가는 것도 생각했더랬다. 휴가 일정을 6월로 연기하면서 호주 계획도 치워졌다.
하와이 Hawaii 는 굳이 장기 휴가가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제쳤고, 캐나다 Canada 와 알래스카 Alaska 여행이 후보로 남게 되었다. 뉴질랜드에서의 캠핑 여행이 너무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번 여행도 캐나다 자연을 맛 보는 캠핑으로 정했고, 장소는 브리티쉬 콜럼비아 British Columbia 의 밴쿠버 Vancouver 와 캐네디안 록키 Canadian Rocky 의 캘거리 Calgary 를 시작으로 하여 밴프 Banff , 재스퍼 Jasper 등 국립 공원으로 확정했다. 캐나다까지 가서 작은 아버지를 뵙지 않고 돌아올 수는 없어서 토론토 Toronto 도 끼워 넣다 보니 알래스카는 바이바이다.
뉴질랜드는 BBC 가 뽑는 '죽기 전에 가야할 여행지' 4위와 25위에 뽑혔던데, 캐네디안 록키도 11위,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는 15위에 뽑혀있다. (근데 이 목록은 신빙성이 있는거냐? BBC 에서는 검색 결과가 안 나오는데.)
캠핑 중에서 텐트를 가지고 갈 것인가, 캠핑카를 빌려서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금액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쳐도 (캠핑 장비 일체 사는 거나, 캠핑카 렌트하는 거다 비슷할 듯) 캠핑카의 편안함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이번에도 캠핑카를 빌리기로 했다.
예전에 사 놓은 이남기, 허영만의 '허패의 집단 가출: 허영만의 캐나다 여행' (2007, 랜덤하우스) 을 읽으며 대략의 일정을 짜 보려고 했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고, 김산환, 이재혁의 '캠핑 여행의 첫 걸음, Canadian Rocky' (2010, 꿈의 지도) 가 실질적으로 캠핑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일반적인 캐나다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서 형에게 '...'을 빌렸으나 이건 김포 공항에서 출국하던 호랑이 담배 시절 책이라 도움이 되지 않았고, 도서관에서 곽정란, 조은정의 '자신만만 세계여행 캐나다' (2015, 삼성출판사)를 빌려서 최신 정보로 update 하였다.
하지만 여행의 준비는 항상 '어떻게든 되겠지' 정신으로 무장하고, 하나씩 예약을 하면서 그때 그때 알아가는 것이 내 스타일 아닌가.
항공권 예약하기
해외 항공권은 항상 익스피디아 (expedia.com) 에서 예약하는 것이 버릇이 되었지만, 여기가 좀 많이 알려지고 광고도 많아지면서 최저가가 아닌 상황이 조금씩 눈에 띄어 신뢰감이 좀 떨어졌다. 스카이스캐너와 카약을 뒤져서 결국에는 에어캐나다 홈페이지에서 구매했다.
항공 일정은 인천>밴쿠버, 캘거리>토론토, 토론토>인천으로 다구간이라 일반적인 왕복 항공권보다는 좀 비싼 편이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던 연초에 익스피디아에 스크래치해 놓은 일정을 보면 그래도 300만원대 초반으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정을 확정한 3월 23일에 실제로 구입한 가격은 무려 450만원대이다. 항공권 가격도 오르고, 환율도 올랐다. 뭐, 어쩔 수 없지.
일정을 짜다 보니 항공권을 한 번 더 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밴쿠버에서 이틀 정도 보내고, 차로 캘거리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캠룹스 Kamploops 등에서 하루 머무는 일정으로 짰는데, 막상 캠퍼밴을 빌리려고 예약을 해 보니 일정대로 예약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밴쿠버에서 캘거리로 빠르게 이동할 필요가 생겼다. 여기서 항공권 40만원 추가.
