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bin in the Woods (캐빈 인 더 우즈) - 하지만 장르 규칙에는 충실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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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bin in the Woods (캐빈 인 더 우즈) 하지만 장르 규칙에는 충실하겠지 |
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95분 제작 : Lionsgate 배급 : Lionsgate 연출 : 드류 고다드 Drew Goddard 출연 : 크리스틴 코놀리 Kristen Connolly (데이나 Dana 역) 프랜 크란츠 Fran Kranz (마티 Marty 역) 크리스 햄스워스 Chris Hemsworth (커트 Curt 역) 안나 허치슨 Anna Hutchison (쥴스 Jules 역) 2014. 8. 19. The New iPad |
다 알 거라고 생각하는가?
2012년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아주 평이 좋았다. 사실 원래 슬래셔 Slasher 나 호러 Horror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머뭇거리는 순간에 이미 개봉관에서 물건너 가느라 못 보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는데, 망설이지 말고 그냥 볼 걸 그랬다.
유명하다는 호러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 실망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는 'Scream (스크림)' 정도의 성공작은 된다.
영화의 캐치 프레이즈는 "모든 예측이 무너질 것이다" 인데, 사실 이 한국의 캐치 프레이즈 보다는 미국 쪽의 프레이즈가 더 괜찮다. "You think you know the Story"
영화의 제목과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일반적인 호러 영화로서의 구성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제목부터가 숲 속의 오두막이라는 뜻이니까 젊은 청춘 남녀들이 숲 속 오두막 집에 고립되었다가 썰리겠구나, 라는 것을 쉽게 짐작 가능하다. 게다가 등장하는 인물부터가 남자한테 별로 관심 없어 보이는 처녀, 가슴 크고 멍청한 금발 미녀, 뇌가 있어야 할 부분에도 근육이 들어찬 것 같은 럭비 선수는 이런 식의 슬래셔 영화에서 클리세 Cliche 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거기에 너드 Nerd 한명과 학구파 모범생 한명 추가되는 것도 요즘 트렌드인 듯.
이 정도의 인물 구성이라면 이 인물 중에서 먼저 썰리는 인물을 짐작하기도 쉽다.
웨스 크레이븐 Wes Craven 이 'Scream (스크림)' 에서 밝혔듯이 쎆쓔를 하려고 하는 왕가슴의 멍청한 금발이 먼저 죽을 것이고, 처녀는 끝까지 살아 남을 것이다. 근육 멍청이도 일찍 죽는 편이고, 너드는 뭔가 반전이 될 만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이런 류의 장르 영화 공식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끝까지 이 공식을 지켜 나간다.
하지만 예측에서 조금씩 어긋난다.
이 영화가 이렇게 좋은 평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장르 공식을 충실하게 지켜낸 것이다. 장르 규칙을 충실히 지켜가면서 기존에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천재라 칭송 받는 감독들이 장르 영화를 만들어 내는 방식 아닌가.
영화를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어긋남은 조금씩 드러난다.
호러 영화 답지 않게 말쑥한 실험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첨단 기기를 제어하는 실험실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예고편에도 나오니 스포일러라고 할 수 없어 밝히지만, 전화도 되지 않고 GPS 단말에도 잡히지 않는 (이게 말이 되나?) 숲 속의 오두막은 실제로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세트였던 것이다.
마치 비디오 게임을 진행하는 듯 하다. 다만 플레이어는 이 오두막에 같인 주인공 5명이 아니라, 이 주인공 5명을 잘근잘근 썰어버리기 위해서 악몽 속의 괴물들을 보내는 연구원들이다.
세트를 완벽하게 준비해 놓고, 선택된 5명의 제거 대상을 적절하게 배치 해 놓고, 제거 대상들의 행동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는 연구원들의 모습은 기존에도 제이슨 Jason 으로 대표되는 살인마들이 준비한 장치와 같이 어느 정도 클리세이기도 하지만 관객에게는 좀 새롭다. 후반 상황의 급반전을 불러 일으키는 장치이기도 하고.
등장 인물도 어딘가 좀 다르다.
빨리 죽기 위해서 등장한 듯한 왕가슴은 사실 원래 금발은 아니었고, 뇌까지 근육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운동쟁이는 알고보니 장학금 받는 우등생이었다. 뭐, 처녀도 그리 요조숙녀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게임 플레이어인 연구원들에 의해서 각 캐릭터의 스테레오 타입에 맞게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수행이라는게 그냥 도망가다가 좀비에게 당하는 것일 뿐이긴 하지만.
정작 영화가 재미있는 부분은 이 비디오게임의 실체가 제거 대상들에게 공개가 된 이후이다.
역시 예상한대로 죽지 않고 살아있는 너드 캐릭터인 마티가 이 비디오 게임을 조작하는 오두막 지하의 컨트롤 실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제는 관찰/조작자가 참여자와 같은 위치에 서고, 좀 더 지나서는 관찰자와 참여자의 위치가 역전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다.
상황 역전
기존 호러 영화에서도 물론 주인공들이 끝까지 살인마들이 준비한 장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죽음을 당하면서 영화가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준비된 틀을 깨면서 살인마에게 대항하고, 결국은 살인마의 장치를 이용하여 살인마를 역관광시키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긴 하다.
실제로도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마티가 지하 컨트롤 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발견하고 그 안에서 각종 괴물들로 이루어진 세트에 들어가면서 부터가 아닐까 싶다. 가장 피가 튀면서 잔인한 장면이기도 하지만, 또 반대로 가장 웃긴 장면이 펼쳐지는 곳이 된다.
그리고 공포 영화 팬들을 위한 여러가지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아마도 나보다 더욱 즐거웠을 듯.
전체적인 틀을 봤을 때에는 온갖 괴물들의 습격을 이겨내고, 결국에는 남/녀 주인공이 살아남는 구조로서 기본적인 공포 영화의 장르 관습에 충실하지만, 그 안에서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지면서, 또 작게 쪼개봤을 때 완전히 새로운 설정을 내세우면서 장르 팬들에게 새로운 비틀기의 쾌감을 선사하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감독이 'Buffy the Vampire Slayer (버피 뱀파이어)'의 드류 고다드이기 때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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