캠퍼밴 예약하기
뉴질랜드 갈 때에는 혜초 여행사에서 예약을 대행해 주었는데, 캐나다 캠퍼밴을 예약 대행해 주는 여행사는 없구나. 직접 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책에 나온 캠퍼밴 업체는 프레이져웨이 Fraserway 라는 업체였다. (www.fraserway.com) 그리고 몇 개의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캐나드림 Canadream 이라는 업체도 있더군. (www.canadream.com) 두개를 같은 조건을 넣어서 비교를 해 봤는데, 200~300 CAD 정도로 프레이져웨이가 더 싸다. 주저할 것 없이 프레이져웨이를 골라서 예약을 했다.
처음에는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렌트하는 것으로 조건을 넣어서 검색했는데, 최 렌트 기간은 7박이라서 예약할 수가 없다는 경고문이 떴다. 21일에 토론토로 이동을 해야만 로저스 타운 Rogers Town 에서 야구를 볼 수 있기에 토론토로 넘어가는 날짜는 바꿀 수 없다. 15일이 아닌 14일부터 렌트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14일에 벤쿠버에서 빌려서 21일 캘거리에서 반납하는 일정으로 다시 예약을 시도했다. 그랬더니 One-way trip 의 최단 기간은 7박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길단다.
결국은 밴쿠버와 캘거리 사이의 이동 기간을 하루 줄여서 차량 이동 대신 비행기 이동으로 변경하고 14일 캘거리 도착하는 일정으로 예약을 진행하였다.
프레이져웨이는 예약 버튼을 누른다고 바로 예약이 되는 것이 아니더군. 양식을 작성하여 제출했더니 confirmation invoice 를 받아야만 confirm 이 된다고 한다. 5월 12일 목요일에 예약 양식을 제출했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다. 1 business day 가 지나면 confirm mail 이 온다더니 무답이다. 월요일에 다시 예약 양식을 제출했더니 그제서야 반응이 있더군. 하지만 응답은 '일요일이라서 답변은 나중에...'였다.
월요일 밤에 답변이 왔는데, 요청한 기간에 fully booked 란다. 자회사인 포시즌RV 에도 차량이 없다고 한다. 젠장. 어쩔 수 없지만 조금 비싸더라도 캐나드림에서 예약을 했다.
캐나드림은 요금 체계가 약간은 다르지만 그래도 제공하는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문제는 캠퍼밴의 크기를 특정짓지 못하고, 4명 차량 (Run of Fleet 4) 로 예약해서 가능한 크기의 차량 중에서 제공한다는 계약이다. 캐나드림에서 제공하는 차량 중에서 SV-C, MH-B, MH-A 차량 중에서 하나가 지정된다는 것인데, 차량의 스펙을 보니 차량 길이가 7.3~10m 이다. 예전에 뉴질랜드에서 렌트한 캠퍼밴이 6.27m 였는데, 이에 비해서 무지하게 큰 편이다. 굳이 이렇게 큰 차량이 필요할까 싶어서 2명 차량 (Run of Fleet 2) 를 알아봤는데 예약이 불가능하다.
뭐, 큰 차 타고 다니지.
Activity 예약하기
원래 밴쿠버에서 캘거리까지 차로 이동하겠다는 이유는 브리티쉬 콜럼비아 지역에서 뭔가 Activity 를 할 만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래프팅이나, 카약 등이 그 후보였는데, 항공으로 변경하면서 이것들을 캐네디안 록키 지역에서 하기로 변경했으나, 한 가지 옮기지 못한 것이 휘슬러 Whistler 에서 하는 짚트렉 Ziptrek 이었다. 캐네디안 록키 지역에 짚트렉이 있는지 검색해 봤는데 나오지 않아서 이것만은 변경하지 않고 강행했다. 다행히 휘슬러가 밴쿠버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기에 하루 날 잡아서 다녀오는 것으로 정했다.
한국 분들은 다들 짚트렉 에코 투어 Ziptrek Eco Tour (whistler.ziptrek.com)로 예약하길래 별 생각 없이 예약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수퍼 플라이 집라인 Super Fly Ziplines (www.superflyziplines.com) 도 있었다. 애초에 검색어로 'zip trek' 이라고 했더니 에코 투어만 나와서 예약을 했다.
베어 Bear, 이글 Eagle, 맘모스 Mammoth, 사스퀘치 Sasquatch 4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적당한 시간과 난이도인 이글 투어를 골랐다. 곤돌라를 타고 블랙콤 Blackcomb 산 정상으로 오르는 옵션도 있는 것 같은데, 굳이 곤돌라는 필요 없고.
토론토에서 야구를 보러 가기로 하여 티켓마스터 Ticketmaster (ticketmaster.ca) 에서 예약을 했다. 일정 선택의 여지도 없이 6월 22일 경기 하나뿐이다. 블루제이스 Bluejays 와 다이아몬드백스 Diamondbacks 의 일전인데, 블루제이스는 홈 팀이라 그렇다쳐도, 다이아몬드백스에는 아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것 같은데,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예전에 엔젤 스테디움 Angel Stadium 은 현장에서 바로 구매를 했고, 양키 스테디움 Yankee Stadium 을 갈 때는 어디서 예매를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티켓마스터에 내 계정이 없는 걸로 봐서는 거긴 아니었나보다. 어쨌거나 예약을 하는데 나의 실수가 있었다. 티켓을 수령하는 방법 중에서 'Mail' 이 있길래, 당연하게도 e-mail 로 보내주는 것인 줄 알았는데, 선택하고 보니 Canada Post 를 통해서 보내주는 실물 티켓 우편 발송이었던 것이다. 이메일로 받으려면 더 아래 쪽에 있는 e-ticket 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실수다. 바로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내서 티켓 발송 방법을 변경해 달라고 했는데 (사이트에 그런 기능 조차 없다니...) 며칠 후에야 받은 대답은 '이미 발송되었으니 기다려라'는 내용이다.
2주가 지나고 3주가 지나도 티켓이 안 오길래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니 우리집 주소가 잘 못 되어 있었다. 부랴부랴 성남 우체국에 전화를 했더니 발송처로부터 tracking number 를 알아오면 찾을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고, 이를 티켓마스터에 물어보니 또 며칠이 지나서야 자기들은 알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 (아니 그걸 왜 몰라...) 아마존 Amazon (Amazon.com) 을 제외한 북미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전부 쓰레기로군.
10번 넘게 메일을 보내서, 간신히 티켓 발송 방법을 will-call 센터에서 직접 수령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야구 한 번 보기 힘들구먼.
숙박 예약하기
밴쿠버 지역의 숙소를 예약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아직까지 밴쿠버에서 어디를 갈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섬 Victoria Island 에 갈 계획이라면 섬 안의 숙소를 잡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밴쿠버 다운타운 쪽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휘슬러에 다녀오기로 한 일정도 고민해야 한다. 장고 끝에 빅토리아 섬을 포기하고 나서야 노스 밴쿠버 North Vancouver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어차피 차 렌트를 할 것이라 굳이 다운타운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가, 값도 싸고 이동도 괜찮은 곳의 숙소를 잡았다. 노스 밴쿠버 호텔 North Vancouver hotel 과 그로우스 인 Grouse Inn 두 개를 잡아 놓고서 무료 취소 가능일 마감 직전에 노스 밴쿠버 호텔로 결정했다.
캐네디안 록키에 있는 7박 8일간은 예약할 때 그리 고민할 거리가 없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캠프그라운드가 메인이어서 파크 캐나다 Parks Canada 홈페이지 (www.pc.gc.ca) 에서 비교해서 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캠퍼밴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이트의 제한이 있기는 하다. 화장실 등 공용 설비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 좋겠고, 전기나 상수도 연결도 되고, 모닥불도 피울 수 있는 fire pit 도 있는 사이트를 조회했다. 마침 밴프에서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터널 마운틴 빌리지 2 Tunnel Mountain Village 2 인데, 안타깝게도 여름 시즌 준비를 위해서 6월 21일 이후에 사이트 오픈을 한다고 하여 이 곳을 사용할 수 없었다. 터널 마운틴 빌리지 1 은 전기를 연결할 수 없고, 터널 마운틴 트레일러 코트 Tunnel Mountain Trailer Court 는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 예전 뉴질랜드에서 경험 상 전기가 없어도 이틀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 이틀은 빌리지 1 에서, 그 다음 이틀은 트레일러 코트에서 묵기로 하고 예약을 했다.
재스퍼 지역에서는 휘슬러 Whistler 가 가장 유명한 곳이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그 곳에서 묵었다고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데, 여기보다는 와피티 Wapiti 가 내 조건에 더 걸맞았다. 휘슬러는 예약이 다 차기도 했고. 와피티에서 이틀을 묵으려고 했는데, 첫날은 전기가 없는 곳에서, 둘째날은 전기와 fire pit 이 모두 있는 곳으로 잡았다. 재스퍼에서 묵는 날이 주말이었기에 좋은 자리를 잡기 어려웠기에 메뚜기를 뛰는 형국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레이크 루이즈 캠프그라운드 Lake Louise Campground 는 우리가 캐네디안 록키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서야 오픈을 한다. 다행히 하루가 걸쳐 있기에 마지막 날을 여기서 묵기로 했다. 전기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fire pit 이라도 있는 곳을 잡으려고 했는데,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서 그냥 전기를 연결할 수 있는 곳으로 예약했다.
토론토 역시 어렵지 않다. 공항과 다운타운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첫 이틀은 공항 근처의 싼 숙소에서 묵기로 하여 스테이 인 Stay Inn 을 잡았고, 마지막 하루는 다운타운 구경을 할 요량으로 알렉산드라 호텔 Alexandra Hotel 을 잡았다. 밴쿠버 포함하여 여기까지의 숙소들은 모두 100~120 CAD 정도의 적당한 가격이다.
이제 좀 비싼 호텔을 예약해야 하는 상황인데,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를 하루 방문하면서 묵을 숙소를 정하는 것이다. 조금 호사를 부려서 비싸더라도 캐나다 폭포 전망이 있는 방을 찾아봤는데, 아직까지는 비수기여서 그런지 210 CAD 정도 되는 캐나다 폭포 뷰 방을 찾을 수 있었다. 저 멀리 코딱지만 하게 폭포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봤는데, 위치도 미국 폭포와 캐나다 폭포의 중간 쯤에 위치한 힐튼 나이아가라 폴스 Hilton Hotel & Suite Niagara Falls/Fallsview 이다. 이것으로 숙박 예약도 완료.
차량 렌트
사실 차량은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렌트 가격을 싸게 하기 위해서 예약을 하는 것이다.
캐네디안 록키 지역은 캠퍼밴으로 다닐 것이기 때문에 밴쿠버와 토론토 지역만 예약하면 된다. 둘 다 익스피디어에서 가장 싼 곳을 찾아서 예약했다. 밴쿠버는 에이스 ACE 에서 현대 소나타 급을, 토론토는 이지 E-Z 에서 폭스바겐 제타 급을 예약했다. 둘 다 모두 하루 $30 정도 수준의 가격이다. 여기에 하루 $15 정도의 보험료가 추가될 것이다.
자, 이 정도면 출발하기 전에 사야할 것들은 대충 다 산 것 같은데,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 950만원 정도가 되는구나. 이거야 원, 30일 다녀온 뉴질랜드와 총액에서 비슷해지겠군.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만 10년을 근속한 기념(?)으로 45일간의 장기 휴가를 받아서 그 중 30일을 뉴질랜드에서 꿈과 같이 보낸지가 벌써 6년이 지났다. 원래대로라면 만 5년이 지난 2015년에 휴가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인데, 개인적인 신변의 변화와 회사 사정 때문에 휴가 사용을 6개월 연장하였고, 그 6개월의 마지막인 2016년 6월에 10일의 휴가를 사용하게 되었다.
첫번째 장기 휴가에는 뉴질랜드로 향했고, 이번 휴가는 어느 곳으로 갈까?
캠퍼밴 어게인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다음 여행지에 대한 후보를 몇 군데 골랐다.
유럽 Europe 에 장기간 다녀 오는 것도 생각했는데, 가족의 도움으로 몇 군데 다녀왔기 때문에 일단 제외하고, 휴가 일정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을 당시에는 2월에 호주 Australia 에 가는 것도 생각했더랬다. 휴가 일정을 6월로 연기하면서 호주 계획도 치워졌다.
하와이 Hawaii 는 굳이 장기 휴가가 아니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제쳤고, 캐나다 Canada 와 알래스카 Alaska 여행이 후보로 남게 되었다. 뉴질랜드에서의 캠핑 여행이 너무나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이번 여행도 캐나다 자연을 맛 보는 캠핑으로 정했고, 장소는 브리티쉬 콜럼비아 British Columbia 의 밴쿠버 Vancouver 와 캐네디안 록키 Canadian Rocky 의 캘거리 Calgary 를 시작으로 하여 밴프 Banff , 재스퍼 Jasper 등 국립 공원으로 확정했다. 캐나다까지 가서 작은 아버지를 뵙지 않고 돌아올 수는 없어서 토론토 Toronto 도 끼워 넣다 보니 알래스카는 바이바이다.
뉴질랜드는 BBC 가 뽑는 '죽기 전에 가야할 여행지' 4위와 25위에 뽑혔던데, 캐네디안 록키도 11위,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는 15위에 뽑혀있다. (근데 이 목록은 신빙성이 있는거냐? BBC 에서는 검색 결과가 안 나오는데.)
캠핑 중에서 텐트를 가지고 갈 것인가, 캠핑카를 빌려서 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금액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쳐도 (캠핑 장비 일체 사는 거나, 캠핑카 렌트하는 거다 비슷할 듯) 캠핑카의 편안함을 포기할 수 없어서 이번에도 캠핑카를 빌리기로 했다.
예전에 사 놓은 이남기, 허영만의 '허패의 집단 가출: 허영만의 캐나다 여행' (2007, 랜덤하우스) 을 읽으며 대략의 일정을 짜 보려고 했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고, 김산환, 이재혁의 '캠핑 여행의 첫 걸음, Canadian Rocky' (2010, 꿈의 지도) 가 실질적으로 캠핑에 대한 구상을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일반적인 캐나다 여행 정보를 얻기 위해서 형에게 '...'을 빌렸으나 이건 김포 공항에서 출국하던 호랑이 담배 시절 책이라 도움이 되지 않았고, 도서관에서 곽정란, 조은정의 '자신만만 세계여행 캐나다' (2015, 삼성출판사)를 빌려서 최신 정보로 update 하였다.
하지만 여행의 준비는 항상 '어떻게든 되겠지' 정신으로 무장하고, 하나씩 예약을 하면서 그때 그때 알아가는 것이 내 스타일 아닌가.
항공권 예약하기
해외 항공권은 항상 익스피디아 (expedia.com) 에서 예약하는 것이 버릇이 되었지만, 여기가 좀 많이 알려지고 광고도 많아지면서 최저가가 아닌 상황이 조금씩 눈에 띄어 신뢰감이 좀 떨어졌다. 스카이스캐너와 카약을 뒤져서 결국에는 에어캐나다 홈페이지에서 구매했다.
항공 일정은 인천>밴쿠버, 캘거리>토론토, 토론토>인천으로 다구간이라 일반적인 왕복 항공권보다는 좀 비싼 편이다.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던 연초에 익스피디아에 스크래치해 놓은 일정을 보면 그래도 300만원대 초반으로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정을 확정한 3월 23일에 실제로 구입한 가격은 무려 450만원대이다. 항공권 가격도 오르고, 환율도 올랐다. 뭐, 어쩔 수 없지.
일정을 짜다 보니 항공권을 한 번 더 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밴쿠버에서 이틀 정도 보내고, 차로 캘거리로 이동하면서 중간에 캠룹스 Kamploops 등에서 하루 머무는 일정으로 짰는데, 막상 캠퍼밴을 빌리려고 예약을 해 보니 일정대로 예약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밴쿠버에서 캘거리로 빠르게 이동할 필요가 생겼다. 여기서 항공권 40만원 추가.
캠퍼밴 예약하기
뉴질랜드 갈 때에는 혜초 여행사에서 예약을 대행해 주었는데, 캐나다 캠퍼밴을 예약 대행해 주는 여행사는 없구나. 직접 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책에 나온 캠퍼밴 업체는 프레이져웨이 Fraserway 라는 업체였다. (www.fraserway.com) 그리고 몇 개의 블로그를 검색해 보니 캐나드림 Canadream 이라는 업체도 있더군. (www.canadream.com) 두개를 같은 조건을 넣어서 비교를 해 봤는데, 200~300 CAD 정도로 프레이져웨이가 더 싸다. 주저할 것 없이 프레이져웨이를 골라서 예약을 했다.
처음에는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렌트하는 것으로 조건을 넣어서 검색했는데, 최 렌트 기간은 7박이라서 예약할 수가 없다는 경고문이 떴다. 21일에 토론토로 이동을 해야만 로저스 타운 Rogers Town 에서 야구를 볼 수 있기에 토론토로 넘어가는 날짜는 바꿀 수 없다. 15일이 아닌 14일부터 렌트를 해야하는 상황이라 14일에 벤쿠버에서 빌려서 21일 캘거리에서 반납하는 일정으로 다시 예약을 시도했다. 그랬더니 One-way trip 의 최단 기간은 7박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길단다.
결국은 밴쿠버와 캘거리 사이의 이동 기간을 하루 줄여서 차량 이동 대신 비행기 이동으로 변경하고 14일 캘거리 도착하는 일정으로 예약을 진행하였다.
프레이져웨이는 예약 버튼을 누른다고 바로 예약이 되는 것이 아니더군. 양식을 작성하여 제출했더니 confirmation invoice 를 받아야만 confirm 이 된다고 한다. 5월 12일 목요일에 예약 양식을 제출했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다. 1 business day 가 지나면 confirm mail 이 온다더니 무답이다. 월요일에 다시 예약 양식을 제출했더니 그제서야 반응이 있더군. 하지만 응답은 '일요일이라서 답변은 나중에...'였다.
월요일 밤에 답변이 왔는데, 요청한 기간에 fully booked 란다. 자회사인 포시즌RV 에도 차량이 없다고 한다. 젠장. 어쩔 수 없지만 조금 비싸더라도 캐나드림에서 예약을 했다.
캐나드림은 요금 체계가 약간은 다르지만 그래도 제공하는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문제는 캠퍼밴의 크기를 특정짓지 못하고, 4명 차량 (Run of Fleet 4) 로 예약해서 가능한 크기의 차량 중에서 제공한다는 계약이다. 캐나드림에서 제공하는 차량 중에서 SV-C, MH-B, MH-A 차량 중에서 하나가 지정된다는 것인데, 차량의 스펙을 보니 차량 길이가 7.3~10m 이다. 예전에 뉴질랜드에서 렌트한 캠퍼밴이 6.27m 였는데, 이에 비해서 무지하게 큰 편이다. 굳이 이렇게 큰 차량이 필요할까 싶어서 2명 차량 (Run of Fleet 2) 를 알아봤는데 예약이 불가능하다.
뭐, 큰 차 타고 다니지.
Activity 예약하기
원래 밴쿠버에서 캘거리까지 차로 이동하겠다는 이유는 브리티쉬 콜럼비아 지역에서 뭔가 Activity 를 할 만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래프팅이나, 카약 등이 그 후보였는데, 항공으로 변경하면서 이것들을 캐네디안 록키 지역에서 하기로 변경했으나, 한 가지 옮기지 못한 것이 휘슬러 Whistler 에서 하는 짚트렉 Ziptrek 이었다. 캐네디안 록키 지역에 짚트렉이 있는지 검색해 봤는데 나오지 않아서 이것만은 변경하지 않고 강행했다. 다행히 휘슬러가 밴쿠버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기에 하루 날 잡아서 다녀오는 것으로 정했다.
한국 분들은 다들 짚트렉 에코 투어 Ziptrek Eco Tour (whistler.ziptrek.com)로 예약하길래 별 생각 없이 예약했다. 나중에 알게된 것인데, 수퍼 플라이 집라인 Super Fly Ziplines (www.superflyziplines.com) 도 있었다. 애초에 검색어로 'zip trek' 이라고 했더니 에코 투어만 나와서 예약을 했다.
이런 거 타는 거지.
베어 Bear, 이글 Eagle, 맘모스 Mammoth, 사스퀘치 Sasquatch 4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적당한 시간과 난이도인 이글 투어를 골랐다. 곤돌라를 타고 블랙콤 Blackcomb 산 정상으로 오르는 옵션도 있는 것 같은데, 굳이 곤돌라는 필요 없고.
토론토에서 야구를 보러 가기로 하여 티켓마스터 Ticketmaster (ticketmaster.ca) 에서 예약을 했다. 일정 선택의 여지도 없이 6월 22일 경기 하나뿐이다. 블루제이스 Bluejays 와 다이아몬드백스 Diamondbacks 의 일전인데, 블루제이스는 홈 팀이라 그렇다쳐도, 다이아몬드백스에는 아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것 같은데, 뭐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예전에 엔젤 스테디움 Angel Stadium 은 현장에서 바로 구매를 했고, 양키 스테디움 Yankee Stadium 을 갈 때는 어디서 예매를 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티켓마스터에 내 계정이 없는 걸로 봐서는 거긴 아니었나보다. 어쨌거나 예약을 하는데 나의 실수가 있었다. 티켓을 수령하는 방법 중에서 'Mail' 이 있길래, 당연하게도 e-mail 로 보내주는 것인 줄 알았는데, 선택하고 보니 Canada Post 를 통해서 보내주는 실물 티켓 우편 발송이었던 것이다. 이메일로 받으려면 더 아래 쪽에 있는 e-ticket 을 선택했어야 했는데 실수다. 바로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내서 티켓 발송 방법을 변경해 달라고 했는데 (사이트에 그런 기능 조차 없다니...) 며칠 후에야 받은 대답은 '이미 발송되었으니 기다려라'는 내용이다.
이 아저씨 보러 가는 건가?
2주가 지나고 3주가 지나도 티켓이 안 오길래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니 우리집 주소가 잘 못 되어 있었다. 부랴부랴 성남 우체국에 전화를 했더니 발송처로부터 tracking number 를 알아오면 찾을 수 있다고 답변을 받았고, 이를 티켓마스터에 물어보니 또 며칠이 지나서야 자기들은 알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 (아니 그걸 왜 몰라...) 아마존 Amazon (Amazon.com) 을 제외한 북미의 전자상거래 사이트는 전부 쓰레기로군.
10번 넘게 메일을 보내서, 간신히 티켓 발송 방법을 will-call 센터에서 직접 수령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야구 한 번 보기 힘들구먼.
숙박 예약하기
밴쿠버 지역의 숙소를 예약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아직까지 밴쿠버에서 어디를 갈지 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섬 Victoria Island 에 갈 계획이라면 섬 안의 숙소를 잡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밴쿠버 다운타운 쪽에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휘슬러에 다녀오기로 한 일정도 고민해야 한다. 장고 끝에 빅토리아 섬을 포기하고 나서야 노스 밴쿠버 North Vancouver 지역에 숙소를 잡았다. 어차피 차 렌트를 할 것이라 굳이 다운타운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것이가, 값도 싸고 이동도 괜찮은 곳의 숙소를 잡았다. 노스 밴쿠버 호텔 North Vancouver hotel 과 그로우스 인 Grouse Inn 두 개를 잡아 놓고서 무료 취소 가능일 마감 직전에 노스 밴쿠버 호텔로 결정했다.
캐네디안 록키에 있는 7박 8일간은 예약할 때 그리 고민할 거리가 없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캠프그라운드가 메인이어서 파크 캐나다 Parks Canada 홈페이지 (www.pc.gc.ca) 에서 비교해서 예약할 수 있다.
하지만 캠퍼밴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이트의 제한이 있기는 하다. 화장실 등 공용 설비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 좋겠고, 전기나 상수도 연결도 되고, 모닥불도 피울 수 있는 fire pit 도 있는 사이트를 조회했다. 마침 밴프에서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터널 마운틴 빌리지 2 Tunnel Mountain Village 2 인데, 안타깝게도 여름 시즌 준비를 위해서 6월 21일 이후에 사이트 오픈을 한다고 하여 이 곳을 사용할 수 없었다. 터널 마운틴 빌리지 1 은 전기를 연결할 수 없고, 터널 마운틴 트레일러 코트 Tunnel Mountain Trailer Court 는 모닥불을 피울 수 없다. 예전 뉴질랜드에서 경험 상 전기가 없어도 이틀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 이틀은 빌리지 1 에서, 그 다음 이틀은 트레일러 코트에서 묵기로 하고 예약을 했다.
재스퍼 지역에서는 휘슬러 Whistler 가 가장 유명한 곳이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그 곳에서 묵었다고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데, 여기보다는 와피티 Wapiti 가 내 조건에 더 걸맞았다. 휘슬러는 예약이 다 차기도 했고. 와피티에서 이틀을 묵으려고 했는데, 첫날은 전기가 없는 곳에서, 둘째날은 전기와 fire pit 이 모두 있는 곳으로 잡았다. 재스퍼에서 묵는 날이 주말이었기에 좋은 자리를 잡기 어려웠기에 메뚜기를 뛰는 형국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레이크 루이즈 캠프그라운드 Lake Louise Campground 는 우리가 캐네디안 록키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서야 오픈을 한다. 다행히 하루가 걸쳐 있기에 마지막 날을 여기서 묵기로 했다. 전기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fire pit 이라도 있는 곳을 잡으려고 했는데,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서 그냥 전기를 연결할 수 있는 곳으로 예약했다.
토론토 역시 어렵지 않다. 공항과 다운타운이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서 첫 이틀은 공항 근처의 싼 숙소에서 묵기로 하여 스테이 인 Stay Inn 을 잡았고, 마지막 하루는 다운타운 구경을 할 요량으로 알렉산드라 호텔 Alexandra Hotel 을 잡았다. 밴쿠버 포함하여 여기까지의 숙소들은 모두 100~120 CAD 정도의 적당한 가격이다.
이제 좀 비싼 호텔을 예약해야 하는 상황인데,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 Niagara Falls 를 하루 방문하면서 묵을 숙소를 정하는 것이다. 조금 호사를 부려서 비싸더라도 캐나다 폭포 전망이 있는 방을 찾아봤는데, 아직까지는 비수기여서 그런지 210 CAD 정도 되는 캐나다 폭포 뷰 방을 찾을 수 있었다. 저 멀리 코딱지만 하게 폭포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봤는데, 위치도 미국 폭포와 캐나다 폭포의 중간 쯤에 위치한 힐튼 나이아가라 폴스 Hilton Hotel & Suite Niagara Falls/Fallsview 이다. 이것으로 숙박 예약도 완료.
차량 렌트
사실 차량은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는 것이 아니라 렌트 가격을 싸게 하기 위해서 예약을 하는 것이다.
캐네디안 록키 지역은 캠퍼밴으로 다닐 것이기 때문에 밴쿠버와 토론토 지역만 예약하면 된다. 둘 다 익스피디어에서 가장 싼 곳을 찾아서 예약했다. 밴쿠버는 에이스 ACE 에서 현대 소나타 급을, 토론토는 이지 E-Z 에서 폭스바겐 제타 급을 예약했다. 둘 다 모두 하루 $30 정도 수준의 가격이다. 여기에 하루 $15 정도의 보험료가 추가될 것이다.
자, 이 정도면 출발하기 전에 사야할 것들은 대충 다 산 것 같은데, 여기까지만 해도 벌써 950만원 정도가 되는구나. 이거야 원, 30일 다녀온 뉴질랜드와 총액에서 비슷해지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